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문일답 -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2007-05-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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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30일 다음[035720]과 SK텔레콤[017670] 등 한국업체의 많은 경영진을 만나고 있다며 오늘은 구글에게 매우 중요한 날이라고 밝혔다.

슈미트 회장은 이날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기자회견에서 한국 시장이 구글에게 매우 중요한 이유는 여러가지라며 한국은 기술 수준이 매우 높고 컴퓨터 기술에 능할 뿐더러 새 아이디어가 나오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정부가 통찰력이 있었기 때문에 초고속 인터넷 부문에서 앞서가게 됐다며 앞으로 (한국의 남은) 과제는 인터넷 응용 프로그램을 가장 잘 사용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슈미트 회장과의 일문일답.

-한국 IT(정보기술)강국이 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또 한국이 향후 IT분야에서 개선할 점이 있다면.

▲한국은 인터넷을 초창기부터 사용했던 나라이다. 혁신의 역사가 굉장히 깊다. 특히 기술 분야에서 그렇다. 한국 정부가 통창력이 있었기 때문에 초고속인터넷 부문에서 앞서갈 수 있었다.

앞으로 한국이 할 일은 인터넷에서 응용프로그램을 가장 잘 사용하는 1위 국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에게 큰 도전과제가 되겠지만 한국은 앞으로도 선두국가가 될 수 있다.

-구글이 한국에 적극 진출하게 되면 국내 이용자 측면에서 효용이 커질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한국 인터넷업체는 구글의 한국 진출로 무엇을 얻어낼 수 있나.

▲구글에게 우선순위는 이용자다. 그 다음이 한국의 제휴업체다. 한국 회사가 구글과의 제휴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보다 나은 제품을 선보이거나 국제적인 광고주가 될 수 있다. 또 한국기업의 해외진출이 용이해질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유는.


▲한국에 맞는 기술이 필요하다. 포괄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경영총괄 사장) 구글의 철학은 이용자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회사가 지난 몇 년간 힘을 못 썼다기보다는 이용자의 요구를 공부하는 시간을 보냈다. 올해가 구글 코리아 원년이다. 지난 2~3년간 배운 지식을 가지고 이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구글의 경쟁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MS와 야후의 합병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구글은 경쟁사에 대해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다. 야후와의 합병설에 대한 세간의 추측에 대해서 언급할 말이 없다. MS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구글은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회사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게 중요하다. 파트너십을 통한 세계적인 입지 구축에 역점을 둬야 한다.

-국내외 인수.합병 계획이 있는가.

▲금년중으로 더블클릭 인수를 마무리지을 것이다. 다른 인수건도 계획 중이지만 현재로선 공개할 수 없다.
-저작권 침해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구글은 저작권을 존중한다. `Claim Your Content’라는 저작권 침해 방지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회사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저작권 보호를 강화할 것이다.

-구글의 기술이 발달하면서 검색을 통해 개인정보나 음란물이 유출되고 있다. 또 최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구글의 독점 문제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데.

▲더블클릭을 인수할 때 개인정보법과 관련한 문제를 신중히 고려한 만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독점문제를 제기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기존 더블클릭의 제휴사 계약을 유지하면서 인수작업을 진행할 것이다.

-국내 포털 1위업체인 네이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최근 구글이 선보인 유니버설 서치에 대해 네이버의 통합검색을 모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원규 구글코리아 기술총괄 사장) 네이버는 국내에서 가장 훌륭한 인터넷 업체다. 국내 사용자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해서 신속하게 제공했다.

그러나 구글은 한국에 진출하면서 네이버, 다음등과의 경쟁을 통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을 목표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구글코리아는 2000년부터 한글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그 뒤로 번역 수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코리아 R&D(연구개발)센터 설립의 가장 큰 목표는 이용자, 제휴사,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구글 본사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가장 큰 목표로 지금은 경쟁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유니버설 서치라는 개념 자체는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서비스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유니버설 서치와 통합검색의) 큰 차이는 유니버설 서치가 섹션별로 다른 종류의 정보를 나누지 않고 검색 결과에 통합해서 한번에 보여준다는 점이다. 말은 쉬운데 대단한 기술이다.

-주스트처럼 전문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또 구글은 이용자의 모든 정보를 회사 서버에 담겠다고 했는데 서버가 공격받으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회사는 자료의 많은 복사본을 갖추고 있다. 최대 4개의 복사본을 준비하고 있다.

유튜브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가 필요하다. 유튜브는 TV가 아니라 오락기능을 제공하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다. 일부 전문 영상 콘텐츠가 유튜브에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주스트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

-벨기에 등에서 구글과 언론사 간의 법적 공방이 일고 있다. 현재 구글은 딥링크 방식을 통해 언론사의 뉴스를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해 제공하고 있다.

국내 언론사 제휴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딥링크는 인터넷의 가장 큰 특징으로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이다. 저작물을 다루는 가장 적합한 방법이다. 또 다른 언론사 제휴와 관련해 신문 등과 협력해 광고제품을 제공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현재 해외에서 언론사와의 마찰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고 있다.

-구글 검색이 개인정보나 음란물을 유출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의 정보통신부가 올해 말 규제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 사장)구글은 한국에 들어와 영업하면서 한국회사처럼 하겠다는 게 기본 철학이다. 한국에 필요한 법률을 따르겠다는 것이 기본 철학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영 기자 thedope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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