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핫 부틱을 찾아서 오프닝 세레모니

2008-04-1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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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부틱을 찾아서 오프닝 세레모니

다양함과 새로움, 특별함을 두루 지닌 패션 부틱 ‘오프닝 세레모니’(위). 지난 10일 오프닝 세레모니 LA매장 2층 확장기념 이벤트를 마련한 캐롤 림 대표.

사장 캐롤 림

웨스트할리웃의 ‘오프닝 세레모니’(Opening Ceremony·공동대표 캐롤 림·움베르토 레온)는 유행의 고감도,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한 부틱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곳이다. UC버클리 동창 한인 캐롤 림씨와 움베르토 레온이 2002년 뉴욕 소호에 창립한 셀렉트 샵(여러 개의 브랜드를 파는 의류매장)이다. 뉴욕 매장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4월 라시에네가 블러버드에 LA 매장을 오픈했고 지난주 2층 확장기념 ‘오프닝 세레모니’를 개최했다. 월드컵 축구가 오프닝 세레모니 명품 브랜드 ‘버버리’(Burbury)의 비주얼 디렉터였던 움베르토 레온과 역시 명품 ‘발리’(Bally)의 머천다이징 플래너 출신 캐롤 림씨가 개성 넘치는 홍콩의 디자이너 샵이 즐비한 샤핑가를 헤매다가 획일적으로 변해가는 미국 패션 트렌드에 반기를 들고 의기투합해 오픈한 조그만 부틱이다. 스킨케어 제품 폰즈(Ponds) 대리점을 의류매장으로 개조한 오프닝 세레모니는 겉보기엔 오래된 맘 앤 팝 스토어에 불과했다. 유명 브랜드 매장들이 늘어선 거리도 아니어서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다. 게다가 매장에 걸린 옷들도 미국 내 지명도가 없는 디자이너들의 아방가르드 패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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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공간들이 많아 브랜드별 특성이 돋보이는 오프닝 세레모니는 유행을 선도한 신인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부틱으로 유명하다.


작년 4월 LA 매장 오픈… 세계 각국 브랜드 미 시장 진출시켜
남다른 감각으로 데뷔시킨 청바지 한 달만에 6,000벌 팔기도

그러나, 이들 특유의 패션 감각과 도전적인 실험정신은 고가 디자이너 청바지에 염증을 느낀 트렌드세터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프랑스 파리의 명품거리 콜레트, 이탈리아 밀라노 디에치 코르소처럼 패션을 아는 사람이라면 몰라선 안 되는 핫 스팟으로 부상했다. 그 뿐 아니다. 오프닝 세레모니가 번창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면 쓰레기나 갖다 버리던 거리에 이젠 럭서리 호텔이 들어서고 유명 디자이너 질 샌더 매장이 오픈할 예정이다. 그야말로 시작은 미약하나 창대한 그들의 ‘꿈’이 인정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오프닝 세레모니는 매년 가을 세계 각국의 유망 디자이너 브랜드를 하나씩 소개해 미국 패션시장에 진출시켰다. 패션계에서 주목 받는 국가들을 방문해 그 나라에서 인정받는 유망 브랜드 10개를 선정, 오프닝 세레모니에서 데뷔 기회를 제공하는 것. 10달러에서 3,000달러까지 광범위한 가격대의 컨템포러리 라인 혹은 스트릿 캐주얼웨어가 주를 이뤘다. 실험적인 성향이 강하고 어지간한 자신감과 패션 감각이 없으면 꿈도 꾸지 못하는 시도였다.

2005년 영국의 탑샵(Topshop) 레벨을 수입했고, 2007년 프루엔자 숄더의 타겟 컬렉션과 스웨덴에서 수입한 스키니 진 칩 먼데이(Cheap Monday)로 ‘대박’을 터뜨렸다. 300달러에 달하는 디자이너 청바지에 염증을 느낀 패셔니스타들이 60달러 가격의 디자이너 청바지에 환호를 보냈고 한 달 만에 6,000벌의 판매고를 올린 것. 또 올해 초에는 영화배우 클로에 세비니의 의류라인을 추가해 ‘오프닝 세레모니’가 선보이는 신생 브랜드는 반드시 성공한다는 신화를 기록했다. 합리적인 가격의 핫한 해외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부틱의 명성을 갖게 된 것. 오프닝 세레모니의 일부 의류 라인을 판매하고 있는 고급 백화점 ‘바니스 뉴욕’의 패션 디렉터는 “치열한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독특하고 남다른 스타일로 승부하는 스토어”라고 찬사를 보냈다.

오프닝 세레모니가 뉴욕의 대표하는 부틱으로 손꼽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단순히 레벨만 보고 물건을 고르는 브랜드 홀릭은 타겟이 아니다.

다양함, 새로움, 그리고 특별한 샤핑을 즐기도록 해주는 공간, 디자인의 가치를 존중하고 개성 있는 구매를 원하는 트렌드 세터들이 모여드는 공간이다.

오프닝 세레모니 LA매장은 451 N. La Cienega Blvd. LA에 있으며 영업시간은 월~토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 일요일 정오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의 (310)652-1120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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