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디지털 세상을 즐겨요

2008-06-2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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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것은 더 빨리 퍼집니다. 유투브를 비롯한 동영상 UCC(사용자제작 콘텐츠)의 원동력은 논리가 아닌 재미있고 싶다는 욕구충족에서 나오는 ‘놀이’라고 할 수 있어요. 디지털 세대의 놀이집단이 지닌 영상과 예술, 디자인에 대한 순수한 열망의 표출이죠” 로만 코폴라의 제작·기획사 ‘디렉터스 뷰로’의 뮤직비디오 프로듀서 팀장 라나 김(사진)씨가 지난 3월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닷컴을 통해 ‘라나 쇼’(www.youtube.com/user/ thelanashow) 런칭을 발표했다. 강아지를 좋아해서 애완견 사진을 자주 찍다가 그 사진들을 모아 제작한 스탑-액션 애니메이션으로 유튜브 세상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그녀다.
<하은선 기자>

뮤직비디오 프로듀서 라나 김

창의성 인정받아 5년전‘디렉터스 뷰로’입사 프로듀싱 총괄
지난 3월 애완견 사진 유튜브닷컴 통해 ‘라나 쇼’런칭 각광


3년 전 앤디 브룬텔과 공동 작업한 동영상 ‘커먼 베이비’(C’mon Baby)는 2007년 디지털 영상 레스페스트에 초청되기도 했다. 1시간 완성 매직포토 사진관이 양손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 놓기까지의 과정을 제작한 2분44초 동영상은 엉뚱한 발상과 신기한 하이텍의 결합으로 디지털 영상의 미래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트 매그닛 고교에서 사진을 전공한 그녀는 열여섯 살 때 실험영화 비디오를 제작한 디지털 키드이다. 네바다 주립대 라스베가스 영화학과를 졸업하고 영화제작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할리웃에 발을 디뎠다. 저예산 뮤직 비디오 라인 프로듀서로 일하던 중 반짝이는 창의성과 예술적 감각을 인정받아 ‘디렉터스 뷰로’에 입사했다.

뮤직비디오 제작을 위해 감독을 섭외하고 전반적인 프로듀싱을 하는 것이 그녀의 업무다. 5년 전 입사 당시 뮤직 패키징 프로젝트의 라인 프로듀서로 출발해 4년도 채 되지 않아 디렉터스 뷰로가 제작하는 뮤직 비디오 프로듀싱을 총괄하고 있다. 워커홀릭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주중, 주말이 없다는 그녀는 프로젝트를 맡으면 종일 그 생각만 한다. 촬영 및 제작 일정이 가동되면 레코드 회사, 아티스트, 프로덕션 팀이 만족스럽게 일하도록 24시간 깨어 있으려고 노력한다.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에도 나름대로 밴드와 실험적인 단편영화 등 개인 프로젝트를 위해 창조적인 작업에 별도 시간을 할애합니다. 남들처럼 친구들과 어울리고, 미술전시회, 콘서트, 영화도 보고 애완견과 놀기도 하죠.”

하고 싶은 일은 항상 변하는 것 같다고 밝히지만, 한 가지 ‘창의력’에 대한 갈망은 변함없이 커져간다고 밝힌다. 음악과 영화에 대한 열정이 너무나 강해 지금 하고 있는 뮤직 비디오 작업에 자신이 지닌 모든 정열을 쏟아 붓고 있다는 그녀. 자신의 삶이 ‘지나치게 디지털(?)스럽다’는 이유로 주위의 눈총을 받기도 하지만 급속하게 변하는 디지털 세상 자체를 즐기는 편이라고.

“지난여름 동영상 ‘커먼 베이비’가 레스레스트에 초청돼 한국에 다녀왔어요. 한국의 디지털 문화는 정말 앞서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죠. 다른 점은 미국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에 대한 다큐를 제작해 유튜브나 블로그에 노출하는 것과는 달리 한국인들은 ‘얼짱’ 사진이나 섹시한 몸매가 드러나는 동영상으로 주목받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라나 김씨는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블로그나 유튜브 등에 자발적으로 노출하는 ‘룩앳미’(Look at Me) 세대이지만 창의성과 예술성에 치중한다는 점에서 좀 다른 디지털 세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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