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콜롬비아 마약두목‘스크린 대결’

2008-04-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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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마약두목‘스크린 대결’

파블로 에스코바

파블로 에스코바 생애 그린 2개 영화 동시제작

‘에스코바’ vs ‘파블로 살해’
양측 감독 “내가 먼저야”신경전

콜롬비아의 악명 높았던 코케인 밀매단 두목 파블로 에스코바에 관한 영화 2편이 거의 동시에 만들어진다.
먼저 제작될 영화는 곧 콜롬비아와 푸에르토리코에서 촬영에 들어갈 ‘에스코바’(Escobar). 이 영화는 ‘미드나잇 익스프레스’와 ‘스카페이스’에서 마약문제를 다룬 올리버 스톤이 제작하고 덴젤 워싱턴의 첫 오스카 수상작인 ‘트레이닝 데이’를 연출한 안트완 후콰가 감독한다.
‘에스코바’는 에스코바의 친동생으로 형의 회계사 노릇을 한 로베르토 에스코바 가비리아가 쓴 ‘나의 남자 파블로’를 바탕으로 만든다. 스톤은 “이 영화는 매력적인 남자에 관한 대작이 될 것”이라며 “어떻게 해서 에스코바가 코케인 밀매조직 메데인 카르텔의 두목이 돼 콜롬비아를 떨게 한 테러의 장본인이 되었는지를 솔직히 묘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코바는 사망 당시 30억달러의 부를 소유한 세계 최고 부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에스코바 가비리아는 “내 형이 메데인 카르텔의 무자비한 두목으로 묘사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그러나 형의 메데인 얘기는 그의 전생애 얘기의 10% 밖에 못 된다”고 말했다.
한편 후콰는 “에스코바는 콜롬비아의 어떤 사람들에게는 부당한 제도에 대어든 로빈 후드였으며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악마였다”면서 “그는 역대 범죄자들 중 가장 성공한 사람의 하나로 이보다 더 좋은 영화의 주제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에스코바’의 라이벌 영화는 경찰의 에스코바 사냥을 기록한 마크 보우든의 책을 원작으로 한 ‘파블로 살해’(Killing Pablo). 조 카나핸이 감독하는데 에스코바 역은 올해 ‘노인들의 땅이 아니다’로 오스카 조연상을 탄 스페인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이 그리고 그를 쫓는 미 수사관으로는 ‘배트맨’의 주인공 크리스천 베일이 각기 나올 예정이다.
지난 5년간 영화 제작을 준비해 온 카나핸은 자기 영화보다 먼저 촬영에 들어갈 ‘에스코바’에 대해 남의 영화를 밀렵하는 행위라고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후콰는 “우리도 지난 1년 반 동안 ‘에스코바’를 만들기 위해 총력을 경주해 왔다”고 반박했다.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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