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D 애니의 도발 ‘심슨가족…’

2007-08-09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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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9년 12월 폭스TV를 통해 미국 전역에서 전파를 타기 시작한 이래 미국식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대표 아이콘이 된 ‘심슨가족’이 극장판으로 만들어져 관객을 찾는다.

폭스TV와 한 계열사인 20세기폭스가 수입ㆍ배급하는 ‘심슨가족, 더 무비’는 화려한 3D 애니메이션이 판치는 2007년 극장가에서 거의 유일하다시피 한 2D 애니메이션임을 당당히 내세우며 특유의 시니컬한 풍자와 비틀기를 선보인다.

‘심슨가족, 더 무비’의 공간적 배경은 심슨 가족을 위시해 개성 만점의 독특한 주민이 평화롭게 살고 있는 스프링필드 마을.


실수만 연발하는 멍청하고 철없는 남편 호머 심슨과 아내 마지, 말썽꾸러기 아들 바트와 똑똑한 딸 리사, 그리고 젖꼭지도 떼지 못한 어린 매기가 살고 있는 스프링필드는 최근 급속도로 오염된 호수 때문에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운동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호머 심슨은 아들 바트와 함께 간 레스토랑에서 새끼 돼지를 만나게 되고 그 돼지를 입양하기로 결심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돼지가 대변을 너무 많이 싼다는 것. 돼지의 변을 모아둔 사일로(저장고)가 넘치자 안주인 마지는 호머에게 안전하게 버리라고 말한다. 하지만 호머는 뜻하지 않게 돼지변을 호수에 버리게 되고, 이때부터 스프링필드 마을에는 재앙이 시작된다.

호수가 오염되고 천 개의 눈을 가진 괴물 물고기와 돌연변이 개구리가 스프링필드를 휘젓고 다니자 미국 대통령이 된 아널드 슈워제네거와 환경보호국(EPA)의 러스 카질 국장은 스프링필드 봉쇄명령을 내리고 스프링필드를 거대한 유리 돔 안에 가둬버린다.

스프링필드를 떠나 알래스카로 이주한 심슨 가족은 알래스카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지만 TV를 통해 대통령과 EPA가 스프링필드를 파괴하려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다시 스프링필드로 향하는데….

‘심슨가족’의 원작자인 매트 그로닝과 제작자 제임스 L.브룩스, 데이비드 실버맨 감독 등 시리즈 원년 멤버들이 대부분 참여한 ‘심슨가족, 더 무비’는 미국인의 생활상과 정치ㆍ사회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틀기로 유명한 TV 시리즈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정부의 눈가리기식 공익광고에 출연하는 톰 행크스와 미국 대통령이 됐지만 무능하기 그지없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타이타닉’ ‘스파이더맨’의 캐릭터와 명장면을 풍자한 패러디 등을 등장시켜 미국 사회 전반에 대한 비틀기를 시종일관 일삼는다.


하지만 애국주의적 성향으로 유명한 폭스 계열의 작품들이 대부분 그렇듯 ‘심슨가족, 더 무비’도 오늘날 미국 사회의 정치ㆍ문화적 코드와 미국식 유머에 대한 사전 지식과 이해가 없다면 따분하고 지루하게만 느껴질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식 대중문화나 유머 코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관객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은 애니메이션이다.
2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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