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감성시대의 패션 - ‘토가’와 패션

2007-06-23 (토)
크게 작게
‘졸업’이란 진학이나 사회 진출 등 인생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맞는 시기를 의미하고, 그것에 따른 축하파티를 하게 됩니다.
정들었던 친구들, 선생님들과 헤어짐의 아쉬움, 구속에서의 해방감, 미래에 대한 기대감 등이 어우러져 즐겁고 아쉬운 졸업파티에 격식을 갖춘 복장을 하고 참석하게 됩니다.
대학 졸업파티 중 고대 로마시대 의상을 착용하는 ‘토가 파티’라는 것이 있습니다.
1978년 제작된 영화 ‘동물의 집’에서 잔 블루시라는 배우가 토가 의상을 입고 대학 파티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대학에서는 보통 봄방학과 졸업식에 인기 있는 파티로 개최됩니다.
토가 의상은 고대 로마시민이 착용하였던 겉옷으로 어원은 라틴어에서 시작됐습니다.
인도 유럽어족인 에트루스크인이 착용하던 ‘테벤나’라는 숄의 일종이라는 것과, 그리스인이 입던 ‘히마티온’을 변화시킨 것이라는 얘기가 있지만 테벤나 설이 더 무게가 있습니다.
토가는 초기에 남녀 혹은 계급과 관계없이 널리 착용되었으나 로마 공화정 시대에는 여성의 착용이 금지됐습니다.
착용 방법도 복잡해지고 기원 전 2세기쯤에는 로마제국의 권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귀족의상으로 자리 잡았고, 주름 형식과 색상 장식 등으로 착용자의 계급을 표시했습니다.
지금도 이탈리아에서는 아름답게 변형된 토가 의상을 착용하고 연말파티를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로마는 비교적 외래문화에 대해 관대했기에 매우 복잡하고 개방적인 사회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서양 속담과 같이 로마인들은 주변국들의 여러 가지 요소를 융합하는 능력으로 의상에서도 그 문화들의 융합점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로마의 복식은 고대 그리스의 드레이퍼리 형식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그리스의 것이 이상미를 추구하며 발달한 것과 다르게 로마의 형식은 사회적 지위나 생활수준 등을 반영했습니다.
복식에 대한 여러 규칙들 때문에 드레이퍼리 형식 의상의 순수미는 보기 힘들었지만 권력을 상징하는 위엄과 장엄한 큰 형식의 미가 발휘되었고 경제 발전과 더불어 대중적 성격을 띠기도 했습니다.
현대의 토가 파티에서 착용하는 의상은 특별히 제작하는 것보다 하얀색 침대보를 어울리게 두르고 금색화관에 샌들을 신는 정도로 대신하게 됩니다. 파티복이 아닌 일반 패션에서는 다양한 패턴이나 꽃무늬 장식으로 새롭게 변형된 토가 형식의 패션이 요즘 등장하기도 합니다.
특히 알베타 프레티라는 이탈리아의 유명 디자이너는 주름으로 늘어지는 모양을 아름답게 변형하여 여성의 섹시함을 부각시킬 수 있는 토가 형식 의상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패션의 역사는 반복과 순환에 따른 변형과 재창조라 볼 수 있습니다.
역사적 의상이나 시대적 유행에 현재의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 그 시기의 유행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이렇게 의상이 우리 일상에서 영향을 받아 창조되듯이 그 의상을 착용하는 우리 역시 타인에게 영향을 주게 됩니다.
자신의 개성이 아름답게 돋보이고 상대에게 예의를 갖추는 옷차림으로 자신과 상대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우리가 됐으면 합니다. www.acawh.com

소니아 김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