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고 싶은 집은 있는데, 융자가 문제로다

2008-04-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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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컨포밍 론 등 모기지 자금 풍부해졌지만
실제 융자는 요구 서류 많고 까다로워 더 어려워져
크레딧 점수 높고 소득 많아도 안심 못해
주택 샤핑 전에 크레딧 점수, 구비서류 챙겨야

서브프라임 사태로 경색됐던 모기지 시장에 최근 자금이 많이 풀렸지만 실제 융자에 있어서는 구비서류 등 요구 조건도 많고 심사도 까다로워 홈 바이어들이 애를 먹고 있다. 주택시장을 살리기 위한 정부 등 각계의 노력으로 최근 모기지 시장에는 다양한 이자율과 형태의 융자 상품이 나오고 자금도 풍부하다. 주택 바이어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실제 모기지 샤핑과 융자는 쉽지 않다. 융자 상품 간에 이자율 차이도 크고, 융자 서류와 과정도 길고 고되다. 많은 융자 브로커들은 거래할 수 있는 렌더들이 거의 없다며 융자 받기가 아주 고통스럽다고 토로하고 있을 정도다.

연방정부가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들고 나온 새 컨포밍 론이 좋은 예. 융자 브로커들은 일반 모기지 론 한도액을 대폭 늘려준 이 상품에 대해 아주 시큰둥하다. 아무 쓸 데 없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라고 혹평하기도 한다.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바이어가 거의 없을 뿐 더러 융자 신청해 본들 탈락한다는 불만이 높다.
새 컨포밍 론만 그런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모기지 융자가 아주 어렵다. 좋은 크레딧과 높은 소득을 가진 경우에도 좋은 조건의 융자를 얻기가 쉽지 않다.
요즘 융자조건은 아주 좋은 편이다. 30년 고정 레귤러 컨포밍 론(41만7,000달러 이하)의 이자율이 지난주 평균 1포인트에 6%였다. 지난해 이맘때 6.22%보다도 더 낮아졌다. 7년 또는 10년 고정 뒤 변동이 되는 론은 요즘은 수요가 거의 없고 10년 고정 모기지는 30년과 마찬가지로 이자율이 6%다.
하지만 이런 것은 한갖 그림의 떡일 수 있다. 융자가 나오고 주택 거래가 순조롭게 매듭 지워지기 위해서는 바이어나 부동산 에이전트, 융자 브로커 3인이 전보다 긴밀히 협조하고 노력해야 한다. 시일도 더 오래 걸린다.
좋은 조건의 융자를 받기 위해서는 전에는 은행에 전화 한번만 걸면 됐지만 지금은 전혀 아니다. 서류가 아주 까다롭다. 사전에 단단히 준비를 해 두고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주택 매매는 에스크로 중에 쉽게 깨져버린다.
융자 심사가 10년 전 스탠다드 방식으로 돌아왔다. 요구 서류가 많고 심사가 엄격해졌다. 서류에 별로 구애받지 않고 융자 받던 시절은 지나갔다.
주택 매입 융자인 경우 대부분의 융자는 다음과 같은 서류를 요한다. 2년치 세금보고(tax return), 현 봉급수령 명세(pay stub), 다운 페이먼트 증명. 특히 다운 페이먼트는 얼마가 있으며 어디서 나왔는지 증명해야 한다. 최소한 5%는 차용인의 구좌에서 나온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20%를 다운한다고 해도 15%는 부모로부터 선물 받은 돈이라고 해도 5%는 반드시 본인한테서 나온 돈임을 보여줘야 한다.
다운 페이먼트가 선물이 아니라 세금 환불액인 경우에도 세금 환불 체크 카피를 증빙으로 제시해야 하는 식으로 깐깐하기 그지 없다. IRA 기록도 잘 보관해야 한다. 최근 2개월간의 체킹구좌 명세서, 주식 매매 등 소득 관련 서류를 전부 준비해야 한다.
크레딧 점수도 문제가 없도록 미리 다듬어둬야 한다. 가장 좋은 이자율을 받으려면 FIC점수가 680점 이상이어야 한다. 따라서 바이어는 집을 사기기 위한 오퍼를 내기 최소한 30일 전에는 크레딧 보고 기관에서 잘못되거나 부정적인 것이 없는지 살펴보고 제거하도록 해야 한다. 예를 들어 크레딧 카드 페이먼트 기록에 잘못이 있으면 바로잡고 모기지 페이먼트 연체 기록이 있다면 이를 해명하도록 해야 한다.
고가 동네에서 액수가 큰 집을 매입하거나 예전의 점보 론을 재융자할 경우에 융자는 가장 까다롭다. 연방정부가 주택 시장을 살리기 위해 41만7,000 달러까지 였던 일반 모기지 융자 한도액을 집값이 비싼 LA및 오렌지 카운티에서는 최고 72만9,750달러까지 증액 시켜 줬으나 이것이 실제로는 ‘농담’에 불과한 것이라고 융자업계는 화를 내고 있다.
융자 요구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실제 융자를 받을 만한 대상자가 없다는 것이다. 한 융자 브로커는 조건에 맞아 융자가 이뤄진 경우는 단 한건에 불과했다고 불평을 터뜨렸다.
이 ‘점보 컨포밍’ 론은 요구 서류도 많고 FICO 점수도 엄청 높아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15년과 30년 고정 융자만 제공한다. 현재 1포인트에 이자율은 6.625%다. 점보 론인 경우 많은 소비자들이 이자만 내는 경우를 선호하지만 이 론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
재융자를 할 경우에는 집값 하락으로 에퀴티가 적어 다운을 더 해야 할 경우도 생긴다.
새 점보 컨포밍 론이 도움이 되는 경우는 일부 소비자뿐이라는 지적이 높다. 예를 들어 50만달러를 30년 고정으로 재융자 받는 경우 월 248달러가 줄어든다. 론 수수료 등 클로징 비용이 6,500달러가 드니 재융자 이득을 보려면 2년은 지나야 한다.
저소득 및 중간 소득층을 위한 FHA 론도 인기다. 3% 다운으로 집을 살 수 있지만 이것 역시 요구하는 서류가 많다. 하지만 너무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자율이 낮고 자금도 풍부한 편이니 요구 서류와 조건들을 잘 알아서 챙겨 신청하면 좋은 조건의 융자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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