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프리뷰의 중요성

2008-04-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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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봄의 기운이 여기저기서 느껴지는 지금, 현 부동산 시장은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조용하면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을 느낀다. 마치 호수 위에 떠있는 백조와도 같이 보이는 면은 고요하고 움직임이 없어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물밑에서는 많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봄이라는 계절적 요인도 작용하지만 주류사회의 움직임이라든지 에스크로 오픈 숫자 등이 그렇다.

지난 주말 7건의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을 손님들에게 설명하면 모두들 믿지 않는 모습이 역력하다. 매일 언론매체에서 부동산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뉴스들만 보도되니 더 많이 떨어질 것을 기다리거나, 바이어 마켓이니 최소 10% 이상 깎아서 살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온 손님들에게 바쁘고 많은 움직임이 있다고 말한들 믿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전체적인 마켓은 아직도 매매가 적고, 가격 또한 속도는 줄었지만 아직까지는 하향세다. 하지만 10~15%를 차지하는 은행차압 매물이나 숏세일, 그리고 일부 싸게 나온 매물들은 부동산 시장의 황금기였던 2003년에서 2005년 사이의 움직임같이 상당히 활발하게 움직인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매물의 가격이 조금만 싸게 나오면 2~3일 만에 오퍼가 3~4개씩 들어와 경쟁이 붙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즉, 주택을 구입하려는 준비된 바이어 중심으로 확실한 저가 매수세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고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더 크고 강하게 에이전트들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호수 밑에서 백조의 움직임을 보고 싶다면 집을 나서 주변을 보자! 조금은 달라진 것을 볼 것이다.

몇 달 전 손님에게 집을 보여주면서 경험한 ‘프리뷰’의 에피소드 두 가지를 이야기해 보겠다.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있어 손님에게 집을 보여주기 전에 미리 가서 집의 구조나 형태 또는 열쇠를 담아놓는 락박스의 위치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한데 이렇게 미리 가서 보는 것을 프리뷰라고 한다. 이 프리뷰를 안 할 경우 손님에게 안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데 집을 보여주면서 집도 한 번에 못 찾고 락박스 위치도 몰라 헤매고, 또 서류에는 방 4개로 나와 있어 4개라고 이야기 했는데 실제 가보면 방 3개에 덴이 있는 경우도 있고 이러한 모습들은 누가 봐도 프로페셔널하게 안보일 것임에는 말할 필요도 없다.

물론 너무 바쁜 경우나 너무나 그 지역과 집들의 구조를 잘 알아서 프리뷰를 할 필요가 없다고 느끼는 에이전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리뷰를 한 것과 안 한 것에는 정말 큰 차이가 있다. 오랜 경험이 있는 에이전트들은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필자 역시 바쁘다는 핑계로 또는 게을러서 프리뷰를 못하고 집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문제없이 넘어간 경우도 많았지만 실수를 해서 손님에게 창피한 일도 있었다.

첫 번째로 집을 보여주기 전날 늦은 회식으로 아침에 늦게 일어나 프리뷰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집의 위치와 락박스 위치는 서둘러 확인하고 손님을 만났는데 그만 첫 번째 집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강아지가 2마리 있는 집이었는데 MLS 서류에는 잘 훈련된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가 집에 있으니 알고 가라는 문구가 있어 손님에게 이 집에는 작고 귀여운 강아지 두 마리가 있으니 무서워 말고 들어가서 보면 된다고 하고 문을 열었다.

그런데 문을 열자 사람 크기만 한 두 마리의 개가 어슬렁거리고 다가오는 것이 아닌가. 그 다음 장면은 여러분의 상상력에 맡기겠다. 필자는 귀여운 강아지면 조그마한 강아지를 떠올렸는데 막상 우리를 맞이한 건 실로 엄청난 크기의 개 2마리였으니 손님도 손님이지만 필자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날 집 보여주는 것 역시 엉망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다행히 그 손님과 친하게 되어 나에게 집을 샀지만 아직도 가끔 전화를 하시면 농담으로 귀여운 강아지에 대해서 말씀하시곤 한다.

두 번째 역시 비슷한 경우인데 그날 다섯 집을 보여드리기 위해 프리뷰를 하다 그만 두 집은 사정상 못 보았다. 큰 뒷마당을 원하시는 분이었는데 기록에는 땅 면적이 1만5,000스퀘어피트로 되어있어 자신 있게 보여드리는데 막상 뒷마당으로 나가보니 5,000스퀘어피트 될까 말까 하는 집이었다. 경사가 있어 면적을 다 깎아먹은 것이다. 아뿔싸 했지만 이미 프리뷰를 안 한 게 들통 난 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에이전트에게 하고 싶은 말은 프리뷰의 중요성과 부지런한 사람이 그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으니 손님이 있으나 없으나 꾸준하게 집을 보는 것이 에이전트의 자산이라는 것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818)357-7694
에릭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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