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허슬러’

2007-06-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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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 당구 도박사들의 치열한 혈전
폴 뉴만 수퍼 스타로 만든 흑백 걸작

최근 반세기가 넘는 연기생활에서 은퇴를 선언한 폴 뉴만을 하룻밤 새 수퍼스타로 만들어준 음산한 분위기를 지닌 통렬한 내기당구 도박사들의 흑백 걸작이다. 1961년작으로 로버트 로센 감독. 프로들이 밤을 꼬박 새워가며 큰돈을 걸고 당구를 치는 모습이 마치 검투사들의 필사적인 결투를 연상케 하는 영화로 1960년대 최고 걸작 중의 하나다.
새파랗게 젊고 오만할 정도로 자신만만한 에디 펠슨은 무서운 속도로 당구를 쳐 ‘패스트’라는 별명이 붙은 당구 도박사.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시작해 뉴욕까지 오면서 각 동네 당구장에서 내기당구로 수입을 챙긴다. 그의 수법은 처음에는 작은 판돈을 걸고 계속해 상대방에게 져주다 상대방이 판돈을 크게 올리면 그 때 실력을 발휘, 상대의 껍데기를 벗긴다.
뉴욕에 도착한 에디는 전설적 당구 도박사들의 당구장인 에임스에 나타난다. 그리고 이곳을 자신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전설적 당구 도박사 미네소타 패츠(재키 글리슨)에게 도전한다. 이 경기서 에디는 새디스틱한 스포츠 프로모터 버트(조지 C. 스캇)가 판돈을 대는 미네소타를 계속 누르며 의기양양 한다. 그러나 미네소타는 서서히 제 실력을 발휘, 에디를 무일푼으로 만든다. 에디는 미네소타에게 당한 것. 이 경기와 함께 후에 재기한 에디가 다시 미네소타에게 도전, 36시간 당구경기를 하는 장면은 여느 서스펜스 스릴러 못지않게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미네소타에게 패해 알거지가 된 에디는 허술한 식당에 들렀다가 혼자 술을 마시는 염세적인 아름다운 창녀 새라(파이퍼 로리)를 만나 둘이 동거에 들어간다. 싸구려 당구장에서 푼돈을 벌던 에디는 돈 잃은 깡패들에 의해 양손 엄지손가락이 부러지는 고난을 당하기도 한다.
버트를 자기 물주로 삼은 에디는 그와 함께 도시를 돌며 돈을 버는데 이 과정에서 새라가 자살한다. 다시 뉴욕에 온 에디는 미네소타에게 도전한다. 당구 팬들의 필견의 명작으로 뉴만이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다. 뉴만은 이 영화의 속편인 ‘돈 색깔’(1986)로 처음이자 마지막인 오스카상을 탔다. 2장 디스크 DVD 20달러. 폭스는 뉴만이 역시 오스카상 후보에 오른 ‘평결’(The Verdict 1982)도 2장 디스크 DVD로 출시했다. 2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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