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요즘 집 사는 사람들은 누구?

2008-02-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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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바이어 ‘젊은 백인커플’

요즘 집 앞 뜰에 포세일 사인을 걸어놓으면 누가 찾아와 노크를 할까. 전국 부동산협회가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젊고 백인이며 아이가 없는 결혼한 커플이 전형적인 바이어다.
이 보고서는 최근 주택시장이 심각하게 하락했지만 바이어들의 면면에는 큰 변화가 없으며 단지 그 수가 크게 줄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뛰고 있는 에이전트들의 감각은 약간 다른 점도 있다.

현장의 에이전트들
“바이어 면면 변하고 구매행태 큰 변화”
집 선별 기준 깐깐 여유있게 둘러봐
싱글 여성 비율 20%로 여전히 많아


시장 하락으로 인해 바이어들도 좀 변했으며 특히 구매행태에는 큰 변화가 있다고 이들은 전한다. 젊은 바이어와 첫 주택 구입자들이 많이 늘었으며 바이어들의 샤핑이 까다롭게 변했다는 것이다. 요즘 바이어들은 집을 선별하는 기준도 높아졌고 결정을 내리기 전 훨씬 많은 집을 둘러본다. 고를 물건이 훨씬 많아졌기에 가능해진 변화다.
부동산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싱글과 유색인종 그룹의 주택 소유는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소수이며 메이저 바이어 그룹은 싱글 여성이다. 전체 바이어의 20%를 차지하며 지난 수년간 이 비율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싱글 남성도 거의 고정적으로 9%를 유지하고 있고 흑인이 주택 매입 인구의 7%를 점한다. 히스패닉과 라티노가 6%, 아시안 및 태평양 연안국 바이어가 5%다.
바이어의 소득은 많이 높아졌다. 지난해 바이어들의 반 이상이 가계소득 7만4,000달러를 넘었고 중간 평균 21만5,000달러의 집을 매입했다. 첫 주택 매입자는 평균 20만2,265달러의 모기지 융자를 받았고, 두 번 이상 매입한 바이어들의 경우는 23만3,433달러였다.
바이어 수는 크게 줄었다. 지난 3년간 꾸준히 그 수가 줄었는데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주택 판매는 22.7%나 줄었다. 주택시장이 둔화된 것은 분명하다. 시장 악화로 융자 자격이 까다로워져 젊은 바이어와 첫 주택 매입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다.
투기 목적의 투자자가 사라지고 로 다운페이먼트 론과 같은 비전통적 모기지, 점보 론이 확연하게 줄어든 것도 변화다. 전매가 성행했지만 지금은 투기꾼들이 사라졌고, 더 많은 다운에 융자도 까다로워졌다.
바이어들의 구매행동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많은 지역에서 선택의 여지가 많아졌고 가격도 낮아졌기 때문에 바이어들의 입맛이 한층 까다로워졌다. 콜드웰뱅커의 한 에이전트는 100개가 넘는 리스팅을 꺼내 보는 바이어도 있었다고 전한다.
이런 사정이기 때문에 집에 작은 흠이라도 있으면 바이어들은 즉각 샤핑 리스트에서 지워버린다. 한 젊은 바이어는 “큰 투자인데 찾을 만큼 찾아보고 사야지 단번에 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집의 상태와 위치는 과거보다 더 중요해졌다. 불과 2년 전 집이 부족했을 때는 어디 있든 잘 팔렸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새로 지은 집이든 헌집이든 널려 있기 때문에 바이어들이 요구하는 정도가 한층 높아졌고 마음에 들어도 더 완벽한 집을 찾을 때까지 여유를 한껏 부리고 있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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