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패션

2008-04-0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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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 옷장에서 꺼내 입은 듯
편안함·발랄함 ‘더블 매력’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최대한 날씬해 보이도록 입는 게 최고의 패션 미덕이었다. 하지만 로맨틱한 패션이 각광받는 요즘, 실크나 새틴 등 부드러운 소재가 떠오르면서 옷의 실루엣도 유연하고 넉넉한 분위기로 점차 달라지고 있다.

2008년은 스포티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옷의 실용성이 강조돼 남자 친구의 옷을 빌려 입은 듯 편안함 속에 멋스러움이 스며있는 의상이 유행이다. 소위 ‘보이프렌드 핏’(boyfriend fit)에 주목해야 할 때다.


보이프렌드 핏의 여성복은 단순히 남성성을 추구한 매니시 룩과는 차이가 있다. 말 그대로 남자 친구의 옷장에서 막 꺼내 입은 듯한 스타일로, 남성 패션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보이시 룩에 가깝다. 여성성이 살아 있다는 이야기다.

샤핑가엔 실제 셔츠형 원피스가 많이 나와 있다. 셔츠 스타일의 원피스는 파스텔 톤의 팬츠나 레깅스와 함께 입으면 보이시 룩을 넘어 소녀 같은 귀여운 이미지까지도 선사하는 아이템이다. 여기에 두꺼운 벨트를 매 허리를 강조하면 좀 더 여성스러운 스타일로 변화를 줄 수 있고, 가느다란 벨트를 활용하면 캐주얼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레깅스만 입는 것이 다소 밋밋하다면 셔츠 위에 짧은 재킷이나 베스트(조끼)를 함께 입는 것도 세련된 코디네이션이 될 수 있다.

보이프렌드 핏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올 봄 유행 아이템은 무엇보다 팬츠다. 가장 감각적인 패션 상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배기(baggy) 팬츠가 대표적이다.

이번 시즌에는 발목으로 내려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디자인이 주류를 이룬다. 특히 승마바지로 불리는 페그 톱 팬츠(엉덩이에서 허벅지까지 라인이 부풀게 디자인된 팬츠)도 넉넉한 실루엣의 유행을 알리는 일등공신이다.

이런 여유 있는 품의 팬츠는 셔츠나 블라우스와 매치한 다음 발목을 드러내는 부티를 신으면 멋스럽게 연출할 수 있다. 캐주얼한 트레이닝 배기 팬츠는 발목까지 올라오는 하이톱 운동화와 잘 어울린다. 특별한 장식이 없이 폭이 넓은 와이드 팬츠는 그 자체로는 여성성을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에 화려한 러플(주름장식)이 달린 블라우스와 함께 입으면 조금 성숙한 분위기의 색다른 보이시 룩이 된다.
<서울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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