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가 절정을 이루는 10월이 돌아왔다. 이 달은 호두가 가장 맛있게 익는 달이다.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호두를 갖고 왜 호들갑이냐고 그럴지 모르겠지만 갓 재배한 ‘햇 호두’와 몇 달 동안 묵어 둔 호두는 맛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즉 갓 딴 호두는 부드러우면서 세심한 맛이 숨어 있다. 그러나 일단 재배된 뒤 시간이 지나면 이 미묘한 맛이 점점 사라지고 견과류의 풍미만 짙어진다. 호두의 가장 흔한 종류는 잉글리시 월넛(English walnut)으로 페르시안 월넛이라고도 불린다. 재미있는 것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 호두를 구입한다 해도 캘리포니아산일 확률이 높은데, 전 세계 호두의 3분의2가 캘리포니아에서 재배되기 때문이다.

<왜 좋은 가>
씁쓸하면서도 달콤하고 또 고소하면서도 풍부한 호두는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난 식품으로 그 활용법은 무궁무진하다. 케익 반죽에 넣으면 텍스처와 맛을 풍부하게 해 주며 파스타나 샐러드에 넣어주면 평범한 요리도 특별한 요리로 단번에 업그레이드 시켜 준다.
호두는 비타민과 식이섬유, 단백질, 오메가 3지방산, 산화방지 성분이 가득한 영양 덩어리다. 꾸준히 섭취하면 심장관련 질환과 당뇨병, 발작, 암, 고혈압, 파킨슨 병, 비만, 만성우울증, 알츠하이머, 관절염, 골다공증 등에 효과가 있다.

<구입 및 보관 요령>
호두는 수퍼마켓 혹은 스페셜티 푸드 스토어에서 언제든지 구할 수 있다. 껍질을 깐 호두는 수확기간인 가을에만 대량으로 판매된다. 껍질을 까지 않은 채 판매되는 것은 사이즈에 비해 무거운 것들을 고른다. 껍질이 부서졌거나 구멍이 있거나 얼룩이 있는 것은 좋지 않으므로 피한다.
구입한 뒤에는 껍질이 있는 것이든 없는 것이든 밀폐용기에 넣고 냉장고 혹은 냉동실에 보관해야 신선하다. 요리를 하거나 먹기 직전까지 껍질을 부수지 않는다.

■ 호두와 브라컬리, 페코리노 페니

호두를 요리에 사용할 때 주로 토스트한 호두를 사용한다. 호두를 토스트 하는 요령은 단시간에 빨리 볶아내는 것. 호두 본연의 풍미를 최대한 살아나게 하기 위함이다. 베이킹 시트에 호두를 넣고 350도 오븐에서 8~10분간 구워낸다. 옅은 갈색이 되거나 짙은 향을 내면 적당히 구워진 것이다.



▲재료: 올리브 오일 1/4컵, 리크(leek·부추의 일종) 송송 썬 것 2 1/2컵, 브라컬리 큰 것 2개 삶아서 큼지막하게 썬 것, 마늘 4쪽, 베지터블 브로스(vegetable broth) 3/4컵, 위핑 크림 1/3컵, 레몬 껍질 간 것 1큰술, 페코리노 로마노(pecorino romano) 치즈 간 것 1컵, 소금과 후추 약간씩, 페니 1파운드, 호두 반으로 잘라 토스트 한 것 1 1/2컵

▲만들기: 커다란 냄비를 중불에 올리고 기름을 넣고 데운다. 리크를 넣고 부드러워지고 갈색이 될 때까지 약 5분간 볶는다. 여기에 브로콜리를 넣고 역시 3분간 볶아준다. 마늘을 넣고 1분 더 볶은 뒤 베지터블 브로스와 위핑 크림, 레몬 껍질, 치즈 간 것 1/3컵을 넣는다.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끓는 물에 소금을 살짝 뿌리고 파스타를 너무 익지 않게 삶는다. 파스타 삶은 물을 따라내는데, 1컵은 따로 남겨둔다. 파스타를 다시 냄비로 옮긴다. 브로콜리와 호두 믹스처를 넣고 파스타 삶은 물을 한 스푼씩 넣어가며 적당히 부드러워 지도록 섞는다. 파스타를 접시에 옮겨 담고 치즈 남은 것을 뿌려서 서브한다.

■이 밖에 호두 즐기기

▲치즈 플레이트에 곁들여 폼 나게 즐기기
토스트 호두를 부순 뒤 그 위에 염소 치즈를 올리고 타임과 파슬리 다진 것, 저민 마늘을 올린다. 여기에 올리브 오일을 뿌려준 뒤 커다란 플레터에 바게뜨 빵, 사과, 말린 애프리 컷 등과 함께 서브한다.

▲팬케익에 즐기기
팬케익 반죽을 냄비에 담을 때 토스트 호두 조각과 바나나 슬라이스를 넣어주면 색다른 맛의 팬케익이 완성된다.

▲아이스크림 타핑으로 즐기기
메이플 시럽과 버터, 너트메그(nutmeg)를 조그만 냄비에 넣고 끈적거릴 때까지 끓인다. 토스트 호두 조각 부순 것을 넣어준다. 바닐라 혹은 커피 아이스크림 스쿱 위에 얹어 먹는다.

▲샌드위치에 넣어 즐기기
모짜렐라와 고르곤졸라(gorgonzola), 호두 부순 것, 배 슬라이스 한 것을 식빵 위에 차곡차곡 쌓는다. 기름을 두른 냄비 위에 놓고 치즈가 녹을 때까지 익혀 먹는다.

<홍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