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식당 위생등급 어떻게 매겨지나

2007-06-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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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달에 한 번
11개 항목 걸쳐
불시에 점검

LA카운티내 식당에는 일반 손님 외에 세 달에 한 번씩 불시에 닥치는 한명의 손님이 있다. 바로 위생국에서 파견되는 감독관이다. 식당에 들어와 카운터에 명함을 놓고는 부엌으로 직행하여 적게는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시간을 두고 식당 구석구석을 살피며 꼼꼼히 체크해 나간다. 식당 밖에서도 소비자들이 잘 알아볼 수 있도록 훈장처럼 걸려있는 식당의 위생등급 A, B, C를 구분하기 위한 작업이다. 파란색의 A, 초록색의 B, 빨간색의 C로 나뉘어져 위생국으로부터 평가를 받았다는 것인데, 무심코 지나치는 이들도 있겠지만 내가 자주 찾는 단골식당이거나 음식맛이 특별이 좋아 애정을 가지고 있는 식당이라면 관심이 가게 마련이다. 식당 위생검사는 왜 실행되는 것이며 A,B,C는 어떻게 매겨지는 것인가? 또 등급 사이에 얼마나 큰 차이가 있는것일까? 궁금한 점들을 소비자의 입장에서 알아봤다.

LA카운티 위생국 검사관
위반 지적할 때마다 감점
90점이상 A 80~89점은 B
69점이하면 식당 문닫아야


먼저 위생검사의 목적은 최우선 적으로 음식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질병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식재료를 취급하고 가공하여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식당에서 불법적거나 비위생적인 식품 관리를 하여 대중에 질병을 발생시키고 전염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 검사관을 보내고 등급을 매기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점수는 100점에서 시작하여 항목에 따라 체크해 나가면서 위법사항이 있을 때 감점해 나가는 방법으로 시행된다. 새로 문을 연 식당이라면 검사관이 나와 자세한 설명을 해주고 A를 먼저 걸고 영업을 시작하게 된다.
첫 번째로 식재료나 요리된 음식을 다듬고 만질 수 있게 허가된 장소에 대한 검사를 받는다. 재료를 신선한 상태에서 만질 수 있게끔 온도가 적당한지, 이미 요리된 음식을 다시 데우는 과정이 합법적으로 시행되는지, 껍질있는 달걀의 보관, 음식의 해동을 허가된 방법으로 하고 있는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있는지, 장갑과 모자를 착용하고 음식물을 만지는지, 행주는 제대로 소독돼 사용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 조사한다.
두 번째는 종업원 청결에 관한 것으로 손을 자주 씻을 수 있게 안내문과 교육이 제대로 되었는지, 손씻는 용도의 싱크와 비누, 타월이 따로 준비되어 있는지, 종업원의 손을 비롯한 음식이 닿을 수 있는 몸의 한 부분에 피가 날 정도의 상처가 난 채로 일하고 있는지, 주방에서 먹거나 마시고 담배를 피지는 않는지, 가짜 손톱이나 아주 더러운 손톱을 가지고 장갑없이 일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한다.
세 번째는 음식물의 냉장고와 냉동실 보관에 관한 것이다. 생고기, 해산물, 날달걀 등이 이미 요리되어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분리되어 보관되고 있는지, 음식물이 포장이 없는채 노출되어 있지 않은지, 모든 음식물의 온도가 적정 온도로 보관되어 있는지를 온도계로 일일히 체크하고, 냉장고를 비롯한 집기의 상태는 양호한지, 주방의 벽면·바닦·천장이 깨끗한지 등에 대해 조사한다.
네 번째는 식당설비, 요리도구, 선반, 진열장, 싱크의 배수, 벽·천장·바닥의 통풍과 환기·조명·해충 등에 관한 것이다. 싱크의 배수가 원활히 되고 있는지, 조명의 전구가 깨질 염려는 없는지, 주방에 살아있는 바퀴벌레, 파리 등의 벌레가 있는지, 또는 개나 닭과 같은 동물이 있는지를 조사한다.
다섯번째는 요리도구의 청결과 소독에 관한 것이다. 손님이 사용하는 도구와 음식을 만드는 요리도구의 위생 청결상태, 허가받은 살균제를 옳은 방법으로 사용하고 있는지, 물이 새고 있는 수도꼭지가 없는지 등을 조사한다.
여섯번째로는 음식물 보관 구역과 상태에 관한 것이다. 주방 바닥에 박스채로 음식물을 놓고 사용하지는 않는지, 정해진 장소에 음식물을 놓아두는지, 포장되지 않은채 보관되고 있는지, 음식을 6인치 이상 쌓아두지 않는지 등에 관해 조사한다.
일곱번째로 요리도구와 주방용품 전반에 관해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보관하고 있는지에 관해 조사한다.
여덟번째로 손님을 맞는 홀에 대한 부분이다. 진열된 음식을 판다면 유리등의 안전장치로 음식물 보호가 되어있는지, 포장된 음식의 유통기한과 레이블 부착 등을 조사한다.
아홉번째로 배달시 음식의 온도, 음식의 상태, 배달용기의 청결 등을 조사한다.
열번째로 주방외 시설에 관한 것인데 화장실에 뜨거운 물이 나오는지, 손씻는 세면대의 파손은 없는지, 비누와 타월이 갖춰져 있는지에 관해 조사하고 창고와 청소도구 보관함도 함께 조사한다. 또 직원들의 사물함과 옷을 갈아입는 곳의 상태도 본다.
열한번째로 외부적인 요소에 대한 것인데 쓰레기 처리가 올바르게 되고 있는지, 버려진 집기가 외부에 방치되어 있는지, 파킹랏의 청결 등을 조사한다.
이렇게 세세한 부분에 대해 식당에서 취급하는 음식물과 식당 전반에 걸친 위생상태를 조사하여 아래 표와같이 등급이 구분된다.
▲90 - 100점=A 식품 취급과 전반적인 음식 시설 정비에서 최상위
▲80 - 89 점=B 식품 취급과 전반적인 음식 시설 정비에서 상위
▲70 - 79 점= C 식품 취급과 전반적인 일반적인 음식 시설 정비에서 보통
▲0 - 69 점= Score 식품 취급과 일반적인 음식 시절 정비에서 아주 취약함.
69점 이하의 점수를 받았을 때는 공중위생과 안전을 위협한다고 판단되어져 감독관은 식당의 문을 즉시 닫게 할 수 있는 권한이 있고, 그러한 이유로 문을 닫았음을 안내문 형식으로 공고해 대중에게 알려야 하며 이는 다시 문을 열 수 있는 자격을 얻을 때까지 의무적으로 시행된다.
아쉽지만 B, C등급을 종종 발견하게 되는 한인타운에서 이러한 문제에 접근해 보면 근본적인 점에서부터 어려움이 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식당의 설계 자체부터가 주방의 면적을 줄이고 홀을 넓게 쓰는 점을 들 수 있는데, 재료 정리와 손질에 음식 만들랴, 설거지까지 하는 주방이건만 일하는 사람의 최소한의 편의조차 배려하지 않은 협소한 주방에서 청결을 유지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주방 인원의 숫자에도 청결상태가 좌우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자가 없는 청결은 있을 수 없다”는 한 식당업주의 말이 가슴에 남는다.
식당 운영 10년이 넘도록 A를 못받은 적이 없다는 한 업주는 복잡해 보이는 위생검사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방법 몇가지를 조언해 준다.
일단 주방을 밝고 깨끗한 느낌이 들도록 환한 조명으로 바꾸어 주는데 어둡고 침침한 주방보다는 일단 좋은 이미지로 다가설 수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장비나 집기라도 청결하고 반짝반짝 윤이 나도록 평소에 잘 손질해 둔다. 검사관이 고쳐야 할 부분을 지적해 줄 때 변명을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시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여준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이 있지만 검사관도 적극적이고 좋은 태도를 가진 업주에게는 마음이 후해지게 마련이라고 알려준다.
한인타운에는 자랑할 만한 맛있는 음식점들이 많다. 모든 점에서 칭찬 받을 만한 좋은 식당에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http://lapublichealth.org/rating/
식당의 이름을 넣고 검색하면 어떤 등급을 받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웹사이트.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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