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점보’컨포밍 론 “72만 9,750달러까지 OK”

2008-04-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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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가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일반 컨포밍 론의 한도를 대폭 올려 그동안 막혔던 모기지 융자의 숨통이 좀 트이게 됐다. LA를 비롯한 캘리포니아주의 웬만한 주택은 가격이 50만 달러 이상으로 높아 최고 한도액이 41만7,000달러인 일반 모기지 융자로는 집을 사거나 재융자를 받기가 몹시 어려웠다.

모기지 융자 숨통 트여 집 살 수 있게 됐다
LA 등 집값 비싼 지역 주택 매입에 큰 도움
한도액 늘었지만 융자 자격은 더 까다로워져
다운 20% 이하면 크레딧 점수 700점 넘어야

연방 정부가 경기 경기 부양을 위해 일반 컨포밍 모기지 론(conforming loan)의 한도액을 대폭 높임으로써 집값이 비싼 지역의 바이어들도 집을 살 수 있게 됐다. 새 모기지는 예전에 비하면 ‘수퍼 사이즈’ 점보라 불러도 좋을 만큼 액수가 크다. 매입 또는 재융자하는 주택의 소재지에 따라 다르지만 FHA 보증 모기지 융자인 경우 3%를 다운하고 최고 72만9,750달러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으며 패니매와 프레디 맥이 보증하는 일반 컨포밍 융자도 최저 다운 10%면 최고 72만9,750달러(또는 해당 지역 중간 평균 가격의 125%)까지 융자를 받을 수 있다.


이 새로운 수퍼사이즈 컨포밍 론은 연방정부가 자본시장의 경색을 막기 위해 취한 경기부양책의 일환이며 한시적인 것이다. 지난 8월부터 글로벌 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부실이 다른 주택 융자로 확산될 것을 우려해 미국 모기지 채권을 기피하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점보 론으로 흘러야 할 자금은 고갈돼 버렸다.

점보 론(41만7,000달러 이상인 대출)은 일반 컨포밍 론보다 위험도가 높아 적용 이자율도 약간 높은데, 투자자들의 모기지 채권 기피로 점보 론 이자율이 지역에 따라서는 9%에서 10%까지 올랐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뉴잉글랜드, 애틀랜틱 중부주들, 플로리다 일부 지역에서는 바이어가 집을 매입하기가 아주 어려웠으며, 재융자 역시 몹시 어려웠다.

새로운 점보 컨포밍 론이 이용 가능해짐으로써 융자난이 해소되고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많은 홈 오너들이 싼 고정 이자율로 재융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번 한도액 인상은 한시적인 조치로 의회의 후속 입법이 없다면 2009년 1월1일을 기해 종료돼 한도액은 다시 원래대로 내려간다. 그렇게 되면 패니매 프레디맥이 보증하는 일반 컨포밍 융자는 41만7,000달러까지, FHA론은 36만2,790달러 한도내에서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수퍼 사이즈 일반 모기지 융자 자금이 마련돼 있을 때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수퍼 사이즈 일반 융자를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은 상당히 까다롭다. 예전 41만7,000달러 컴포밍 론을 받을 때와는 다르다. 패니매는 4월1일부터 고정 모기지를 최고 72만9,750달러까지 매입할 수 있게 됐지만, 새로운 ‘점보 컨포밍’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충족시키는 경우에 한한다.

▲미니멈 다운 페이먼트 10% ▲다운이 20% 이하인 경우 FICO 크레딧 점수가 최소 700점 이상이어야 한다. FICO가 아닌 비전통적 크레딧 기록은 수용하지 않는다. ▲세컨드 홈 및 투자용 부동산인 경우 최소 40%를 다운해야 하고 FICO점수도 660이상이어야 한다. ▲원금이 더 늘어나는 벌룬 또는 네거티브 상환 프로그램 융자도 허용되지 않는다. ▲가계 소득 대 부채 비율이 45%를 넘어서는 안 된다.

프레디맥의 융자 기준도 비슷하다. 단 프레디맥에서는 25% 이하 다운할 경우는 FICO 점수가 700점을 넘어야 한다.
적용 이자율도 기존 컨포밍 론 이자율만큼 싸지 않다. 기본 이자율(base rate)도 높고 ‘하락 지역(declining market)에서는 추가 비용도 붙어 어떤 경우는 이자율이 7.5%나 된다.

하락 지역이란 과거 주택 붐이 불었던 시장으로 캘리포니아와 동부 해안 지역이 해당된다. 이런 곳에서는 주택 가격이 높아 점보 론이 보통이며 또 가장 필요한 론도 점보다.

점보 컨포밍 론이 시행되면 실제로 어떤 도움이 될지 예를 들어 살펴보자. 플로리다주 네이플스는 컨포밍 점보가 3월말부터 이용 가능해졌는데 베이스 레이트는 6 7/8%지만, 하락 시장이며 여기에 다른 가격 조정을 감안하면 최종적으로 이자율 7 7/8%인 융자를 받게 된다.

기존의 41만7,000달러 이하의 론을 받을 때보다 엄청 높은 이자율을 지불해야 한다. 전통적인 론과 점보론의 이자율 차이는 보통 1/2% 였는데 신종 점보 컨포밍 론에서는 그 차이가 훨씬 크다.


LA처럼 집값이 비싼 지역에서는 융자가 일단 가능해져 도움이 되지만 이자가 높아 주택 시장 부양에 크게 기여하지는 못할 것이란 일부 비판도 없지 않다. 그러나 특히 FHA론은 패니나 프레디가 원하는 최소 10%보다 훨씬 낮은 다운으로 융자를 가능하게 해줘 아주 매력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LA에서 70만달러짜리 집을 3% 다운하고 30년 고정으로 6 1/2% 융자로 살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융자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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