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차압주택 구입 돌다리도 두드려 보라

2008-06-2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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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이익’을 낼 수 있는가 꼼꼼히 따지고
‘고위험 투자’인 만큼 우선 가격이 저렴해야
2~3년 버틸 자금 여유 있다면 베팅해 볼만
‘프리 포클로저’는 타이틀 깨끗한 지 점검

헐값 부동산이 널렸다. 특히 은행이 쏟아내고 있는 차압 주거 부동산들은 아주 헐값이다. 구미가 당기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차압 부동산 투자는 기본적으로 프로들의 무대다. 일반인들이 뛰어들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아 자칫 섣불리 덤볐다간 손해를 볼 위험이 크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 또한 높은 것이 차압 주택 투자다. 하지만 지금 프로들은 차압 부동산 주워 담기에 바쁘다. 기업 인수 및 부동산 투자 전문인 유명한 사모펀드 ‘블랙스턴 그룹’은 현재 110억달러의 자금을 조성, 가격이 폭락한 부동산과 파산한 주택 건설사들이 지은 주거 단지 등을 대거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스턴을 비롯한 프로들이 차압 부동산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 이처럼 헐값에 투자한다면 확실하게 투자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다. 앞으로 주택 시장의 불황이 좀 더 간다고 해도 가격이 워낙 매력적이다. 일부 거품 지역의 차압 주택 가격은 거의 반값이다.

차압주택 매물찾기 인터넷을 이용하라


주택 건설 회사들이 개발만 해놓고 팔지 못하고 파산하면서 던지는 럭서리 주택과 타운 하우스, 콘도가 널렸고, 모기지 은행이 차압한 주택들은 조속한 처분을 기다리며 초과잉 상태로 대기 중이라 프로들은 콧노래를 부르며 열심히 쓸어 담고 있다. 위험이 적지 않지만 그 이상으로 높은 수익을 자신하는 셈이다.
잘 따져 보고 조심스럽게 투자한다면 일반인들도 절호의 기회를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 요령을 알아보자.

▶우선 넉넉한 여유자금이 있어야 한다. 차압 부동산을 매입하여 고쳐서 되팔든, 아니면 세를 놓든 간에 매입하기 위한 10% 내지 20%의 다운 페이 현금이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 매입한 뒤 2~3년은 버틸 여력이 있어야 한다.
사서 몇 달 안에 전매할 수도 있지만 주택 시장이 극히 나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조속한 시일내 되팔지 못할 수 있고 또, 주택시장의 불황이 앞으로도 2~3년은 더 간다고 가정할 경우 이 기간을 버텨낼 수 있어야 한다. 중간에 던진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얼마에 팔 수 있을지 가늠해봐야 한다. 카운티 재산세국 자료를 이용해 최근 판매된 차압 주택의 스퀘어피트당 거래 가격과 리스팅후 판매까지 거래 기간을 확인한다. 당장 전매할 경우에 어느 정도 받을 수 있을지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계산은 보수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렌트 줄 요량으로 투자할 경우에는 자본환원율(capitalization rate)을 계산한 다움 연간 관리비 및 감가상각으로 최소한 10% 이상을 차감한 다음 타산을 따져봐야 한다. 물론 당장에 이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도 2~3년 버틸 수 있다면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투자이익을 거둘 수 있다.

▶타이틀이 깨끗해야 한다. 특히 셀러가 갖고 있던 기존 융자 부담(bad loan)이 그대로 넘어오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차압 전 단계(pre-foreclosure)에서 나온 집을 매입하려 할 때는 타이틀이 깨끗한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셀러가 부동산을 판다고 해서 셀러가 보유하고 있는 융자와 관련된 채무가 자동적으로 없어지지는 않는다.
차압 경매에 붙여지거나 은행으로 소유권이 넘어가기 전에는 배드 론에 대한 채무와 각종 부과 수수료는 새 주인에게 그대로 이전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전 주인이 안고 있던 고생보따리를 그대로 넘겨 받게 된다. 셀러가 부담해야할 수수료와 2차 융자 채무들은 자동적으로 없어지지는 않는다. 타이틀을 깨끗하게 해서 매입한다는 것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첫 걸음이다.

▶차압부동산은 매입하는 순간 바로 이익이 나야 한다. 매입한 뒤 당장 시장 내다 팔아도 이익이 날 정도로 저렴하게 매입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미 크게 하락한 시장이지만 다른 일반 매물들보다는 더 싸게 매입해야 하는 이유는 많다. 우선 수리비가 많이 든다. 관리가 안됐거나 부착물이 떨어져 나간 경우가 흔하다.
은행이 소유한 차압주택을 인스펙션 없이 살 생각은 말아야 한다. 배스룸 하나만 수리하는데도 평균 16,000달러가 든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시장에 나온 지 90일 이상 되는 집을 골라 요구가에서 10%내지 30%를 깎아서 오퍼를 넣는 것이 요령이다. 현재 은행들은 과잉 차압 부동산 보유로 골치가 아프다. 손해를 좀 보더라도 어서 빨리 덜어버리고 싶어 한다. 은행의 요구가에서 좀 더 밀어볼 수 있다.

▶브로커를 이용하라. 은행으로부터 직접 매입할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렌더들은 일반인들 마저 일일이 대할 여력이 없는 상태기 때문에 프로들 하고만 상대하려 한다. 요즘 곳곳에서 열리는 차압 경매도 직접 뛰어들 생각은 안하는 편이 낫다. 오히려 더 비싼 값에 낙찰될 가능성이 있다.
렌더들은 차압 주택의 대부분을 브로커를 통해 일을 추진하기 때문에 브로커를 이용해야 한다.

▶찾을 때는 웹을 이용한다. Redfin.com을 이용하면 무료로 LA를 비롯, 볼티모어, 보스턴,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지의 은행 소유 차압 부동산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전국을 카버하는 사이트로는 Foreclosures.com 이나 RealtyTrac.com이 유명하지만 49.95달러를 받는다.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투자에 있어 집착은 금물이다. 어떤 시장 하에서든 어떤 한 집에 빠져 비싼 값을 지불한다면 손해 보기 십상이다. 차압 주택 투자란 기본적으로 고위험 투자인 만큼 매입 단계에서부터 최대한 싸게 매입해야 한다.
좋은 투자물을 찾았다면 새로 감정을 받아봐야 한다. 또 그 동네 차압 패턴을 연구하고 비용 발생을 지연시킬 수 있는 창의적인 융자 방법도 마련해야 한다.

▶결론은 ‘투자이익을 낼 수 있는가’이다. 여러모로 따져보고 투자를 해야겠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투자 이익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이 앞으로도 10% 내지 20% 더 내려갈지도 모르는 일이니 2~3년 안에 목표한 가격으로 팔지 못한다 할지라도 이익을 낼 수 있을 정도의 저가 매입이어야 한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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