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행들의 동포 은행 인수설이 올해 미주 한인 금융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인수합병의 특성상 최종 발표까지 쉽게 드러나지는 않겠지만 뉴욕의 은행가에서도 어느 은행이 유력하다는 식의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 안에 한 곳 이상의 동포 은행이 인수 합병될 것이라는 발빠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동포은행의 인수 합병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한국의 주요 은행들은 이미 지난 1-2년 전부터 잇달아 미국 동포은행 인수 계획을 발표해왔으며 최근에는 가속도가 붙고 있다.지난해 10월 미국 소재 동포은행인 커먼웰스비즈니스은행을 인수한 바 있는 하나금융지주회사는 올해초 미국 동포은행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또 10일 미국 금융당국으로부터 금융
지주회사 자격을 취득했다. 미국 금융지주회사는 미국에서 자회사를 통해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포괄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회사로서 설립과 전환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승인이 필요하다.
지난 3월에는 우리은행이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를 기회로 은행의 현지 영업망을 확대하고, 해외 네트웍 확대를 위해 현지 금융기관의 인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신한은행은 미국내 중소형 은행 인수를 통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은행의 동포은행 인수설이 설득력을 얻는 것은 지난해부터 서브프라임사태로 동포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됐고, 타깃으로 하고 있는 한인 고객 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뉴욕 한인 은행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포화상태와 수익률 악화로 인한 영업 환경 불투명 등 동포은행에 대한 인수 합병설의 동기나 이유는 충분하다”고 말했다.주 고객층인 한인들에 비해 은행의 수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뉴욕의 경우 한인 은행은 6곳이며, LA에는 14개의 은행들이 경쟁하고 있다.
특히 서브프라임 사태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위기로 부실 대출이 늘어나면서, 한인 은행권의 수익률은 크게 악화된 상태이다. 대부분 은행들의 주가 역시 반토막이 난 상태이다.미주 최대 한인은행인 한미은행의 경우 주가가 22달러 수준에서 올해 8달러대로 떨어졌으며 나라와 윌셔스테이트은행 역시 50% 이상 하락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한인 은행을 인수하면 짧은 시간에 수십 개의 미국내 지점망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또 최근 한인 은행이 저평가된 상태이기 때문에 인수하기가 그만큼 유리해진 셈”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한인 은행들도 성장을 위해서는 합병을 통한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한인은행간의 합병보다는 한국 은행과의 합병이 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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