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네 멋대로 해라’

2007-11-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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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날건달과 미국여인의 좌충우돌
장 폴 벨몽도·진 시버그 콤비 환상연기

프랑스 영화의 뉴웨이브의 효시작인 1960년산 흑백영화로 장-뤽 고다르의 데뷔작이다. 이 영화로 인해 세계 영화사는 혁신적인 새 국면을 맞게 되는데 그래서 ‘브레스리스’ 전의 영화가 있었고 ‘브레스리스’ 후의 영화가 있었다”는 말까지 생겼다. 치장하지 않고 자유분방하다 못해 제멋대로이며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태도를 지닌 범죄영화다. 특히 멋있는 것은 이 영화로 빅스타가 된 두꺼운 입술의 코주부 장-폴 벨몽도의 아이 어른 같은 태도와 연기. 끊임없이 입 한쪽에 담배를 물고 무정부주의적이자 염세적인 태도로 무책임하고 목표 없는 파리에서의 일상을 내버리는 듯한 그의 연기는 정말로 멋있다.
그리고 이와 함께 바싹 깎은 머리에 청순하면서도 깜찍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박한 미국 여자로 나온 진 시버그도 늘 이 영화로 기억된다. 벨몽도와 시버그가 벨몽도의 친구 아파트에서 희롱하고 섹스 하는 오랜 장면은 길이 기억에 남는 것이다.
충동적으로 사는 파리의 날건달 미셸(벨몽도)은 마르세유에서 훔친 차를 타고 파리로 질주한다. 미셸은 도중에 과속으로 자기를 체포하려는 경찰을 총으로 쏴 죽인다. 그리고도 그는 눈 하나 깜짝 않는다. 그는 또 따가운 태양을 향해서도 마치 아이가 딱총 장난하듯 총 쏘는 흉내를 낸다.
파리에 돌아온 미셸은 샹젤리제 거리에서 뉴욕 헤럴드 트리뷴을 파는 애인 패트리샤(시버그)에게 함께 로마로 가자고 보챈다. 한편 미셸의 경찰 살해사건은 신문에 대서특필 된다. 패트리샤는 미셸의 아기를 임신했지만 미셸을 믿을 수가 없어 그에게 긴 약속을 못한다.
한편 사건을 담당한 형사 비탈은 패트리샤를 찾아와 미셸 체포에 협조를 안 하면 여권을 압수하겠다고 겁을 준다. 이튿날 아침 패트리샤는 비탈에게 미셸의 소재지를 고발한다. 거리에서 친구 안토니오로부터 도주 자금을 받은 미셸을 발견한 비탈이 도주하는 미셸의 등 뒤로 총을 쏜다. 한참을 비틀거리며 도주하던 미셸은 입에 담배를 문채 쓰러진다. 죽어가는 미셸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패트리샤. 그리고 미셸은 “진짜로 역겹네”라는 마지막 말과 함께 숨진다. 2장 디스크 DVD(40달러)가 Criterion에 의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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