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원·음식 쓰레기로 ‘양분 만점’ 거름을

2008-06-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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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서 퇴비 만드는 방법

컴포스트(compost), 또는 브라운 머누어(brown manure)로 불리는 퇴비는 나무 열매가 땅에 떨어져 썩으면서 흙 속의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된 성분이 다른 나무와 풀의 비료 역할을 해주는 자연 현상을 응용한 토양개량제라고 할 수 있다. 정원 쓰레기와 가정에서 나오는 유기폐기물을 모아 공기가 통하게 만들어 주기만 하면 유기체 성분의 잔여물이 분해되면서 부식토가 생성되는 것. 퇴비는 나무와 풀에 영양소를 공급하고, 해충을 막아주며, 채소와 과일이 많이 열리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많은 가정과 농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수거되는 전체 쓰레기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정원쓰레기와 유기 식품 찌꺼기를 다소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 노력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
퇴비 만들기에 가장 좋은 시기인 여름을 맞아 주택가에서 간단히 쓰레기통을 이용하여 퇴비 만드는 방법과 재료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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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쓰레기와 집에서 나온 유기폐기물이 섞여 있는 퇴비통.


■쓰레기통 퇴비 만드는 법
1. 32갤런 이상 커다란 플라스틱 쓰레기통을 준비한 뒤 뚜껑에 구멍을 여러 개 만들어 공기가 통하게 해준다.

2. 정원의 흙을 큰 부삽으로 한두 번 떠서 넣고 정원 쓰레기와 집에서 나온 유기폐기물을 섞어서 넣는다.

3. 이 때 쓰레기를 ‘푸른’ 종류와 ‘누런’ 종류로 구분하여 비율을 1:4 정도로 섞는 것이 좋다. 푸른 쓰레기는 과일, 채소 등의 껍질과 다듬고 남은 찌꺼기, 잔디깎은 클립핑, 푸른 나뭇잎, 푸른 잡초 등을 모은 것이며, 누런 쓰레기는 마른 나뭇잎, 나뭇가지, 가늘게 잘린 신문지, 깨끗한 종이, 커피 찌꺼기 등을 말한다. 푸른 쓰레기의 비율이 높으면 수분이 많아서 여름철에는 심한 냄새가 날 수 있고, 반면에 누런 쓰레기 비율이 너무 높으면 분해 속도가 늦어서 퇴비가 완성될 때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부엌에서 사용하는 스펀지의 물기를 꽉 짜낸 정도의 느낌으로 수분 함유량을 유지해 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4. 재료가 지나치게 가득 차지 않을 정도로 담은 뒤 쓰레기통을 옆으로 눕혀 한두 번 굴려주면 골고루 섞을 수 있다. 2-3일에 한번 정도 같은 방법으로 쓰레기통을 굴려주어 공기가 통하도록 만들어 주면 한달 이내에 퇴비가 완성된다.
5. 빠른 시간에 퇴비를 만들고 싶다면 미생물 마이크로브(Microbes)나 지렁이(Earthworm)를 구입하여 자연분해 과정을 활발히 만들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

■퇴비 사용법
완성된 퇴비는 짙은 밤색이며 흙냄새가 난다.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나뭇가지나 나뭇잎 조각이 눈에 띌 수 있는데, 만약 조각의 크기가 지나치게 크고 많다면 아직 완성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그대로 흙과 섞어 정원에 뿌리면 질소가 부족하여 퇴비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정원에 해를 미칠 수 있으므로 통에 다시 넣어 1-2주간 기다렸다가 사용하도록 한다.
퇴비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봄이나 가을철 새 잔디를 깔거나 새 나무, 플랜트, 꽃 등을 심을 때 흙과 섞어주어야 하지만, 요즘 같은 초여름에도 천연 영양제 겸 보강제로 대단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퇴비와 정원 흙을 1:2 정도 비율로 섞어 뿌리 주변에 1-2인치 정도 두께로 뿌려주면 여름철 수분을 보존하고, 토질의 자연 부식을 막아주며, 영양소를 공급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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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한구석에 나무통을 마련하여 퇴비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 새로 정원 쓰레기를 담은 듯 풀이 보이는 쪽은 초기 단계고, 누렇게 변한 쪽은 이미 분해과정이 시작된 상태다.

■퇴비에 적합한 쓰레기
카드보드 롤, 깨끗한 종이, 커피 찌꺼기와 필터, 순면으로 된 천조각, 드라이어와 진공청소기에서 나오는 린트, 달걀 껍질, 벽난로 재, 가공되지 않은 천연 과일 및 채소와 다듬고 남은 찌꺼기, 잔디깎은 클립핑, 머리카락, 동물털, 짚, 가정용 플랜트, 나뭇잎, 견과류 껍질, 톱밥, 가늘게 잘린 신문지, 티백(Tea Bag), 나뭇조각, 울(Wool)로 된 천조각, 나무 잘라낸 가지, 잡초 및 기타 정원 쓰레기


■퇴비에 적합하지 않은 쓰레기
-블랙 월넛 트리의 가지와 잎파리: 식물에 해로운 성분을 분출함.
-석탄(Coal)과 석탄재: 식물에 해로운 성분을 분출함.
-버터, 계란 노른자, 우유, 사워크림, 요구르트 등의 유제품: 냄새가 심하고 쥐와 벌레 등의 해충을 불러올 수 있음.
-고기나 생선 기름, 식용유, 돼지비계: 냄새가 심하고 해충 문제를 만듦.
-육류와 뼈, 생선 가시, 해산물 찌꺼기: 냄새가 심하고 해충 문제를 만듦.
병들었거나 벌레가 심한 나무의 이파리와 가지, 또는 플랜트: 병균과 벌레가 퇴비 속에서 계속 자라 다른 나무들에 옮겨가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 분비물: 기생충, 박테리아, 바이러스 및 기타 세균을 담고 있기 때문.
-화학 살충제를 뿌린 정원 쓰레기: 퇴비 속의 유익한 미생물들을 해칠 수 있음.

▲정보제공: 미환경보호청, 버몬트주 천연자원국 컴포스트 센터(State of Vermont Agency of Natural Resources Compost Center), CompostGuide.com

▲컴포스팅 워크숍 정보
그리피스팍 컴포스팅 교육관에서 매달 네 번째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LA시민 대상으로 무료 퇴비 만들기 강습이 열린다. 문의는 (213)485-2260, http://cityofla.org/san/ index.htm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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