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8/2009 가을·겨울 오트 쿠틔르<3> 샤넬

2008-07-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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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향해‘성큼 성큼’

형이상학적이면서 도전적이고 3차원적인 이미지 물씬
컬러는 블랙과 메탈릭, 디자인은 오르간 파이프 관 연상

파리의 그랑 팔레를 장식한 칼 라거펠트의 샤넬(Chanel) 제국은 50피트 높이의 오르간파이프만큼이나 도전적이면서 3차원적인 이미지를 풍겼다. 지난 봄 컬렉션에서 상큼 발랄한 걸리시룩으로 환호를 받았던 샤넬의 가을/겨울 컬렉션은 무거운 느낌의 성숙한 여인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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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간파이프를 모티브로 한 샤넬 그레이 원피스.

대표적인 건축물인 그랑 팔레의 역사와 어우러져 바닥에서 천장까지 오르간파이프가 원형 런웨이 중앙에 자리 잡았고, 패션쇼 내내 오르간 음악을 틀었다. 콘서트에서 본 ‘파이프 오르간’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칼 라거펠트가 꾸민 2008/09 가을·겨울 오트 쿠틔르 컬렉션의 주요 컬러는 블랙과 메탈릭,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파이프 관을 연상시키면서 디테일과 볼륨감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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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쩍거리는 파이프를 연상시키듯 블랙과 메탈릭이 적절히 조화된 샤넬 코트.

멀리서 감상하기보다는 코앞에서 자세히 들여다봐야 섬세함을 감지할 수 있는 컬렉션으로, 칼 라거펠트 특유의 날카로운 테일러링이 빛났지만, 웨어러블하고 세련된 이미지라고 하기엔 형이상학적인 작품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레이 트위드 드레스와 짙은 울 코트 등은 플롯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과장적인 퍼프소매나 블랙 스트립 패브릭의 금박 코트는 번쩍거리는 파이프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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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변화에 따라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샤넬 트위드 재킷.

‘예술적인’‘자유로운’‘도전적인’등과 같은 형용사로는 부족한 이번 칼 라거펠트의 컬렉션은 지난 봄 홍콩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모바일 아트 파빌리언처럼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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