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Wedding 알뜰 작전

2008-04-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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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백색의 신부는 아름답다.

기립한 하객들 사이로 아버지의 손을 잡고 한 걸음 한 걸음 저 멀리서 기다리는 신랑에게로 옮기는 동안 눈가에 맺히는 수정같은 작은 이슬은 오늘 이 순간을 위해 헌신적인 사랑을 아끼지 않은 부모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이자, 새로운 사람과 새 인생을 시작하는 감격을 담은 보석이다.
눈처럼 하얀 드레스를 곱게 입고 자신에게 천천히 다가오는 신부를 기다리는 신랑은 어떨까.


아름다운 한 여성을 아내로 맞아 평생을 사랑하고, 길게는 집안의 가장으로 밝고 건강한 삶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과 의무를 다짐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결혼식은 순수하고 아름다우며, 고귀한 의식이다.
영원히 두 사람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결혼식. 더 호화롭게 할 수도 있고, 혹은 더 알뜰하게 할 수도 있다. 또 풍요롭게 신혼을 시작할 수도 있고, 모자라지만 그 것에 만족하며 밝은 내일을 꿈꿀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의 사랑과 믿음이다. 그래야 행복하다.

어느덧 봄의 시작과 함께 백년가약을 맺으려는 커플들이 결혼 준비에 몸과 마음이 바빠지는 시즌이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경비는 또 얼마나 들어가는지...” 머리만 복잡해지고, 어떨 땐 신성한 의식을 앞두고 짜증도 난다. 하지만 미리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면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즐거움의 연속이다.

예비 배우자 또는 부모와 예물, 살림살이 등을 하나씩 마련해 나가다 보면, 세상살이도 배우고 나름대로 가정을 어떻게 꾸려 나갈 것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도 생기게 마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유다. 서두르지 않고 서로 충분한 얘기를 나누며 결혼식과 신혼살림에 꼭 필요한 것을 고르고, 정해놓은 예산을 초과하지 않도록 ‘견물생심’을 스스로 억제할 줄 아는 알뜰한 자세가 필요하다.
6월의 신랑신부를 향한 결혼준비 60일 작전에 들어가 보자.

‘일생에 단 한번…’낭비로 가는 유혹

LA커플 평균 결혼비용 17,860달러

결혼을 준비하다 보면 항상 부딪히는 것은 다름 아닌 비용문제다. 미리 어느 정도 예산을 세워두었다 하더라도 ‘일생에 단 한번인데’라는 생각으로 ‘이왕 하는 거 비싼 것 좋은 것으로 해야 후회 없겠지’라는 어리석은 웨딩 매직에 빠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일단 예비부부가 결혼식 컨셉을 ‘알뜰’로 잡았다면 ‘일생에 단 한번’으로 시작하는 웨딩 매직 따위는 과감히 던져버리는 것이 필요하다.
‘웨딩 리포트’가 조사한 LA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젊은 커플들의 평균 결혼비용은 1만7,860달러. 미주 한인들 역시 이 비용과 크게 다를 바 없는 1만~2만 달러를 결혼 비용으로 지출하는 것이 요즘 추세다.
특히 요즘 젊은 커플들은 결혼준비를 각기 다른 업체에서 해결하기보다는 장소선정부터 드레스, 메이컵, 헤어, 웨딩 플라워, 사진, 케이터링까지 결혼식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토탈 웨딩 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최근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이 가장 많이 선호하는 패키지는 드레스, 턱시도, 들러리 드레스를 비롯해 청첩장, 케익, 신부화장, 웨딩 꽃 장식, 사진촬영이 모두 포함된 1만 달러짜리 패키지가 가장 인기라는 것이 업체측의 설명이다.
테마 토탈웨딩의 이남영 사장은 “한 자리에서 모든 것을 준비할 수 있어 편리하기도 하지만 각 업체마다 중간 유통과정과 마케팅 비용의 거품이 빠져 그만큼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면서 “3,000~2만달러까지 가격대별로 다양한 패키지 상품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각자 예산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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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권하는 ‘절약 팁 4’

알뜰 결혼 준비를 위한 노하우를 소개한 ‘Fire Your Wedding Planner’의 저자 스테피 스튜어트(Stephi Stewart)가 제안하는 ‘결혼 비용 절약 팁 4’

TIP 1
샘플 세일 웨딩드레스를 적극 활용하라

웨딩드레스를 취급하는 대부분의 샵들은 정기적으로 샘플 세일을 실시한다. 샘플 세일용 드레스를 이용하는 경우에는 일반 웨딩드레스보다 25~95% 할인된 가격으로 장만할 수 있어 예산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 실제로 대형 웨딩드레스 전문매장에서 2,000달러짜리 웨딩드레스가 샘플 세일로 107달러에 나오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원하는 웨딩드레스 샵을 미리 눈여겨 봐 두었다가 전화로 샘플 세일이 언제인지 날짜를 체크해 본다.
샘플 세일에 나온 웨딩드레스 중 맘에 드는 디자인을 낚아채려면 노련한 샤핑 노하우가 필요한 법. 우선 샘플 세일 날짜를 파악한 후 시간을 체크한다. (웨딩드레스 샵의 경우 샘플 세일은 일반 오픈 시간보다 한 두 시간 전에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샘플 세일 첫 손님으로 테입을 끊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을 잊지 말자.
또한 샘플 세일 코너를 이용하기 전 미리 다양한 웨딩 잡지를 통해 수없이 많은 디자인과 스타일의 웨딩드레스를 살펴본 후 맘에 드는 디자인을 일반 웨딩드레스 샵에서 미리 입어본 다음 자신에게 어울리는 드레스가 어떤 스타일인지 미리 파악해 두면 샘플 세일 웨딩드레스 구입에 실패가 없다.

TIP 2
웨딩 전문 스튜디오 대신 괜찮은 포토그래퍼를 활용한다

결혼 예산 중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다름 아닌 웨딩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결혼사진과 앨범 제작에 드는 비용이다. 굳이 웨딩 사진을 전문가가 아니라도 주변에 사진을 잘 찍는 포토그래퍼(저널리즘 포토그래퍼, 패션 포토그래퍼 등등)가 있다면 이들을 적극 활용한다. 어떤 분야의 사진을 찍든 더디서 일하건 사진을 잘 찍는 사람은 결혼사진도 잘 찍기 때문이다.
결혼사진과 앨범 제작을 위한 포토그래퍼를 구했다면 다음에는 그의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살핀다. 그의 작업이 마음에 들어 결혼사진을 맡기기로 결심했다면 원하는 스타일이나 개인적인 취향 등 많은 정보를 교환한다.
물론 결혼 앨범 촬영 후 앨범 제작을 직접 한다면 비용은 더욱 절약된다는 사실. 또한 촬영된 사진의 원본 파일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대부분의 웨딩 전문 스튜디오는 원본을 자신들이 보관하면서 인화할 때마다 엑스트라 비용을 요구하는 것이 관행이지만 개인적으로 섭외(?)한 포토그래퍼들은 원본 파일을 예비부부에게 넘겨주는 게 대부분이다.

TIP 3
‘일생에 단 한번뿐인 웨딩’이라는 마법에서 벗어나라

단순한 케익이 ‘웨딩 게익’으로, 평범한 구두가 ‘웨딩 슈즈’가 되면 가격에 프리미엄이 붙는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게다가 ‘일생에 단 한번뿐’ 이라는 감상에 빠져 제일 좋은 것에만 눈길을 돌린다면 생각했던 예산에서 한참 벗어나는 건 시간문제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웨딩 케익 대신 꽃으로 장식한 일반 케익을 이용해 비용의 50%를 절약했다는 후문이다. 전형적인 웨딩 케익에서 벗어난 디자인이었지만 신선하다는 하객들의 반응이 대세였다고.

TIP 4
피로연에 필요한 리커는 직접 준비하라

결혼 리셉션을 위한 케이터링 전문가를 고용하되 하객에게 대접할 리커는 직접 준비하는 것도 예산 절약을 위한 좋은 방법이다.
일반인들이 흔히 이용하는 코스코(Costco)나 다른 할인매장을 이용해 필요한 음료와 리커를 구입한 후 오픈하지 않은 제품은 리펀(refund)할 수 있도록 조치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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