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핫 부틱을 찾아서- 폴 스미스

2008-06-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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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부틱을 찾아서- 폴 스미스

영국 디자이너 폴 스미스.

핫 부틱을 찾아서- 폴 스미스

폴 스미스의 체크무늬 면 블레이저로 멋을 낸 캐주얼 수트. 베스트와 팬츠는 랄프 로렌, 포플린 셔츠는 프라다, 실크 니트 타이는 폴 스튜어트, 행커치프는 토마스 핑크이다.

클래식에 위트+유머 입다

30년 넘게 화려함보다 깔끔함을 중시하는 영국식 정통 패션
스스로에 자신감 깨닫게 하는 디자인이 특징… 12개 컬렉션 발표

2005년 12월 멜로즈 애비뉴(8221 Melrose Ave.)에 톡톡 튀는 핑크 박스 하나가 들어섰다. 쇼윈도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냥 핑크색 창고 같다. 하지만, 눈을 들어 건물 꼭대기를 쳐다보면 ‘Paul Smith’라는 멋 부리지 않고 펜으로 쓴 듯한 영문이 들어온다. 그렇다. 영국 신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브리티시 스타일 브랜드 ‘폴 스미스’ 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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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전체가 밝은 핑크로 칠해진 폴 스미스 멜로즈 매장.

화려함보다는 깔끔함을 중시하는 영국 디자이너 폴 스미스. 2001년 엘리자베스 2세에게 기사작위를 받은 그는 30년도 훨씬 넘는 세월 동안 남성패션의 아이콘으로 명성을 누리고 있다. 로고처럼 사용되는 멀티 컬러 핀스트라이프는 폴 스미스의 영원한 트레이드마크로, ‘패션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깨닫게 해주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재킷 허리선이 살짝 들어간 정통 영국식 실루엣을 고집하고, 재킷의 어깨부분도 바디라인에 꼭 맞게 해서 영국 신사 정장의 느낌이 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2007년 봄·여름 런던 컬렉션에서 폴 스미스는 스트라이프 바탕에 꽃무늬가 새겨진 프린트 셔츠, 빨간 바지 등을 선보였다. 폴 스미스 패션의 ‘유머’를 담은 컬렉션이었다. 남을 깎아내리면서 웃기기보다는 스스로 바보가 되어 남을 즐겁게 해주는 웃음 철학이 바로 폴 스미스를 입는 즐거움이다.

특히, 정통 클래식에 영국적인 유머 감각을 담은 폴 스미스의 패션철학은 ‘숨겨진 비밀’에 있다. 겉은 정통 수트지만 안감은 밝고 환한, 형형색색 줄무늬로 되어 있다는 사실. 그래서 양말을 그에 맞춰 신는 등 점잖게 차려 입으면서도 나만 아는 개성을 표출하는 방법을 목에 입히면 딱딱하지 않고 재미있으면서도 시크한 감각의 브리티시 룩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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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노팅햄에서 태어난 폴 스미스는 지금의 아내인 폴린과 함께 23세 때 처음 작은 옷 가게를 노팅햄에 열었다. 영국 왕립미술대학(RCA)에서 패션을 전공한 아내의 도움으로 패션계에 입문했고, 1976년 프랑스 파리에서 남성복 패션쇼로 데뷔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그의 이름을 딴 패션회사는 현재 정통 클래식 수트를 비롯해 청바지 등 캐주얼 라인, 향수, 시계, 가구 등 ‘폴 스미스’ 이름이 붙은 12개 컬렉션을 발표하는 큰 규모로 성장했다. 주로 디자인은 한 가지 컬러의 스프라이프 패턴을 이용하고, 자동차 역시 빠지지 않는 프린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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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에게 베스트 드레서로 항하는 제1덕목이 ‘멋 부리지 않은 듯 멋내기’라면, 폴 스미스를 찾아가 보자. 옷 입기에 자신 없는 사람은 무리하게 섞어 입지 않아도 된다는 게 그가 내놓은 답이다. 파스텔이나 화이트 등 밝은 컬러 하나를 선택해 여름 분위기를 내고, 벨트나 타이, 신발 등 한 곳에만 포인트를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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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파더스 데이 선물은 폴 스미스가 어떨까.
문의 (323)951-480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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