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서푼짜리 오페라’

2007-09-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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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지하세계 삶 통해 사회상 비판
18세기 풍자극 ‘거지들의 오페라’원작

18세기 영국의 풍자극 ‘거지들의 오페라’가 원작으로 시간대를 1890년대의 런던으로 잡아당긴 1931년산 독일영화다. 이 작품은 영화가 나오기 몇 년 전 독일의 오페라 작곡가 쿠르트 바일이 작곡하고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대본을 쓴 뮤지컬 ‘서푼짜리 오페라’로 만들어져 빅히트를 했다. 이 영화는 이런 노래가 있는 연극을 영상화한 것으로 작품의 주인공 매키 ‘칼잡이’ 메서의 노래인 ‘칼잡이 맥’(Mac the Knife)은 인기 팝가수 바비 다린이 불러 크게 유행했었다. 감독은 ‘판도라의 상자’를 만든 독일 표현주의의 대표감독인 G.W. 팝스트로 영화는 런던 지하세계의 어두운 범죄자들의 삶을 통해 가난과 범죄에 관해 사회적 정치적으로 비판을 하고 있다.
매키 메서는 지하 범죄집단의 두목으로 별명이 ‘칼잡이’다. 그런데 매키가 자신의 색주가 여인인 애인 제니를 버리고 거지들의 왕초로 지하세계의 영웅인 피첨의 딸 폴리를 사랑, 폴리와 결혼하기로 결심하면서 극의 내용이 추진력을 얻게 된다.
피첨은 매키와 딸의 결혼을 반대, 부패한 경찰서장인 타이거 브라운에게 매키를 잡아 교수대에 보내지 않으면 곧 다가 올 여왕의 대관식 날 수 많은 거지 떼를 풀어 거리에서 시위를 하게 만들겠다고 위협한다. 그러나 타이거는 매키에게 충실한 친구여서 결국 매키와 폴리는 매키가 자신의 장물들을 숨겨 놓는 창고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올린다. 이 결혼식 장면이 장관이다.
한편 타이거 브라운은 대관식 날의 불상사를 염려, 마음을 바꿔 매키의 체포를 명령한다. 매키는 질투에 눈이 먼 제니에 의해 색주가 안에 꼼짝 없이 갇히는데 나중에 제니가 다시 마음을 바꿔 매키를 감옥으로부터 탈출시키면서 매키는 폴리와 재결합한다.
폴리는 은행을 개점해 돈을 잘 벌고 피첨은 거지들의 시위를 금지시키나 이미 때가 늦는다. 그리고 피첨은 자기가 지배해 왔던 지하세계의 힘에 의해 파멸한다. 표현주의 수법의 세트가 훌륭하고 배우들의 연기와 음악 등이 뛰어난 고전 걸작이다. 40달러. Crite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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