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08년 봄·여름 컬렉션 오트 쿠튀르 (2)

2008-02-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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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봄·여름  컬렉션  오트 쿠튀르 (2)

반세기에 가까운 발렌티노의 패션 인생에서 그가 가장 즐겨 썼던 색깔은 ‘레드’였다. 패션계 거장 발렌티노가 똑같은 디자인의 레드 드레스를 입은 모델 30명에 둘러싸여 작별을 고하고 있다.

2008년  봄·여름  컬렉션  오트 쿠튀르 (2)

모자인지 머리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만큼 과장된 헤어스타일에 반짝이는 장식이 황실에서나 어울릴 법한 디올의 황금빛 드레스.

강렬한 레드 화려함의 극치

“나는 여성 예찬론자이다. 그녀들은 물론 남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는 매혹적이며 우아한 옷을 만드는데 열중한다. 그리고 패션계를 떠나는 지금 나는 행복의 절정에 있다.” 패션 거장 발렌티노(Valentino)의 고별 무대는 역시 우아함의 극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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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를 듬뿍 느낄 수 있는 발렌티노의 드레스.


강렬한 레드 드레스를 입은 모델 30명이 로댕 뮤지엄에 설치된 무대에 서고 그 사이로 만면에 웃음을 띤 발렌티노가 걸어 나왔다. 유행에 편승하기보다는 기품 있는 아름다움을 중시했던 발렌티노의 드레스는 보는 것만으로도 여성스러움을 만끽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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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터질 듯 화려한 꽃망울 같은 라크르와의 드레스.

특히 발렌티노가 45여년간 가장 즐겨 쓰던 컬러 레드에 둘러싸인 그의 고별 무대는 ‘레드 카펫의 킹’이란 찬사를 남겼다. 발렌티노의 고별 무대가 열리기 전 패션쇼 참가자들을 한껏 부풀게 한 컬렉션은 패션계 수퍼스타 존 갈리아노의 크리스찬 디올(Dior)이었다. 디올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60주년을 맞이했던 지난해 최대 매출액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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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의 오묘한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낸 라크르와의 정장.

한 고객이 구매한 디올 의상이 50만 달러에 달한다는 발표도 있었다. 패션계의 기대 속에 열렸던 2008년 봄/여름 오트 쿠튀르 디올 패션쇼는 갈리아노 특유의 상상력이 충분히 발휘된 화려함의 극치였다. 모델들은 하나같이 모자를 쓴 듯 과장된 헤어스타일과 황금빛, 레오퍼드 프린트, 퍼플 플라워 무늬의 고풍스런 드레스를 선보였고, 비드 장식에만 10만달러를 쏟아 부었다는 화려한 색감의 칵테일 드레스를 선보여 혀를 내두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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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렌티노 패션쇼에 등장한 모델이 귀부인의 초상화를 현실에 옮겨놓은 듯하다.

쿠튀르의 대가 크리스찬 라크르와(Lacroix) 역시 알록달록 강렬한 원색을 사용한 꽃망울 드레스, 허리를 꽉 조이고 어깨와 힙 선을 강조한 원피스, 요조숙녀 그 자체인 우아한 정장 등을 선보였다.

<글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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