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레마을 이야기-가지치기

2008-02-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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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나무 가지치기가 끝난 뒤 이번 주부터는 잘려진 가지들을 잘게 부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초에 나뭇가지를 잘게 부수는 기계를 하나 샀는데, 그 기계는 나무를 집어넣는 입구와 나무가 잘게 부셔져서 나가는 출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기계는 기계 자체에 동력이 없어서 트랙터 뒤에 달아서 트랙터의 동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잘라놓은 가지들은 저마다 가지각색을 모습을 가지고 있고 굵기도 서로 다릅니다.
그러나 기계를 통해서 나오는 모습은 같습니다. 잘게 부셔져 나오는 것들은 톱밥보다는 훨씬 굵지만 이것들은 대체로 나무 주변에 뿌리거나 화단에 뿌려서 썩으면서 거름이 되기도 하고 잡초가 올라오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도 합니다.
과일나무 가지치기 하는 것은 나무로 하여금 열매를 잘 맺게 하고 나무도 균형 있게 자라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래서 쓸데없다고 생각되는 곁가지나, 안으로 너무 들어간 가지, 위로 너무 곧게 치솟아 올라간 도장지 등을 잘라내는 것입니다. 이런 쓸데없는 가지들을 잘게 부수고 나무주변에 뿌려 놓고 갈아엎으면 이것은 땅속에서 썩으면서 좋은 거름이 됩니다.
가지치기를 하면서 우리는 우리 속에 있는 쓸데없는 곁가지나, 안으로 지나치게 뻗어서 우리의 삶을 아름답지 못하게 하는 가지들, 아무런 열매도 맺지 못하면서 위로만 계속 뻗어 올라가는 도장지 같은 것들을 잘라내기를 희망하면서 저녁마다 모여 우리 속에 잘라내야 될 가지들이 무엇인지를 보려고 했었지요.
이런 가지들은 대개가 우리로 하여금 행복하게 살지 못하도록 하는 부정적인 것들로서, 쓸데없는 욕심과 집착, 미움과 질투, 교만과 자랑하고 싶어 하는 마음들, 지나친 우월감과 지나친 열등감등 입니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쓰레기들은 자연을 망가뜨리고 오염시키지만 자연이 만들어내는 쓰레기들은 그것은 자연을 위한 거름이 됩니다. 쓸데없는 가지들도 잘게 부수어 땅에 넣으면 거름이 됩니다.
집이 낡아 무너지게 되면 그것은 거대한 쓰레기가 되어 쓰레기장에서 땅 속에 묻히게 되는데 이것으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그러나 농사하다가 생기는 쓰레기들은 대부분 땅으로 되돌아가서 거름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들을 행복하게 살지 못하도록 하는 마음속의 쓸데없는 가지들도 그것을 잘 잘라내고 그것들이 우리들이 성장하는 거름으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일 것입니다.
우리들에게 있어서 거름이 되는 과정은 우리의 삶을 잘 들여다보고 반성하면서 화해와 용서로 나아가는 과정입니다. 잘라내는 과정인 회개와 반성은 우리의 내면세계를 풍요롭게 할 뿐만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를 더욱 풍성하게 할 것입니다.
두레마을에 들어와서 내면의 성장을 위해 헌신하면서 사실 분들이나, 몸과 마음을 회복하면서 좀 더 나은 인생을 살기를 원하시는 분들은 이메일이나 전화를 주시면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조규백 <목사>
e-mail gyubaik@hanmail.net (661)319-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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