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빨리 팔고 싶다면‘차별화’가 정답

2008-05-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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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 찾아 나서는 게릴라 마케팅 전술

집 팔기가 몹시 어렵다. LA 서쪽 우드랜드힐스의 한 주민은 자신의 집을 팔기 위해 지난 1년 사이 가격을 원래 120만달러에서 다섯 차례나 내렸지만 팔지 못했다.
85만달러까지 내려 봤지만 소식이 없어 앞으로 더 내릴 생각이다.
가격만으로는 통하지 않고 집은 팔아야겠고…
그는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봤다. 바이어가 집을 쉽게 살 수 있도록 리스 후 소유 옵션을 내걸어 보기도 했고, 풍수 전문가를 불러 긍정적인 에너지가 집안으로 들어오도록 집 안팎을 가꿔보기도 했다.

매물 4백만 채… 1년새 14% 늘어
라이프스타일·스토리 부각 효과
입소문·인터넷 이용 적극적 마케팅
’리스 후 소유 계약’ 바이어에 매력
다른 집과 맞바꾸는 것도 고려하라


요즘 주택시장에는 집이 캔사스주의 옥수수만큼이나 많이 나와 있다. 이런 상태니 보통 방법으로는 팔 수가 없다. 현재 미 전국에 팔려고 내놓은 기존주택이 400만채에 이른다. 지난해보다 14%나 늘었는데 지역에 따라서는 더 많은 매물이 널려 있다. 이런 초경쟁적인 시장에서 집을 빨리 팔려면 전통적인 수수한 방법으로는 안 된다. 새 페인트를 칠한다거나 새 카운터 탑이나 평면 TV를 선물로 제공하는 식의 평범한 판촉으로는 바이어의 이목을 끌 수 없다.
집을 빨리 팔기 위해서라면 게릴라 마케팅 전술도 불사해야 한다. 인기 있는 메시지 보드에 내 집을 알려야 하고, 바이어들이 나를 찾아오기 전에 내가 바이어를 찾아 나서야 한다. 전통적인 판매기법에 얽매여선 안 된다.

▶내 집만의 특별한 매력을
요즘은 웬만해선 바이어가 쳐다봐 주지도 않는다. 따라서 다른 집과 차별화되는 뭔가를 찾아서 부각시켜야 한다.
애틀랜타의 켈리 앤드류스란 신혼 여성은 자신의 1베드룸 콘도에 살았던 사람들은 모두 결혼해서 나갔다는 이야기로 집을 성공적으로 팔 수 있었다. 매물로 올리는 자신의 콘도가 그저 그렇고 그런 수많은 콘도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안 켈리는 뭔가 관심을 끄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자신을 포함 이 콘도의 전 주인들이 모두 이 집에서 결혼해 나갔다는 이야기가 관심을 끌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이야기는 ‘큐피드의 콘도’란 내용으로 친구 신문기자를 통해 알려졌고 신통하게도 여러 독신 여성들로부터 전화가 쇄도했다.
흔치 않은 이야기지만 그녀의 스토리는 요즘 시장에서는 뭔가 특별하지 않고서는 팔리지 않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넓은 베드룸’‘신식 주방기구들’식의 흔한 문구로는 전혀 바이어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콜드웰 뱅커의 한 브로커는 집의 이모저모를 단순히 설명하기보다는 그 집에서 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이나 스토리를 부각시키는 편이 효과가 크다고 조언했다.

▶바이어를 찾아 나서라
잠재적 바이어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자세로는 어렵다. 바이어를 찾아나서야 한다. 인터넷에서 내 집을 적극적으로 마케팅 해야 한다는 뜻이다.
요즘은 바이어 중 84%가 온라인으로 집을 찾는다. Realtor.com과 같은 전통적인 사이트 뿐 아니라 Craigslist.org, Realestate. yahoo.com, Zillow.com, Trulia.com, Base. google.com 등의 사이트에도 내 집을 마케팅 해야 한다.
<1면서 계속>
집을 찾는 대부분의 바이어들이 서치엔진을 통해 이런 사이트를 접하기 때문에 이들 사이트에 내 집에 관한 소상한 설명을 올려야 한다.

▶입소문을 내라
꼭 바이어만 겨냥한다면 타겟을 좁히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가게로 들어서는 고객만이 고객이 아니듯이 바이어를 데려다 줄 수 있는 바이어의 친구도 무시할 수 없다. 가능한 여러 사람에게 내 집을 알릴 필요가 있다. 한 부동산 에이전트는 플라이어 대신 자신의 명함에 매물 사진과 정보를 담아 건넸는데 친구 교인이 그런 집을 찾고 있던 바이어를 데려다 줘서 집을 팔 수 있었다. 집을 팔 때도 입소문이 중요하다.

▶바꾸는 방법도 있다
꼭 팔아야 그 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집을 옮겨야 하는데 도대체 팔 수가 없다면 집을 교환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도시락도 바꿔 먹는데 집이라고 바꾸지 못할 법 없다. 팔리지 않는 집을 굳이 팔려고 애쓰기 보다는 같은 뜻을 가진 다른 셀러와 집을 바꾸면 된다. LA에서 뉴욕으로 가야 할 사람과 뉴욕에서 LA로 이사 와야 할 사람이 집을 바꾸는 것이다. 물론 서로의 집이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교환을 원하는 집들을 맺어주는 사이트도 여럿 나오고 있다. domoswap.com 과 GoSwap.org이 대표적인데 무료다. OnlineHouseTrading.com은 리스팅하는데 19.95달러를 받는다.
이들 사이트들은 교환 가능한 집을 소개만 해주고 당사자가 접촉하여 교환 거래를 마무리하게 된다. 아직은 시험적 서비스로 이용 가능한 지역과 매물이 풍부하지 않다. 가격이 같아야 교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두 개의 별개 판매가 이뤄지므로 각 판매가에 따른 모기지를 얻어 대금을 지불하면 되므로 가격이 달라도 교환할 수 있다.

▶일단 살아보고 사세요
은행의 융자 심사가 아주 엄격해진 만큼 바이어가 집을 살 능력을 갖췄느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리스 후 소유 계약(lease-to-own contract)을 통해 바이어가 크레딧을 향상시키거나 더 많은 다운을 할 자금을 저축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면 집을 수월하게 팔 수 있을 것이다.
리스 후 소유 옵션 방식에 따르면 바이어에게 집을 렌트해 주고 바이어는 리스기간(대개 18개월)이 끝나는 시점에서 미리 약정한 가격에서 매입할 수 있는 선택권을 갖는다. 일부 홈 오너는 환불불능 옵션 수수료(많게는 주택가격의 2%까지)를 받기도 하는데 이 수수료는 매입할 경우 다운페이먼트로 취급되고 매입하지 않을 경우 벌과금이 된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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