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현장에서-숏세일과 차압

2008-03-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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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 바이어들의 움직임을 확인하고자 지난 주말 LA 북쪽 밸리와 발렌시아의 새집 분양 지역을 둘러보았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50채 이상 분양하는 세일즈 오피스에는 많게는 4명까지 근무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2명이 보통이고 1명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도 있었다. 많은 건설사들이 재고를 줄이기 위해 분양시기를 늦추고 있으며, 감원을 통해 경비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새집에 관한 바이어들의 관심도는 여전히 높지만 가격 면에서 은행차압 매물이나 숏 세일 매물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크레딧을 제공하고도 분양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현재의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이러한 은행차압 매물이나 숏 세일 매물들이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소화되는지에 따라 향후 시장의 성패가 좌우될 것 같은 상황이다.
현재 마켓의 가장 큰 특징은 바이어들이 숏 세일이나 은행 차압 매물을 사야 잘 사는 것이고 정상 매물을 사면 손해 본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는 것이다. 에이전트들 역시 손님의 기호에 맞추어 이러한 매물들만 모아 집을 보여주고 이러한 매물들에 관해 많은 지식을 갖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물론 이러한 숏 세일 매물이 집의 상태까지 감안할 때 과연 싸고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일단은 많은 사람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인식이 있어 인기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숏 세일 매물들은 에스크로가 잘 종료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바이어와 셀러는 많지 않은 것 같다. 간혹 페이먼트를 못 내는 소유주에게 무턱대고 숏 세일을 권하는 에이전트도 있어 에이전트의 선택에도 신중할 것을 권한다.
숏 세일은 셀러에 대한 면죄부가 아님을 정확하게 인식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할 것 같다. 다수의 셀러들은 숏 세일을 하면 크레딧은 어느 정도 망가져도 집에 관한 모든 빛으로부터 해방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숏 세일은 할 수 있는 조건이 있고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숏 세일에 관한 결정은 융자를 가지고 있는 렌더(은행)가 결정한다는 것이다. 융자한 곳이 한 군데(1차 융자-보통 집값의 80%)이면 문제가 그리 복잡하지 않지만 융자를 2차, 3차, 또는 그 이상 했다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숏 세일을 한 번이라도 해본 경험이 있는 에이전트라면 예전에 비해서 렌더의 숏 세일 조건이 완화되긴 했지만 각 렌더마다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아직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숏 세일은 일단 오퍼를 넣고 난 후 리스팅 에이전트가 렌더로부터 승인 받기까지 적게는 3~4주, 길게는 6~7주 이상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러한 오랜 시간 후에 답변을 얻어 에스크로가 열린다고 해도 에스크로 기간이 30~45일이 필요하며 마지막으로 렌더에 투자한 투자가들의 최종 승인을 얻어야 에스크로를 종료할 수 있다.
그래서 오퍼를 넣고 운이 좋아 끝까지 에스크로를 마치는 데는 최소 2개월에서 그 이상의 시간을 예상해야 한다. 만약에 오퍼가 경쟁이 붙어 다른 오퍼에 밀린다든가 시간이 더 지체되는 경우, 그리고 셀러에게 렌더가 일정 부분 책임을 물을 때 셀러가 동의하지 않는 경우 등 많은 변수가 있으며 이 모두 변수가 최소 3~4주 후에나 결과를 알 수 있어 결과가 좋지 못하다면 바이어뿐 아니라 에이전트에게도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라 할 수 있다.
일부 리스팅 에이전트는 무조건 오퍼를 받기 위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리스팅을 올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한 경우 오퍼를 받아도 거의 100% 가까이 렌더에게서 거절당한다고 보면 된다.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 시세까지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신중하게 마켓에 올리기를 바란다.
이에 비해서 은행차압 매물(일반적으로 REO 매물)은 오퍼를 넣으면 일반 매물과 거의 같은 기간에 답을 얻을 수 있고 에스크로도 종료할 수 있어 더욱 추천할 만하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집에 문제가 있는 경우 숏 세일 매물에 비해 렌더가 수리를 해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경우는 홈 인스펙터의 꼼꼼한 점검과 이사 후 들어갈 추가비용을 예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얼마 후면 컨포밍 융자 금액이 41만7,000달러에서 거의 73만달러까지 한시적으로 확대된다. 일부는 많은 기대를, 일부는 많은 우려를 나타내지만 중간 가격대의 주택 구입을 계획하고 있는 잠재적 바이어에게는 희소식이라 하겠다.
(818)357-7694
에릭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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