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집 값 오르는 곳도 많다

2008-05-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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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유타 등 고용 탄탄하거나 덜 올랐던 지역
뉴욕·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 중심지도 ‘껑충’

텍사스주 북서부 소도시 아마리요. 이 곳 주민들에게는 주택시장이 심한 한파를 겪고 있다는 소식이 아주 현실감 없이 들린다. 집값이 떨어지기는커녕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마지막 분기 중 이 지역 주택 중간 평균가격은 연율 11%나 올랐다.

미 전국이 주택가격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도 집값이 쑥쑥 오르는 곳도 다수 있다. 주택시장은 지역성이 강해 전국 추세만으로는 지역 주택시장을 전혀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흔하다.


미국 주택시장이 심히 고전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네바다, 플로리다, 미시간주 등 5개 주의 침체가 극심할 뿐 다른 많은 지역에서는 하락이 그렇게 심하지 않다. 완만한 상승을 보이는 곳도 많다.

전국부동산협회 조사에 따르면 2007년 마지막 분기 중 전국 150개 메트로 지역 중 73개 지역에서는 단독주택 중간 평균가격이 전년 동기에 비해 올랐다. 미 전국 추세와는 다르다.

주택가치가 가장 잘 지지되고 있는 지역은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지난 붐 시절 동안 가격이 많이 오르지 않았던 지역과 지역 경제가 강세를 보이는 곳, 그리고 일부 대도시 도심지역이다.

▶주택 붐 시절 가격 상승에서 제외됐던 지역-주택 붐 시절 한 자릿수의 집값 상승은 별 볼일 없었지만 다수 시장이 가격 하락을 경험하고 있는 지금 한 자릿수의 상승이라도 지속되고 있다면 단연 돋보인다. 뉴욕의 고급 주택가와 텍사스, 로키 마운틴 일부지역, 캐롤라이나주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타 지역과는 전혀 다르다. 주택시장 사정이 훨씬 좋다.
이런 지역에서는 붐 시절 투기꾼들이 몰리지 않았고 지역 경제가 좋았다. 유타의 경우 2007년 마지막 분기 중 주택가격이 전년 동기비 평균 9.27% 올랐다. 와이오밍주도 이 기간에 8.27% 상승했고 노스다코타가 7.87%, 몬태나주도 6.90% 상승해 타 지역과 차별화됐다.
몬태나주 빌링스의 한 에이전트는 주택 붐 시절 이 지역 집값은 전국적인 상승 추세에서 제외됐기 때문에 당분간 하락 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이 활발한 곳-고용이 탄탄한 시애틀의 집값은 다른 주요 대도시들이 가격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상승하고 있다. 시애틀은 2007년 마지막 분기 중 상승이 1%에 그쳤지만 고용이 워낙 탄탄해 주택가격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다.
캐롤라이나주 샬롯도 비슷한 케이스. 전국 주요 도시의 집값이 1월 중 전년비 10.7%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샬롯은 붐 기간에 가격이 오르지 않은 탓에 지금 하락 대신 소폭 상승을 경험하고 있다.

▶대도시 도심지역-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뉴욕 등 거대 도시의 경우 도심에 가까운 곳일수록 집값이 강하게 유지됐다. 맨해턴이 좋은 예. 맨해턴의 아파트 가격은 올해 1분기 중 전년 동기에 비해 47%나 급등했다. 놀라운 상승률은 두 개 럭서리 콘도 단지에서의 판매 급증 때문이기는 하지만 평균적으로 봐도 아파트 가격이 13%나 올랐다.
맨해턴에서 3~4베드룸 유닛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도심 개발로 교외 큰 주택보다는 도심의 편리한 아파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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