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 외국 생활하다보니 다혈질이 되네요

2007-09-2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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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피드 레이서’ 마치고 미국 유학

할리우드 촬영 시스템은 정말 대단해요.
7~8월 배우 겸 가수 비(본명 정지훈ㆍ25)는 독일 베를린에 체류했다.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차기작이자 그의 할리우드 데뷔작인 ‘스피드 레이서(Speed Racer)’ 촬영을 위해서다.
그는 이 영화에서 가문을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동양인 신예 카레이서 ‘태조 토고칸’ 역을 맡아 수전 서랜든, 매튜 폭스, 에밀 허시 등 유명 스타들과 동고동락했다.

24일 중국에서 비를 만났다.


그는 장쑤성(江蘇省) 난퉁시(南通市)에서 ‘제9회 아시아문화예술축제’ 폐막식으로 열린 CCTV 음악 프로그램 ‘중화칭(中華情)’ 특집 녹화에 참석했다.

비는 ‘스피드 레이서’ 촬영 내내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내년 개봉 때 보면 알겠지만 정말 좋은 작품이 될 것 같다고도 했다.

자본의 승리였죠. 스튜디오에 최신식 장비가 세팅돼 있어요. 사각의 링 세트에 총 12대의 카메라가 돌아가요. 동시에 옆에서 CG팀이 작업을 하고 있죠. 제가 의자에 앉아서 핸들을 돌리는 장면을 촬영한 후 모니터를 보면 제 뒤에 수십 대의 차가 있어요. 또 뭔가를 뛰어넘었는데 모니터엔 건물이 생겨 있더군요. 바로 그 자리에서 CG 작업이 되는 거죠. 우리나라도 좋은 장비만 있으면 블록버스터를 만들 수 있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는 체계적인 분업, 정해진 촬영 시간을 엄수하는 것에도 놀랐다고 했다.

스태프는 각자의 자리에서 분업화된 일을 조직적으로 담당했어요. 몇 시까지 찍는다고 예정되면 불문율이었죠.
비의 차기작도 할리우드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유명 감독의 작품에 주연급으로 출연해달라는 제의가 들어와 마음은 기울었지만 계약서에 사인을 남겨뒀다.

솔직히 외국 촬영이 힘들긴 해요.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힘이 안 나는 거 있죠. 한국 음식도 못 먹고 잠도 잘 못 잤죠. 베를린에서 회사 문제 등으로 논의해야 할 게 많았는데 시차 때문에 매일 새벽 3시에 한국과 통화를 했거든요. 점점 사람이 다혈질이 되는 것 같았어요.
비는 11월 미국으로 떠난다.

1년간 체류하며 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인 영어 공부를 한다. 출연이 결정될 경우 할리우드 영화 촬영 및 미국 내 가수 데뷔를 위한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함께 ‘스피드 레이서’를 찍은 배우 중엔 ‘네가 아시아에서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대단한지 몰랐다’는 이들도 있었어요. 큰 칭찬이었죠.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차근차근 하려고요. 영화와 음악 등을 통해 미국에서 멀티 플레이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난퉁<중국>=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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