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성시대의 패션- 부활절과 하얀색

2008-03-2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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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이 되면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치는 부활절 기간이 있습니다.
개신교와 가톨릭을 막론하고 부활주간, 고난주간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에 대한 사랑의 희생과 부활을 기리는 기간으로 성스러운 시기로 간주하고 교회마다 행사를 합니다.
반드시 기독교가 아니더라도 이 시기는 만물이 소생하는 봄으로 부활의 의미와 맞아 떨어집니다. 초대 교회는 부활시기에 세례를 받은 성도들에 한해 흰색의 예복을 입게 하였으며 이미 세례를 받은 사람들도 새 생명을 얻음을 축하하는 뜻으로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부활절 행렬에 참석하도록 하였습니다.
부활 의상의 시초인 하얀색은 생명과 순수함을 표현하고 신성함을 상징합니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모든 색을 반사시켰을 경우 나타나는 색 역시 하얀색 입니다.
패션에서 하얀색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색으로 비중 역시 그 어떤 색보다도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꽃 중에서 하얀색이 두드러지는 백합이 있습니다. 성경에서 백합은 아름다움과 착함을 상징하며 이러한 백합을 부활절 상징으로 처음 사용한 나라는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입니다. 백합은 부활절을 상징하는 장식으로 많이 사용됩니다. 장식 역시 착용하지는 않지만 패션의 일부분이며 어떤 행사를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중심 역할을 합니다.
요즘은 시대가 변해 모든 상품이 컬러화 되었지만 오랫동안 가장 싫증을 느끼지 않는 색은 역시 하얀색 입니다.
부모님의 품을 벗어나 새로운 가정을 시작하는 신부가 예식에 입는 드레스 역시 하얀색이 기본입니다. 그것도 새로 태어나는 부활이라는 의미로 볼 때, 신부의 순결함을 표현할 때 가장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하얀색은 우리 일상에서 가장 바탕이 되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얀색의 의상에는 어떤 색깔의 액세서리를 착용해도 그것이 돋보이게 됩니다. 즉, 어느 컬러라도 매치를 시킬 수 있고 포용할 수 있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봄은 잠들어 있던 모든 것이 깨어나고 씨앗이 움트는 창조와 부활의 계절입니다. 캘리포니아도 예년에 비해 조금 늦은 감이 있으나 이제 봄의 시기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아마 누구나 옷장을 열어보면 하얀색 옷이 하나씩은 걸려 있으리라 짐작합니다. 그것이 재킷이거나 블라우스거나 상관이 없고 팬츠나 치마라도 괜찮습니다.
올 봄에는 자신이 보관하거나 즐겨 입던 하얀색 옷을 다시 한번 쳐다봅시다. 그거 깨끗한 맛에 사 두었고 입었던 옷이 아니라 그 색이 지니고 있는 의미를 생각하면 오래된 옷이라도 새로운 느낌을 받을 것 입니다.
한 겨울의 추웠고 쓸쓸했던 느낌을 벗어 던지고 새로 태어난다는 의미에서 하얀색 옷을 입어보며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찾아봅시다. 액센트를 주는 화려한 스카프의 착용이나 금·은빛의 브로치, 혹은 검정색 벨트라도 상관없습니다. 순결하고 고고한 마음으로 보관했던 하얀색 옷을 꺼내 자신의 개성이 돋보이는 액세서리를 얹어 본다면 예전과 다른 새로운 느낌의 패션을 거울을 통해 볼 수 있을 겁니다.
패션이란 반드시 새로운 것이거나 화려한 것일 필요는 없습니다. 계절에 맞는 색깔과 그것에 더해지는 치장의 감각만 있다면 누구나 옷을 잘 입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봄에는 생동감 있는 색상으로 구성된 여러 가지 패션이 등장합니다. 그러나 올 봄에는 순결하고 깨끗한 흰색을 위주로 그것을 돋보이게 해주는 색깔 있는 액세서리로 깨끗하고 생동감 있는 개성적 패션을 창출해 봅시다.
소니아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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