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0대엔 향수… 20대엔 새유행

2007-10-0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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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에 레트로(retro) 열풍이 불고 있다.
영화계와 가요계를 통틀어 복고 바람이 거세다. 1970,1980년대 음악들이 영화 속에서, 대중가요 안에서 새롭게 부활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양수경의 <사랑은 창 밖의 빗물 같아요>, 옥슨80의 <불놀이야> 한대수의 <꿈의 나라로>, 릴리시스터즈의 <짝사랑> 등이 영화의 주요 장면에 등장한다.

가요계에서는 원더걸스의 , 빅뱅의 <거짓말> 등이 ‘뿅뿅’ 전자음이 섞인 디스코풍으로 30대에게는 향수를,20대에게는 새로움을 전해주고 있다.


#레트로 음악 쓰임, 하나=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하여

1970,1980년대 음악들은 사랑이 시작될 때 자주 등장한다. 복잡한 코드와 악기로 ‘꽉 찬’ 요즘 음악이 주는 압박 대신 여백의 미를 살려둔 당시의 음악은 담백한 맛 덕분에 풋풋하게 사랑이 시작되는 장면에는 제격이다.

1980년대 양수경이 다소 처연한 목소리로 불렀던 <사랑은 창 밖의 빗물 같아요>는 로맨틱 코미디 중 멜로 라인이 시작될 때 중요하게 쓰였다. 최근 개봉한 정려원 봉태규 주연의 영화 <두 얼굴의 여친>(감독 이석훈ㆍ제작 화인웍스)에서 이 노래가 아니(정려원)와 구창(봉태규)의 첫 데이트에 중요 테마로 깔린다.

1980년대생들에게는 신곡처럼 여겨질 법한 이 노래는 아니가 구창에게 “수경이 언니가 왜 사랑을 창 밖의 빗물 같다고 한 줄 알아? 빗물과 사랑은 증발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그래도 사랑 할래?”라고 묻는 대사와 어우러져 새롭게 태어났다.

임수정 황정민 주연의 영화 <행복>(감독 허진호ㆍ제작 영화사 집, 라이필름ㆍ3일 개봉)에서는 1970년대 릴리시스터즈의 <짝사랑>이 황정민의 기타 연주로 거듭난다. 황정민이 요양원에서 임수정에게 기타를 쳐 주며 “왜 그런지 가슴이 두근거려요. 그녀만 보면, 그녀만 보면”이라고 노래를 불러 임수정으로부터 “같이 살래요?”라는 프러포즈를 유도해내게 된다.

#레트로 음악 쓰임, 둘=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레트로 음악이 주는 ‘익숙한 낯설음’이 역설적으로 이용되는 경우도 꽤 된다. 실험적인 곡이 주는 거부감을 줄이고,요즘 유행가가 주는 구태의연함을 벗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상황과는 오히려 반대 분위기의 노래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전략 또한 환영 받고 있다.


중년 남자들의 밴드 재결성기를 다룬 영화 <즐거운 인생>(감독 이준익ㆍ제작 영화사 아침,타이거픽쳐스)에서는 <불놀이야>가 등장한다. 대학시절 밴드 활화산을 다시 결성한다는 내용이니 만큼 밴드 음악이 주를 이루던 시절의 음악이 빠질 수 없었을 터.

흥겨운 분위기의 옥슨80의 <불놀이야>는 혁수(김상호)의 이혼 결정 이후 친구들과 눈물을 머금고 마음을 달랠 때 쓰인다. 혁수와 친구들은 혁수의 상한 마음을 술로 달래주는 대신 <불놀이야>를 연주하고 부르며 슬픔을 승화시키는데 쓰인다. <행복>에서는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가 마지막 장면에 쓰였다.

요양원에서 사랑을 나누지만 황정민의 완쾌로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는 그들의 마지막에 ‘행복의 나라로’가 쓰인 것은 맞지 않아 보이지만 그래서 씁쓸한 마음이 더 크게 느껴지고 진한 여운을 남겼다.

#레트로 음악 쓰임, 셋=아,옛날이여!

가요계 역시 복고 열풍이다. 그룹 원더걸스는 일명 ‘쫄바지’에 손가락으로 허공을 찌르는 ‘권총춤’을 내세운 디스코 로 흥을 돋우고 있다. 이 노래는 박진영이 자신의 히트곡 <그녀는 예뻤다>의 디스코 붐을 재현하고 싶어 만든 곡이고 1986~1992년생인 원더걸스 멤버들은 디스코 시절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매우 즐거워했다.

최근 5주째 정상을 달리고 있는 빅뱅의 <거짓말>은 디스코풍의 테크노음악으로 1980년대 롤러스케이트장에서 듣던 음악의 업그레이드판이라고 할 만 하다.

당시를 향수하는 이들에게는 흐뭇한 추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타임머신이 되어주고, 젊은 세대에게는 키치 문화와 같은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옛 것을 향한 향수는 더욱 강해지는 법. 때문에 연예계의 이 같은 레트로 열풍이 계속될지 연예계의 눈과 귀가 쏠려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거에 의존해 새로운 창작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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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원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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