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커브 어필’ 하우스로 꾸미는 요령

2008-05-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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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에 사로잡아야 집을 팔 수 있다

집 팔기가 아주 어렵다. 주택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차압 주택 등 매물이 널려 있어 웬만해서는 바이어들이 눈길도 주지 않는다. 셀러들도 필사적이다. 값을 대폭깎아주고 심지어 클로징 비용을 내주기도 하는 등 온갖 판촉 작전을 동원한다. 하지만 첫 눈에 봐서 우중충한 느낌을 주는 집이라면 다른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팔기 어렵다. 커브 어필(curb appeal)이 중요하다. 길에서 봐서 첫눈에 매력적이어야 한다. 일단 시선을 끌어야 손님이 들어온다. 어떻게 해야 커브 어필 하우스로 만들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집이 최고라는 엉뚱한 자존심을 버리고 필요하면 고치겠다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 평범한 집을 매력적인 매물로 바꾸기 위해서는 화장 내지 성형이 필요하다. 큰 돈을 들여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과는 다르게 들이는 비용에 신경을 써야 한다. 아래 커브 어필 포인트 몇 개만 바로 잡아줘도 집이 달라 보일 것이다.

흠은 지우고 매력 포인트는 추가하라
집 인상 좌우하는 거라지 도어 새 것으로
지붕과 사이딩에는 몰딩 넣어 생동감을
큰 돈 들이지 말고 화장하는 수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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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라지 도어 교체- 코나 눈을 성형했을 때 얼굴이 가장 달라져 보이는 것처럼 거라지 도어를 새 것으로 바꿔 달면 집이 딴 집처럼 보인다. 집을 앞에서 봤을 때 거라지 도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해 첫 인상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나무나 비닐, 철제로 만든 오래돼 낡은 거라지 도어를 떼 내고 품위있고 멋진 신식 거라지 도어를 달아보자. 신식 거라지 도어는 대부분 몰딩과 창문이 붙어 있어 미적으로도 나을 뿐 아니라 고급스런 인상을 준다. 인건비 포함 2,000~5,000달러 소요.

▶오래된 사이딩(siding) 교체- 외벽면에 댄 사이딩이 낡고 칠이 벗겨져 있다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사이딩 교체는 먼저 겉과 안의 상태를 잘 살펴보고 해야 한다. 겉은 지저분 하지만 안은 멀쩡한 경우가 있다. 낡은 알루미늄 또는 비닐 사이딩을 벗겨보니 안에는 멀쩡하게 잘 보존된 나무 보드가 숨어 있다면 사이딩을 벗겨내고 나무 처리를 한 다음 페인트를 칠해주면 아주 매력적인 집으로 바꿀 수 있다. 이 경우 1만~2만달러 소요.
사이딩에 새 칠을 하거나, 파이버 시멘트 사이딩으로 교체할 수도 있다. 파이버 시멘트 사이딩은 진짜 나무처럼 보이고 관리할 필요가 없어 인기가 높다. 1만5,000~2만5,000달러가 든다.

▶낡은 철제 난관 교체- 현관 계단이나 펜스의 철제 난관(railing)이 녹슬고 칠이 벗겨져 있다면 허름한 집이라는 인상을 주게 된다. 말끔하게 칠하거나 보기 좋은 신형 레일링으로 교체한다. 1,000~3,000달러 소요.

▶근사한 대문-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대문도 집 인상을 크게 좌우하는 부분. 2차대전 전에 달았을 법한 노후한 문이 아직도 달린 집이 간혹 있는데 새 대문으로 교체해야 팔 수 있다. 중후하고 근사한 대문들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대량 생산되는 대문이 마음에 안 든다면 오래된 저택에서 떼어낸 고풍스런 헌 대문을 사다 달 수도 있다. 품위있는 재생품(200~800달러)은 buildingreuse.org에서 구할 수 있다.

▶몰딩 추가- 신축 주택들은 대개 외부 트림이 부족해 밋밋한 느낌을 준다. 창문 주위로 멋진 몰딩을 두르거나 코너나 층을 구분하는 지점에 몰딩을 추가하면 한층 품격 있는 집으로 만들 수 있다. 셀룰러 PVC로 된 몰딩은 나무처럼 보이면서도 상하지 않고 오래 간다. 3,000~4,000달러 소요.

▶지붕을 멋지게- 일자로 된 지붕 라인은 컨테이너 같은 느낌을 준다. 돌출 창 한 두개를 지붕에 내거나 처마를 연장하거나 몰딩을 대면 밋밋했던 집이 달라 보인다. 하지만 이 성형은 건축가의 도움을 받아서 해야 할 제법 큰 수술이다. 지붕 창은 한 개를 내는데 2,500~6,000달러가 든다.

▶전등 설비 및 하드웨어 교체- 싸구려 냄새가 나는 번쩍거리는 황동 픽서처나 검은색 집 번호 판, 메일박스는 떼 낸다. 대신 앤틱 구리나 청동, 브러시드 니켈 제품을 붙인다. 평범하던 집이 한층 가치 있어 보인다. 개당 20~75달러.

▶연중 꽃의 제전을- 5월 중에만 피고 나머지 10월 이나 11월은 꽃 없는 화단이 되면 곤란하다. 계절 따라 옷을 화려하게 바꿔 입을 수 있도록 다양한 컬러의 일년초, 다년초, 구근초, 관목, 나무들을 섞어 심는다. 관목은 50~250달러, 나무는 그루당 500~1,500달러가 든다.

▶색깔을 입힌다- 페인트를 잘 칠하면 어떤 구조물이든 멋지게 살아난다. 2천달러에서 1만달러가 든다. 페인트를 할 때는 색깔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밝은 색이나 색상 대비가 뚜렷하게 칠하면 집의 흠이 도드라져 드러나는 위험이 있다. 너무 튀게 하는 것보다는 친근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 색깔이 낫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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