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조슈아트리 주말 여행

2008-05-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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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트리 주말 여행

히든 밸리는 커다란 바위군들로 둘러싸인 사막 속의 식물원 같은 곳이다.

조슈아트리 주말 여행

조슈아 트리는 30피트까지 자라며 종에 따라 1,000년을 산다고 한다.

사막은 아름답다 여름이 오기 전에 떠나보자

작열하는 태양과 모래만이 허용된 땅 사막. 하지만 신기루와 오아시스의 낭만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 전문가들에게 남가주 수많은 사막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고 하면 단연 조슈아 트리(Joshua Tree)를 선택한다. 8,000에이커에 달하는 방대한 고원 위로 펼쳐지는 청명한 하늘과 깨끗하고 맑은 공기 그리고 완벽한 평화와 정적, 이로 인해 때 묻지 않은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지금 방문하면 사막이 아름다운 꽃들로 덮여 있어 방문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크고 작은 바위산들이 공원을 뒤덮고 있어 초보자들부터 전문가들까지 암벽등반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곧 여름이면 그 모습을 감추는 야생화의 향연을 마지막으로 보기 위해 조슈아 트리로 주말여행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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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은 해질 무렵과 해가 뜰 무렵에 최고의 경치를 자랑한다.


장엄한 노을 신비의 세계로

기기묘묘 바위산 암벽타기 트래킹 만끽
야생화무리 꽃카펫 펼친듯 절로 탄성이

황폐한 사막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그 어려운 여건 속에서 생명을 지탱하는 모습은 외경심마저 안겨준다. 말라비틀어진 대지를 뚫고 나온 새싹 위로 주변 환경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형형색색 모습으로 피어난 야생화를 보고 있으면 자연의 신비스러움에 다시금 경탄하게 된다.
이렇게 오묘하면서도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남가주의 사막은 보통 관광 성수기인 겨울에 방문한다. 하지만 조슈아 트리는 지금 방문하면 좋다. 한여름의 폭염을 피할 수 있으며 지난 우기의 충분한 강우량으로 야생화의 물결이 평년보다 1개월 이상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살인적인 더위 외에도 바람이 매섭게 불며, 갑작스럽게 폭우가 쏟아지는 등 변화무쌍한 날씨가 이어진다. 공원 자체는 방대한 모하비 사막 남쪽에 자리하지만 공원 동남쪽은 콜로라도 사막으로 구분된다. 모하비 사막지역은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기온이 인근 팜스프링스보다 화씨 10도 정도 낮다. 5월의 낮 최고기온은 평균 85도선으로 방문에 어려움을 주지는 않는다.
공원에 들어서기 바로 전에 나오는 도시인 유카 밸리(Yucca Valley)에서부터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린 선인장 나무 조슈아 트리가 눈에 들어온다. 나무 같기도 하고 선인장 같기도 한 조슈아 트리는 몰몬교도 여행가가 1851년 발견해 하늘을 향해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이유로 성경의 여호수아의 이름을 따 ‘조슈아 트리’로 명명됐다. 이 나무는 30피트까지 자라며 종에 따라 1,000년을 산다고 하는데 지난 1936년부터 이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연방정부가 내셔널 모뉴먼트로 지정해 관리돼 오다가 1994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국립공원에는 3곳에 입구가 있다. LA 방향에서 오는 방문객들은 유카 밸리 지나서 나오는 웨스트 입구(West Entrance)를 주로 사용한다. 입구에 들어서기 무섭게 조슈아 트리가 끝없는 사막에 펼쳐지는 광활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곳은 해질 무렵과 해가 뜰 무렵에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지만 정오 가까운 시간에 도착한 국립공원의 평야에서도 하늘 높이 지나는 구름들과 함께 장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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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수많은 사막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는 조슈아 트리.

좀 더 공원 내부로 들어서면 높고 낮은 기묘하고 다채로운 바위산의 절묘한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암벽타기를 즐기는 등산가들 그리고 멀리 하이커들이 배낭을 메고 바위 사이로 트래킹에 나서고 있다.
입구에서 10분 정도 달렸을까? 노란색의 야생화 물결이 사막에 카펫을 깔아놓은 것처럼 끝없이 이어진다. 조슈아 트리는 고도에 따라 피는 꽃의 종류가 다르다. 보통 해발 1,000~3,000피트의 저지대에서 자라는 유카 선인장은 3월 중순~4월 초순까지 꽃을 피우며 다른 종류의 선인장에서는 4월 초부터 만개한다. 해발 3,000~5,000피트 지역에서 자라는 조슈아 트리는 3월말부터 꽃이 피고 이 지대의 선인장은 4월부터 꽃이 핀다.
그런데 평소에는 대부분의 꽃이 4월 말이면 지고 5월부터는 공원이 황량한 사막으로 되돌아간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난겨울에 비해 비가 많이 내리면서 아직도 일부 지역에서는 마리포사 릴리, 캔터베리 나팔꽃 등의 야생화가 떼를 지어 피어나고 있다. 클라렛 컵, 비버테일, 프리클리 페어 칵티 등 선인장에서도 꽃 봉우리가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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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에서도 꽃 봉우리가 한창이다.

척박한 황무지 생명의 합창


희귀선인장 ‘점핑 칵투스’정원
수천개 대형바위 ‘점보 락’오솔길

■ 주요 관광지
▲히든 밸리(Hidden Valley)
조슈아 트리 최고의 관광지 중 한 곳이다. 웨스턴 입구에서 남서쪽에서 10마일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히든밸리는 커다란 바위군들로 둘러싸인 사막 속의 식물원 같은 곳이다. 밸리가 바위군들에게 보호를 받으면서 습도가 높아지고 이와 함께 사막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차에서 내려 주차장에서 시작되는 1.2마일의 짧은 순회 하이킹 트레일이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트레일은 높고 낮음 없이 평평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다. 하이킹 중간 중간에 도마뱀, 산 다람쥐 등 수많은 동물들을 만난다. 하지만 바위 밑에는 방울뱀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방울뱀 외에도 코요테, 캥거루쥐, 살쾡이, 독수리 등도 서식하고 있다. 이름도 알 수 없는 수십 종의 선인장과 희귀식물들도 관찰하게 된다. 선인장에는 지금 한창 꽃이 피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키스 뷰(Keyes View)
국립공원에서 가장 높은 지역에 있는 전망대. 팜스프링스 전경은 물론 날씨가 맑은 날이면 멀리 솔튼시 레이크와 샌디에고로 내려가는 샌버나디노 마운틴 산맥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공원을 가로지르는 팍 블러버드(Park Bl.)에서 지난해 도로 보수공사를 끝낸 키스 뷰 로드(Keyes View Rd.)로 들어서 약 20분 정도 운전을 하면 도달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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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핑 칵투스’ 프릴클리 페어가 정원 가득 널려 있는 초야 칵투스 가든.

▲초야 칵투스 가든(Cholla Cactus Garden)
국립공원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꼽히지만 웨스턴 입구에서 다소 떨어져 있어 방문객들이 들리지 않고 그냥 돌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희귀한 선인장 정원으로 특히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가시가 날라 와서 찔린다는 ‘점핑 칵투스’(jumping cactus) 프릴클리 페어가 정원 가득 널려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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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개의 대형 바위들이 사막 더위에 지쳐 누워 있는 모습의 점보 락. 아이들이 놀이터에 온 것처럼 좋아한다.

▲점보 락(Jumbo Rock)
이곳에 있는 가장 유명한 캠프 사이트 중 하나로 결코 높지 않은 수천개의 대형 바위들이 사막의 더위에 지쳐 있는 모습으로 누워 있다. 아마추어들이 장비 없이 암벽 도전을 하기 좋은 곳으로 아이들도 놀이터에 온 것처럼 좋아하면서 겁 없이 바위를 오르게 된다. 캠핑장 곳곳에 있는 파킹랏에 차를 세우고 여기 저기 나있는 오솔길로 하이킹을 즐기면서 적당한 높이의 바위에 오르면 1~2시간이 쉽게 가버린다. 피크닉 테이블도 많다.

▲기타 관광지
조슈아 트리에는 이밖에도 2마일의 구간으로 역사적인 옛 금광지 로스트 호스 마인, 팜 야자수가 있는 오아시스로 사막에 사는 희귀 새도 구경할 수 있는 코튼우드 스프링은, 이름대로 사람 해골 같이 생긴 모습을 가진 ‘스컬 락’(Skull Rock), 작은 바위들이 모여 큰 산을 만든 인디언 코브, 종 모양의 바위들을 발견할 수 있는 ‘벨 락’(Belle Rock) 등이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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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슈아 트리는 캠핑시설이 잘된 국립공원으로도 유명하다.

■ 캠핑
조슈아 트리는 캠핑시설이 잘된 국립공원으로도 유명하다. 대부분의 캠핑장이 공원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에 조성되어 있다. 벨(Belle), 코튼우드(Cottonwood), 블랙 락(Black Rock) 등 9개의 캠핑장이 있다. 화장실, 수도, 캠프파이어 등 모든 시설을 가장 잘 되어 있는 블랙 락의 경우 사용료는 15달러이며 나머지 캠핑장은 10달러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한 캠핑 사이트당 3개의 텐트를 올릴 수 있으며 6명까지 사이트를 사용할 수 있다. 10명에서 60명까지 함께 지낼 수 있는 그룹 사이트들도 있다.
암벽 등반, 승마, 자전거 타기, 하이킹, 사막 생태학습 등 수많은 액티비티가 캠퍼들을 기다리고 있다. 조슈아 트리 캠핑장의 한 가지 단점은 샤워장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예약 1-877-444-6777, reservations.nps.gov

■ 사막 야생화 관찰 주의점
*가장 먼저 공원의 비지터센터를 방문한다. LA시보다 더 큰 지역이기 때문에 정확한 야생화 군생지를 알지 못하면 먼 길을 운전하고 야생화 구경은 못하고 온다.
*일부 지역은 하이킹으로 도달하기 때문에 1~2마일 정도를 걸을 각오를 하고 여행을 떠난다. 약간은 힘든 하이킹 끝에 발견하는 야생화는 더욱 큰 아름다움과 성취감을 선사한다.
*물을 충분히 준비한다. 일부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90도 이상 올라간다. 특히 공원의 남부지역은 LA보다 20도 이상 온도가 높다고 생각해야 한다. 선탠로션도 준비한다.
*야생화는 주변 환경에 매우 예민하고 자연생태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함부로 꺾거나 밟는 것은 물론 손으로 만지는 것도 삼가야 한다.

■ 여행정보
▲비지터센터: 공원 입구 3군데에 있다. 공원 입구는 조슈아 트리 빌리지의 62번 하이웨이와 팍 블러버드 만나는 곳에서 남쪽으로 5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 서쪽 입구가 자리한다. 이곳에 조슈아 트리 비지터센터(760-366-1855)가 있다.
또한 62번 하이웨이와 유타 트레일(Utah Trail)이 만나는 곳에서 남쪽으로 3마일 정도 떨어진 트웬티나인 팜스(Twentynine Palms)에 공원 북쪽 입구가 있다. 이곳에는 오아시스 비지터센터(760-367-5500)가 자리한다.
코튼우드 스프링(Cottonwood Spring)에 남쪽 입구가 있다. 인디오(Indio)에서 동쪽으로 25마일 정도 떨어져 있으며 남쪽 입구로는 10번을 이용하면 된다. 이곳에도 비지터센터가 있다. LA에서 갈 때는 10번 E.를 타고 가다 62번을 이용하거나 계속 10번을 타고 가다가 공원 남쪽 입구로 들어간다.
▲공원 입장료: 자동차 1대당 7일간 이용료가 15달러, 16세 이상으로 자전거나 모터사이클, 말, 또는 그냥 걸어 들어가는 경우는 1인당 7일간 입장료로 5달러.
▲관광객 센터: 74485 National Park Dr., Twentynine Palms, CA 92277, (760)367-5500, www.nps. gov/jotr
▲가는 길: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약 100마일 정도 가면 유카밸리(Yucca Valley)로 빠지는 62번 하이웨이가 나온다. 62번을 따라 약 25마일 정도 북상하면 조슈아 트리 빌리지에서 서쪽 입구로 들어가는 팍 블러버드를 만난다.

글·사진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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