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스피드 레이서’흥행 참패

2008-05-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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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레이서’흥행 참패

빅 히트가 예상됐던 ‘스피드 레이서’는 올 여름 첫 흥행 참패 영화로 남게 됐다.

가수‘비’조연이라 기대 컸지만…

비평가들 ‘혹평’ 연이어
첫 주 1,860만달러 불과
WB “제작비 회수 힘들듯”

한국의 인기가수 비(본명 정지훈)가 본격적으로 할리웃에 진출한 스피드 액션영화 ‘스피드 레이서’(Speed Racer)가 지난 9일 개봉, 흥행서 3위를 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메이트릭스’ 시리즈를 연출한 래리와 앤디 와초우스키 형제 감독이 쓰고 감독한 이 영화는 올 여름 빅히트작 중 하나로 예상됐었으나 개봉 첫 주말 총 1,860만달러를 버는데 그쳤다. 이는 총제작비 1억2,000만달러짜리 초대형 영화로 엄청난 선전과 마케팅을 한 영화로서는 흥행참패인 셈. 영화의 배급사인 워너 브라더스(WB)의 댄 펠만 배급담당 사장도 “불행히도 흥행이 우리의 기대를 따르지 못했다. 제작비를 회수하기가 힘들겠다”고 말했다.
‘스피드 레이서’는 1960년대의 인기 일본 아니메를 영화한 것으로 스피드에 모든 것을 매어단 레이서 일가의 얘기로 비는 태조 토고칸이라는 이름의 아시안 스피드카 레이서로 조연한다.
이 영화는 지난 12일 WB가 첫 흥행성적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2,020만달러로 집계 됐었으나 13일 이에 훨씬 못 미치는 1,860만달러로 수정 발표됐다. 이 액수는 WB가 예상했던 것에 1,600만달러나 모자라는 액수다.
흥행 1위 영화는 지난 2일에 개봉된 만화를 바탕으로 만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주연의 ‘아이언 맨’(5,120만달러)이었고 2위는 2,020만달러를 번 캐메론 디애스와 애쉬턴 쿠처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베가스에서 생긴 일’(What Happens in Vegas)이 차지했다.
‘스피드 레이서’의 흥행참패 원인 중 하나는 전미 비평가들의 공통된 악평.
LA타임스는 “8세짜리용으로 혼란스럽고 길고 잔소리가 많아 지루하기 짝이 없다”고 평했고 USA 투데이도 “영화가 아니라 비디오 게임이다. 너무 길고 지루하다”고 불평했다. 월스트릿 저널은 “재미라곤 전연 없는 눈이 고통스러운 영화”라고 말했고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기름 떨어진 영화로 어린아이들이나 볼 작품인데 지루하기 짝이 없다”고 맞장구를 쳤다. 뉴욕타임스도 “재미없는 만화 같은 영화로 지루하다”고 거들었다.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영화가 지루하다는 것인데 실제로 상영시간 2시간15분 동안 앉아 있자면 거의 고통스러울 정도로 지루한 영화다.
전문가들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실패의 원인으로 WB가 처음부터 5~12세 아이들을 상대로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한 것을 들고 있다. 그리고 과거 TV 만화영화를 일반영화로 만들어 성공한 경우가 거의 없으며 예상 외로 인기가 높은 ‘아이언 맨’(Iron Man-13일 현재 총 1억4,980만달러 수입)의 힘이 ‘스피드 레이서’를 올 여름 첫 흥행참패 영화로 만든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아이언 맨’은 속편이 만들어지게 됐지만 ‘스피드 레이서’는 WB의 회생시키려는 안간힘에도 불구하고 불명예 퇴장을 하게 됐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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