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동산 클럽-준비하는 기간이 길면 팔리는 기간이 짧다!

2008-05-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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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4월30일 오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통해 연방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2%로 조정하고 재할인율도 2.25%로 재조정하여 본격적인 저금리 시대를 예고하였다. 물론, 30년 모기지 대출 이자율은 한두 달의 기간을 두고 이자율이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완전변동 이자 프로그램으로 대출을 받은 고객이나 현재 주택의 에퀴티 대출을 쓰고 있는 고객들은 즉각적인 이자율 하락의 혜택을 입게 되어 당장 5월부터 한 달에 몇 십달러에서 몇 백달러씩 이자가 줄어드는 안도감을 맛보게 된다.

요즘 주택시장에서 잘나가는 주택으로는 숏세일 매물과 은행차압 매물(REO, Real Estate Owned)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실수요자 위주의 주택이 대부분인 지역에서는 여전히 활발하게 일반 정상 매물들이 조용히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정상 매물을 대상으로, 많은 공을 들여 준비한 매물이 바로 매매된 실례를 들어봄으로써 향후 주택매매를 생각하는 고객들이 타산지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여전히 주택시장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던 지난 2007년 8월의 햇살 뜨거운 오후, 집을 팔려고 하니 한번 와서 브리핑을 해달라는 고객 전화를 받고 여러 가지 예비서류를 작성하고, 이전에 리스팅을 받아 매매를 이루었던 주택 자료와 브로셔, 홍보물 등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자료와 지도상으로 보니 건립연도는 2004년, 약 2,700스퀘어피트, 방 5개, 화장실 3개, 샤워시설 완비된 욕조와 화장실이 있는 별도의 방이 아래층에 있어 좋고, 주변의 같은 주택에 비해 정원이 다소 크고 넓어서 만족스러운데, 특히 시내 야경과 언덕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180도 뷰가 아주 일품인 주택이다. 살펴보니 1주일 전에 매매를 완료한 우리 고객 주택 바로 한 집 건너 주택이다. 됐다. 일단은 좋은 주거지역에, 주택이 앉은 자리가 좋다.


브리핑 자료를 들고 그 날 저녁, 집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깜짝 놀랐다. 기본적인 집의 업그레이드는 참 좋았다. 디스트레스 원목마루, 2층 계단부터 고급 카펫, 그래나잇 화강암 부엌 카운터탑, 커스텀 페인트, 고급 트래버틴 타일, 전문가의 손을 빌린 정원 설계, 등등.

그러나 집안 내부는 마치 어질러진 창고를 연상케 하는 가구와 여러 집기들의 무질서, 얼룩자국들이 선명한 카펫, 며칠째 씻지 않고 그냥 버려둔 식기들과 찌개국물들, 단단히 굳어 있는 요리 자국들이 가득한 부엌, 정리가 되지 않은 모든 방들, 가구들, 정원의 스프링클러의 지속적인 방수로 완전히 고착된 유리창 얼룩들, 며칠을 버려도 남을 엄청난 쓰레기들, 실내 페인트 색의 부조화, 마무리가 덜된 야외 정원의 가제보(gazebo)와 작은 연못의 누수 및 퍼밋 문제 등등…, 해외 비즈니스 때문에 남자 혼자 살고 있는 집 그 자체였다.

그날부터 셀러와의 마라톤 회의를 통해 시간과 경비가 들더라도 집을 팔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하기로 하고, 손발처럼 움직이는 인테리어 스테이징팀, 페인트 전담팀, 특수 세척팀, 정원 공사팀, 핸디맨팀 등을 총동원하였다.

우선 쓰레기 회사에 연락하여 중형 컨테이너를 주문하여 집안 내부의 많은 쓰레기들을 우선 비우고, 무빙세일을 통해 대부분의 집기와 물건들을 처분하고, 특수 세척팀을 고용하여 부엌 레인지의 묵은 검은 잔해 제거와 찬장 내부 세척과 부엌 구석구석 완전 청소. 카펫 특수샴푸 2회, 인테리어 전문가의 자문을 통한 실내 페인트 컬러 대부분 교체, 정원의 가제보는 공사팀으로 하여금 완전 해체, 처리하였고, 퍼밋이 미비된 정원의 연못은 다시 메워서 보기 좋은 야외 잔디언덕으로 야간조명까지 넣어 꾸몄다.
대부분의 가구들은 차고 한 쪽으로 정리하여 배치시키고, 넓어진 실내공간을 전문 스테이징 기법을 통하여 가구와 장식등을 단기 렌트하여 실내 분위기를 완전 모델하우스처럼 만들었다. 셀러의 적극적인 협조와 이해 속에 근 한 달을 매달려 공사를 지시하였다. 총 소요경비 약 9,000달러.

오픈하우스 첫날 20여고객이 왔다 갔는데 대부분 탄성을 올리며 좋아했다. 시애틀의 친척에게 전화하는 고객들도 있었고 연이어 사흘을 계속해서 보러 오는 고객도 있었다.

물론 준비되어 있는 저의 고객께 안내 드려 열흘 만에 알맞은 가격으로 매매가 성사되어 10월말께 에스크로가 완료되었다. 철저한 준비로 셀러와 바이어로부터 또 다른 한 번의 신뢰가 만들어졌다. 3일 동안 그린 그림은 3년 만에 팔리지만 3년 동안 그린 그림은 사흘 만에 팔린다는 이야기가 한 번 더 생각이 났다.
(661)373-4575
제이슨 성<뉴스타부동산 발렌시아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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