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땅·자재·인건비 하락‘드림 홈’ 짓기 딱이네

2008-05-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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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감독하면 비용 25% 절감
작업 스케줄·퍼밋 등 담당
노하우·시간 있어야 가능

주택시장이 엉망이라고 말하지만 집을 짓기는 좋은 때다. 일이년 전에 주문형 주택(custom home)을 짓는데 30만달러가 들었다면 지금은 수만달러는 적게 들여 지을 수 있다.
평소 소원해 왔던 커스텀 하우스의 꿈을 실현시켜 볼 여건이 마련됐다.
주택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건자재 값이 많이 떨어졌다.
골재용 목재가 18개월 전에 비해 18%는 하락했고 드라이월은 40%나 떨어진 가격으로 살 수 있다.
주택 붐 시절 자재가격이 폭등해 구하지도 못했던 때와는 전혀 다르다.
집 지을 때 가장 돈이 많이 드는 택지 가격도 싸졌다.
주택 개발업체들이 버블기간에 땅을 과하게 매입했던 탓에 지금은 재정난에 봉착해 땅 처분에 열심이다. 다수 지역에서 택지 가격은 지난 1~2년 사이 20% 이상 하락했으며 거의 헐값으로 떨어진 택지도 많다.
주택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하는 택지를 좋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이처럼 좋았던 때는 없었다”고 말했다.

■ 집 짓는 순서
① 컨설턴트 등 전문가와 상의
② 건축 론 등 융자 사전 승인 받고
③ 마음에 드는 택지 선정
④ 개성있는 설계·디자인
⑤ 제너럴 컨트랙터 선정 후 시공


컨트랙터도 구하기 쉽고 비용도 저렴해졌다. 주택 신축이 34% 이상 하락한 탓에 컨트랙터들은 요즘 일감이 없어 애가 탄다. 신축 인력 역시 주택 붐 시절과 달리 한층 용이해졌다.

물론 집을 신축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아무나 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엄청난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집 짓는 비용이 저렴하다고 해서 선뜻 시작할 일도 아니다. 쉽게 생각했다가 아주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하지만 커스텀 디자인 홈을 소원해 왔다면 시도해 볼만한 때다. 보통 때보다 쉽고 저렴하게 꿈의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절차를 알아보자.

집 살 때와 지을 때는 접근 방식이 우선 달라야 한다. 집을 살 때는 돈에 맞춰서 집을 고르면 되지만 집을 지을 때는 얼마가 들지 모른다. 예를 들어 선룸과 매스터 스윗 바깥으로 프라이빗 테라스가 있는 집을 원한다고 해도 이것들을 설치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지 모른다.

따라서 먼저 제너럴 컨트랙터나 건축 컨설턴트와 상의하는 것이 순서다. 이러 이러한 내용으로 지을 경우 대략 얼마가 드는지 견적을 내 봐야 한다. 특히 커스텀 하우스를 지을 경우에는 건축회사들을 인터뷰해 봐야 한다.

인터넷 사이트 building-cost.net은 커스텀 하우스를 지을 경우 크기나 내용, 자재, 위치 등에 따라 견적을 항목별로 구체적으로 내줘 편리하다.
그 다음, 융자를 준비해 둬야 한다. 대지를 매입하고 설계사를 고용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얼마나 융자를 받을 수 있을지 융자 사전승인을 받아둬야 한다.

많은 경우 일을 거꾸로 해서 나중에 애를 먹는다.
커스텀 하우스 융자는 두 가지 과정을 거쳐 집행된다. 첫 번째는 대지 매입과 건축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건축 대출(construction loan). 이 론은 라인 오브 크레딧과 비슷한데 건축이 진행되는 단계에 따라 자금이 대출된다. 대개 변동 론으로 우대금리 플러스 1%선에서 이자율이 정해진다. 그런 다음 집이 완성돼 입주할 때 이 건축 론은 영구적인 모기지 론(permanent mortgage)으로 전환된다.

세 번째가 땅. 택지를 찾아야 한다. 기존 동네에 빈 땅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찾기가 쉽지 않다. 도심을 벗어난 교외나 시골에서 빈 땅을 찾는다면 저렴하고 쉬울 것이다. 땅 전문 브로커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땅에 관해 잘 아는 전문 브로커를 고용하면 찾기도 쉽고 가격 협상도 더 공격적으로 진행시킬 수 있다.


빈 땅은 두 가지로 나뉜다. 나지(raw land)와 택지. 택지는 조닝이 주거지로 나와 있고 유틸리티가 이미 들어가 있어 주택 신축이 가능한 땅이다.
나지가 당연히 싸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택지로서 가능한지 토질검사를 받아야 한다든지 지반이 약해 택지로서 부적합하다면 더 비싼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

HSPACE=5

자기 집을 지을 때 자신이 제너럴 컨트랙터 역할을 수행하면 공사비를 줄일수 있지만 노하우가 있어야 가능하다.

다음은 건축 설계 및 디자인. 굳이 건축설계회사를 고용하지 않더라도 설계 도면과 디자인을 살 수 있다. 책이나 DreamHomeSource.com, eplans.com 등 관련 웹사이트를 보면 이미 그려진 설계 디자인이 수천 개나 나와 있다. 이를 염가에 매입해 이용하면 된다. 적게는 1,000달러로도 설계 디자인을 살 수 있다.

커스텀 하우스를 짓는다면서 이미 그려진 기성 설계 디자인을 산다는 것이 내키지 않을 수도 있지만 디자인이 수천 개가 넘으니 굳이 ‘커스텀’을 고집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개성 있는 집을 지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000~3,000스퀘어피트 크기로 2층, 4베드룸, 3배스, 2카 거라지의 하우스를 짓는다면 eplans.com에는 1,492종의 다른 디자인이 준비돼 있다.

기존 설계도면을 기본으로 삼고 약간 취향대로 변경을 하는 방법도 있다.
DreamHomeSource.com을 예로 들면 리빙 룸 디자인에 파이어 플레이스를 추가하면 설계비가 90달러 추가되고 기본형 키친 디자인 플랜 변경에는 150달러 이상 추가된다.

신축주의 마음에 들도록 지어야 하지만 팔 때 가치도 생각해야 한다. 실내 극장(home theater)이나 농구코트를 큰 돈 들여 지을 경우 다음에 팔 때 바이어가 원치 않을 수도 있다.

설계 디자인이 끝나면 시공에 들어가야 한다. 먼저 시공 팀을 짜야 한다. 가장 중요한 사람이 제너럴 컨트랙터. 프로젝트 전체를 감독 지휘하고 공기와 건축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리다. 실력 있고 믿을 만한 컨트랙터를 로컬 은행이나 전국 주택건설업자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Home Builders-nahb.org)에서 소개받을 수 있다.

신축주 자신이 직접 제너럴 컨트랙터 일을 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전문가적인 안내를 받도록 한다. 컨설팅 컨트랙터를 고용하면 많은 도움이 된다. 서브 컨트랙터를 찾거나, 골조(framing) 목수, 플러밍 컨트랙터, 전기업자, 지붕업자, 드라이월 설치, 페인터를 고용하고 일을 효과적인 순서대로 차질 없이 진행시키는데 전문가적인 도움을 줄 것이다.

자신이 직접 제너럴 컨트랙터 역할을 수행하면 확실히 공사비를 25%까지 줄일 수 있고 예정에 차질 없이 책임감 있게 일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집을 지을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시간이 있을 때에나 가능한 일이다.

시간이 무척 든다. 계획을 짜고 일꾼을 인터뷰하고 자재 가격 산정, 필요한 퍼밋을 얻는 초도 단계에는 일주에 15시간 내지 20시간은 써야 할 것으로 감안해야 한다. 공사가 시작되면 대금지불, 작업 스케줄링, 가끔 현장 방문 등으로 매일 한두 시간은 써야 한다. 풀타임 직장이 있는 사람으로서는 어려운 일이다.

또 노하우가 있어야 한다. 화장실 변기 교체할 줄 안다고 유능한 제너럴 컨트랙터 역할을 할 수는 없다. 제너럴 컨트랙터의 임무란 프로젝트 관리인데 잘 알지 않고서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주택 건설 또는 리노베이션의 현장 경험이 있다면 컨설턴트의 조언을 받아가면서 서브 컨트랙터와 일을 진행시키고 협상할 수 있을 것이다.

렌더들은 오너 빌더인 경우 제너널 컨트랙팅 컨설턴트를 고용하라고 권한다. 의무조항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이 현명하다. BuildMax나 UBuildIt 등을 통해 컨설턴트를 고용할 수 있으며 이들은 퍼밋 신청이나 올바른 자재 구매, 인부 고용 방법 등 신축에 따른 귀중한 조언을 해줄 것이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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