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륜드라마의 뻔한 공식을 뒤엎다

2007-06-06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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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잘 생긴 배우도 없다. 화려한 볼거리도 없다. 진부한 ‘불륜’이 중심 내용이다.
그럼에도 SBS 월화 미니시리즈 <내 남자의 여자>(극본 김수현ㆍ연출 정일영)는 30%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안방극장의 최고 왕좌를 차지했다.

<내 남자의 여자>는 초반 ‘불륜드라마’임을 선언하고 방송을 시작했다.

많은 이들은 “‘뻔한 드라마’일 것이다” “김수현 작가도 힘이 떨어졌나보다”며 불편한 시선을 쏟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내 남자의 여자>는 초반 예상을 뒤엎고 보란 듯 대박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지상파 3사가 아침부터 밤까지 ‘식상한 불륜’을 쏟아내는 지금, 폭주기관차처럼 인기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는 <내 남자의 여자>의 매력 포인트를 짚어 봤다.

#불륜 그 이상의 것이 있다.

<내 남자의 여자>는 ‘불륜드라마’라고 전면에 내세웠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보통 불륜드라마가 남녀의 불륜을 밝힐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시간을 끌 때 <내 남자의 여자>는 첫 회에 발각되고 4회 만에 불륜사실이 만천하의 공개된다.

제작진마저 초반에는 “모든 갈등이 다 밝혀진 마당에 앞으로 남은 20부작을 어떻게 끌고 가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내 남자의 여자>는 시청자들의 빗발치는 연장 요구를 받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내 남자의 여자>의 고흥식 CP는 “‘불륜드라마’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드라마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불륜’이 아니다.

이 소재를 통해 인간이 지닌 ‘고독’을 표면화한 것 뿐이다”고 말했다.


<내 남자의 여자>는 일반 불륜 드라마처럼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불륜을 매개로 인간 본연의 감성인 외로움을 표현한다.

불륜을 고백하는 과정은 속사포처럼 빨랐지만 등장 인물의 심리변화 묘사는 차분하게 흘러갔다.

덕분에 주인공인 김희애-배종옥의 심리변화는 시청자들과 완전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작가 김수현, 배우들과의 찰떡궁합.

작가 김수현은 ‘언어의 마술사’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는 노련미를 보여줬다.

김수현은 폐부를 찌르는 대사와 탄탄한 구성, 개연성 있는 갈등은 촘촘하게 시청자의 시선을 묶어냈다.

“사랑은 아프로디테의 장난”(김희애) “너희 짐승이야?”(배종옥) “기름에 튀겨 죽일 년”(하유미) 등 콕콕 찔러대는 강렬한 대사는 ‘과연 김수현이다’라는 감탄사를 자아낸다.

‘김수현 작가가 집필한다’는 이유만으로 드라마 앞뒤로 묶인광고가 100% 판매되는 건 당연한 결과일 터다.

김수현의 언어 마술을 현실감 있게 표현한 것은 김희애 배종옥 하유미 등 배우의 공이다.

드라마 캐스팅 초반 많은 이들은 “김희애와 배종옥의 역할이 바뀌었다”며 의아해했다.

김희애에게는 현모양처의 이미지가 배종옥에게는 개성강한 여자의 잔상이 강했기 때문이다.

김희애와 배종옥은 180도 다른 연기 변신으로 시선을 모은 후 빼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것이 인기의 상승의 이유가 됐다.

고흥식 CP는 “만약 이전 이미지대로 두 사람의 역할이 바뀌었다면 드라마는 시청자의 사랑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내 남자의 여자>는 종영을 2주 남겨두고 있다. 고흥식 CP에 따르면 김수현 작가는 ‘자식’이란 소재를 통해 드라마의 긴장의 끈을 더욱 바싹 조일 계획이다.

<내 남자의 여자>가 이 기세를 몰아 시청률 40%의 고지를 넘어설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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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문미영기자 mymoo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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