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명품시계 묵직해지고 있다

2008-04-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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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시계 묵직해지고 있다

오데마 피게가 한정판으로 출시한 ‘클린턴 파운데이션 에퀴에이션 오브 타임’ 컬렉션.

명품시계 묵직해지고 있다

말타의 십자가 트레이드마크인 바셰론 콘스탄틴 말테 뚜르비용 레귤레이터.

최고가서 오랜 전통·예술성·복잡한 것까지
쉽게 구하기 어려운 것으로 자신의 가치 차별화

남성들의 손목을 빛내는 명품시계가 점점 묵직해지고 있다. 명품이 대중화(?)되면서 명품 중에서도 쉽게 구하기 어려운 시계를 구입해 자신의 가치를 차별화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 특급호텔 로비에서 피팅감이 좋은 럭서리 정장에 루이비통 서류가방을 들고 손목시계를 보는 남성, 상상만 해도 남성적 권위가 느껴진다. 세계 5대 명품 시계 브랜드라면 ‘롤스로이스 시계’로 불리는 브레게와 바셰론 콘스탄틴, 오데마 피게, 블랑팡, 파텍 필립을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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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텍 필립(Patek Phillippe)은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쥔 성공한 남자들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명사들의 파텍 필립 사랑은 최근 카를라 브루니-사르코지 프랑스 영부인이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이 시계를 선물했음이 알려지면서 재확인됐다. 브루니가 선택한 파텍 필립은 소장가치가 높은 파텍 필립의 매스터피스는 아니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의 견고하고 심플한 디자인이라고 한다.

‘개인이 살 수 있는 가장 최고가의 시계’라고 하는 파텍 필립은 가격이 화제로 대두되는 만큼 기계적인 완결성, 독보적인 기술로도 수많은 기록을 가진 스위스의 시계 브랜드다. 유럽 국가 정상 회담의 악수 사진을 보면 똑같은 파텍 필립을 차고 있다는 입소문이 파다할 정도.

현존 시계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는 ‘바셰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 말테의 십자가 트레이드마크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기술검사에 통과한 제품에 주는 제네바 스템프가 각인된 시계가 파텍 필립과 바셰론 콘스탄틴 두 가지라고 한다.

바셰론 콘스탄틴은 유서 깊은 역사만큼이나 예술성이 뛰어난 시계 브랜드이다, 나폴레옹 1세가 가장 아끼는 물건이 바셰론 콘스탄틴 시계였고, 1953년 영국 엘리자베스여왕 대관식 때 스위스 정부가 공식적으로 보낸 선물도 바셰론 콘스탄틴 시계였다고 한다.

‘오데마 피게’(Audemars Piguet)는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로 명성이 나있다. 역시 스위스 브랜드로, 130여년의 역사를 거쳐 수많은 시계 기술들을 하나로 집대성한 그랜드 컴플리케이션 시계를 선보여 시계 업계에 충격을 주었다.

또, 지난해에는 전 클린턴 대통령이 설립한 클린턴 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클린턴 파운데이션 에퀴에이션 오브 타임’ 오데마 피게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남자에게 시계는 스타일적 취향과 자존심을 대변하는 상징물이다. 셀폰의 등장으로 한동안 자취를 감추기도 했지만, 요즘 시계는 자신의 취향과 철학, 삶에 대한 태도를 표현하는 액세서리이다. 남자의 손목 위에 최고급 명품 시계가 있다고 해서 그가 사치를 즐기는 인간이고, 자기 과시형이라 치부하는 시대는 더 이상 아니다. 반면에 값싼 시계를 찼다고 해서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거나 또는 실용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시계의 상징이 너무 깊고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손목을 빛내는 이 시계를 어떤 생각에서 왜 선택했는가 아닐까.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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