한국일보

커뮤니티 파워 엔터테인먼트로

2008-08-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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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파워 엔터테인먼트로

무보수로 순수 도덕적, 자기만족적 차원으로 장기 봉사를 하는 콜래보레이션 스태프들은 매월 정기모임을 갖고 야유회와 영화관람 등으로 팀웍을 다진다.

단순한 탤런트 쇼가 아니다. 한인 젊은이들, 더 넓게 아시안 젊은이들을 흡인력 강한 스폰지처럼 빨아들이는 행사이다. 그것도 웃음과 춤, 노래와 코미디로 즐겁게 빨아들인다.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커뮤니티 파워를 키운다는 ‘콜래보레이션’(Kollaboration)은 꿈과 목표를 향해 쭉쭉 뻗어나간다는 말을 실감하게 만든다. 정체성 고민을 웃음과 끼로 즐겁게 나누자는 취지로 8년째 계속되고 있는 탤런트 쇼 ‘콜래보레이션’. 지난해부터는 ‘어쿠스틱’이란 행사가 추가되어 일 년에 두 번씩 젊은이들이 재능과 끼 대결을 벌이고 있다. 사실 대단한 스폰서라도 잡은 줄 알았다. 그렇지 않고서 비영리단체가 일 년에 두 번씩 제법 큰 규모의 이벤트를 개최할 순 없지 않은가. 그러나 콜래보레이션의 세 주역, 폴 김 디렉터와 로이 최 프로듀서, 크리스틴 김 웹마스터를 만나고 난 후 깨달다. 비영리 단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람’, 그것도 ‘자원봉사자들’이라는 사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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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최 프로듀서(왼쪽부터)와 크리스틴 김 웹마스터, 폴 김 디렉터가 환한 웃음으로 젊은이들을 콜래보레이션으로 초청하고 있다.

정체성 고민 웃음·끼로 나누고자 출발해 8년째
50명 자원봉사자가 스태프로 전국 조직화 성장


콜래보레이션(Kollaboration)은 2000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웃음과 끼로 나누자는 취지서 출발했다.

자바와키즈 벤 정, 카바 모던 마이크 송, 주니어 앤 에밀리, 퀘스트, 테이덤 존스, 데이빗 엘스웨어 등 걸출한 엔터테이너들을 배출했고, 2006년 1월 비영리단체로 거듭나면서 50명의 자원봉사자가 스태프로 뛰는 전국 규모의 조직으로 성장했다.

매월 컬버시티의 사무실에서 정기모임을 열고 탤런트 쇼와 오디션, 커뮤니티 리더가 되기 위한 아웃리치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사명감을 확인한다. 무보수로 순수 도덕적, 자기만족적 차원으로 자원 봉사를 한다.

그것도 즐겁고 신나게 한다. 실제로 이들의 결집력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물론 자원 봉사자들로만 운영되는 비영리 단체이다 보니 고급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이들이 깜짝 놀라 자발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꾸준한 혁신을 추구하는데 온 힘을 쏟는다.

PK(폴 김) 디렉터

웨딩과 기업 이벤트 전문 이벤트회사 ‘프로크리에이션 프로덕션’(ProKreation Productions)의 대표 폴 김은 웃기는 남자다.

한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웨딩 MC 중에서 그처럼 수준 있게 웃기는 만능 엔터테이너는 드물다.


그것도 영어면 영어, 한국식이면 한국식으로 웃음탄을 마구마구 날린다. 그래서 한인 2세들 사이에는 PK를 모르면 간첩이다.

PK가 스탠드업 코미디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딘지 5년. 아직은 언더그라운드와 주류의 경계선을 오가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을 웃게 만드는 것만큼은 자신 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탓일까 PK가 지닌 웃음에 대한 철학도 깊이가 상당하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웃음과 함께 나누면 즐거운 일이라고 믿고 있다.

2000년 웃음에 대한 철학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바탕으로 청소년 탤런트 쇼 ‘콜래보레이션’을 창립했다. 영어권 한인 청소년들과 같은 고민을 웃음으로, 끼로 나눠보자는 취지에서 LA를 기점으로 출발한 행사를 시카고와 뉴욕, 캐나다 토론토, 워싱턴 DC, 애틀랜타 등 미 전역으로 확대시켰다.


콜래보레이션을 만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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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끼를 분출하는 탤런트 쇼에서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커뮤니티 파워를 키우는 비영리단체로 자리매김한 콜래보레이션의 주역 자원봉사자들.


로이 최 프로듀서

한국에 영화를 수출하는 배급사 ‘마스 엔터테인먼트’(Mars Entertainment)의 대표 로이 최 프로듀서는 화성에서 온 남자가 아니라 화성으로 가는 남자다. 4년 전 콜래보레이션이 미전역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며,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을 때 파트너를 자청했다. PK의 탤런트 쇼에 대한 ‘뜨거운 가슴’이 성공시킨 콜래보레이션에 ‘차가운 머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다. 그의 판단이 제대로 들어맞았고 2006년 1월 비영리단체로 거듭난 콜래보레이션을 연인원 6,000명이 동원되는 ‘프로 탤런트 쇼’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주말 포드 앰피 디어터에서 열렸던 ‘어쿠스틱 2’에서 행사 시작 전 골수기증협회(A3M)와 골수기증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그 날만 140명이 등록해 1일 등록 최고를 기록했죠. 앞으로 콜래보레이션에서 활동하는 낙서화가(graffiti artist)들과 함께 타운에 지저분하게 그려져 있는 낙서를 벽화로 바꾸는 작업을 해볼 작정입니다”

비영리 단체는 영리를 추구하는 사업이 아니기에 혁신적인 생각과 창의적 개선 방법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 또, 변화에 민감하며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오픈 마인드를 지니고 꾸준히 사회의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 철저히 노력해야 한다는 공식을 제대로 아는 남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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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포드 앰피 디어터에서 개최된 어쿠스틱 2에서 우승을 차지한 제인 루이에게 폴 김 디렉터가 상금을 전달하고 있다. 왼쪽이 로이 최 프로듀서.


크리스틴 김 웹마스터

“2006년 11월 윌셔 이벨 극장에서 ‘콜레보레이션 4’가 열렸어요. 1,200명이 넘는 관객들이 몰려들어 극장이 터져나가는 줄 알았죠. 그날 밤 느꼈던 흥분과 전율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이유란 바로 그런 것이다. 예상외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작은 몸짓 하나에도 함성이 울려 퍼질 때 행복한 눈물을 흘린다. 2002년 UC샌디에고 재학시절 콜레보레이션을 구경하러 왔다가 ‘폭발적인 잠재력’에 꽂혔다. 뜻이 통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 만나기가 어려운 세상에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가진 이들이 웃음과 음악, 춤으로 함께 어우러진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많은 한인 젊은이들을 동원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녀를 24시간 콜래보레이션만 생각하는 자원봉사자로 만들었다. 행사 도우미에서 출발해 지금은 이벤트 준비 및 진행 관리뿐 아니라 홈페이지 관리, 유튜브에 퍼포먼스 동영상 홍보까지 도맡아한다. 비영리 단체의 구성원이라면 반드시 지녀야 할 사명감(mission), 그리고 도덕적으로나 양심적으로 높은 수준의 마인드를 지닌 야무진 일꾼, 바로 그녀를 두고 하는 말이다.

“콜래보레이션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탤런트 쇼로 출발했지만 엔터테인먼트 지망생들만 모인 단체는 아닙니다. 젊음의 열정을 나누고 싶고, 무언가 새로운 활력소가 필요하다면 kollaboration @gmail.com으로 이메일 주세요. 후회하지 않을 삶과 사람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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