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은행들 ‘딜레마’

2008-03-1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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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 늘려야겠고 부실대출은 줄여야겠고...”

한인 은행들이 대출 딜레마에 빠져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은행들마다 대출 심사를 강화하면서 부실 대출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은행의 수익 사업인 대출이 위축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 은행들은 부실의 위험성이 높은 업종이나 대출에 대해 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담보를 중시했던 예전과 달리 고객들의 상환 능력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심지어 부동산 담보가 있더라도 현금 유동성이 있는 지 꼼꼼하게 챙기고 있다.

개인의 크레딧은 물론 도덕성까지 점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동안 ‘묻지마 대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돈을 빌리기 쉬웠던 시절이 지난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대출 심사를 강화하다보니 은행의 수익 사업인 대출이 축소되거나 성장이 주춤해지고 있다. 올들어 일부 은행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한인 은행들이 대출 규모가 줄었다고 밝혔다.


나라은행의 경우 10만달러 미만의 소규모 대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정도 줄었으며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상업용부동산 신규 대출이 예년에 비해 줄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의 조용권 부장은 “예전보다 고객의 상환능력과 비즈니스 전망에 대한 심사가 강화된 것은 사실”이라며 “금리 인하로 리파이낸싱 수요는 늘어나면서 전체적으로는 늘어난 셈”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최근 연방금리는 계속 낮아지고 있어 은행입장에서는 예금보다는 대출 확대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한인 은행들이 겪고 있는 대출 딜레마이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해 9월 이후 5차례의 금리 인하를 통해 기준금리를 3%로 내렸으며 조만간 1%포인트를 전격 인하해 금리를 2%로 낮출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나라은행의 김규성 동부지역 본부장은 “한마디로 은행이 돈을 풀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은 늘리면서 부실 대출을 줄이는 방법을 찾다보니 은행들이 우량 고객을 찾아나서는 일이 많아졌다.

뉴뱅크의 한근택 행장은 “우량 고객들에 대한 관리는 물론 크레딧이 좋은 신규 고객들에게 좋은 조건의 대출 기준을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은행마다 우량 고객에 대해서는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대출 이자 인하를 통한 경쟁도 마다하지 않는다.

나라은행의 김 본부장은 “1/4분기 대출 실적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한인 은행들의 비즈니스 대출이 대체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 크레딧과 현금 유동성 확보가 비즈니스 대출의 주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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