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명화 ‘나는 결백하다’

2007-06-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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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 쓴 도둑출신, 진짜 도둑잡기
그레이스 켈리·케리 그랜트 주연
히치콕의 로맨틱 코미디 스릴러

얼음같이 차가운 미를 발산하는 그레이스 켈리와 할리웃 최고의 멋쟁이 케리 그랜트의 매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히치콕의 로맨틱 코미디 서스펜스 스릴러. 1955년작으로 컬러 촬영이 눈부시고 프랑스 해안도시 리비에라의 풍경도 장관이다.
전직 야간 주택침입 절도범으로 ‘고양이’라는 별명을 가진 존은 지금은 은퇴해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 집에서 쾌적한 삶을 살고 있다. 그런데 존의 왕년의 도둑수법을 모방한 연쇄 집털이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과 존의 젊은 애인 브리짓 등은 모두 존을 의심한다.
존은 누명을 벗기 위해 자기가 직접 도둑을 찾아 나서면서 미국 관광객으로 아름다운 부잣집 딸 프랜시스를 만나게 된다. 프랜시스는 첫 눈에 존에게 이끌린다. 이어 프랜시스와 브리짓이 존을 사이에 놓고 암코양이들처럼 사랑싸움을 벌인다.
프랜시스는 존이 도둑이었다는 데서 더욱 매력을 느끼며 존에게 자기를 도둑질의 조수로 써달라고 조른다. 그리고 둘은 오색찬란한 불꽃들이 밤하늘을 수놓는 것과 함께 정열적인 키스를 나눈다. 그런데 이튿날 프랜시스가 잠에서 깨어보니 도둑이 방에 침입, 자기 어머니의 값진 보석 목걸이를 훔쳐간 것이 아닌가. 프랜시스는 존을 경찰에 고발하고 달아난 존은 화려한 가면무도회가 벌어지는 밤 호텔 지붕 위에 잠복, 진짜 도둑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
히치콕의 경량급 스릴러로 그는 서스펜스보다 유머와 위트가 가득한 이중의미가 담긴 말들을 써가며 스스로 즐기고 있다. 켈리는 모나코에서 이 영화를 찍을 때 레이니에 황태자를 만나 모나코 왕비가 됐다. 존과 프랜시스의 피크닉 장면에서 둘 간의 이중의미를 지닌 대화가 은근히 자극적이다. 프랜시스가 바구니에 담긴 닭고기를 가리키며 존에게 “다리를 원하세요 가슴을 원하세요”라고 묻자 존은 “당신이 원하는 대로”고 대답한다. 켈리의 세번째 히치콕 영화 출연작이다. DVD. Paramou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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