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물원’ (Zoo)

2007-05-0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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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에 옮긴 동물과 인간의 섹스

말과 성교후 숨진 이혼남 실화 다큐

2005년 7월 시애틀 인근의 말 사육장에서 아라비아산 종마와 성교를 한 뒤 결장이 파괴돼 사망한 케네스 피냔(45)에 관한 기록영화다.
이혼남으로 어린 아들이 있는 피냔은 당시 보잉사의 기술자였는데 그가 죽은 뒤 경찰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피냔과 일단의 다른 남자들이 워싱턴의 농장에서 말들과 섹스를 하는 비디오테입이 발견됐다.
워싱턴 주법에는 동물과 인간간의 섹스가 불법이 아니어서 이들에 대해서 어떤 항목으로도 입건할 수가 없었다. 이 뉴스는 당시 전국적 뉴스로 떠올랐었다.
영화는 배우들의 사실 재연과 동물과의 섹스를 옹호하는 실제 인물 3인의 인터뷰를 섞어 피냔의 죽음을 중심으로 도덕의 주관적 성질을 조사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감독 로빈슨 디보는 단순한 센세이션널리즘이나 자극적인 흥미위주의 영화를 만들지 않고 매우 차분하고 신비하며 또 강렬히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피냔의 말과의 성관계와 죽음보다는 말과의 섹스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살게 된 동기와 상황을 더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동물과의 관계를 교신수단인 온라인을 통해 서로 알게 됐는데 피냔도 이 인터넷의 회원이었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인터뷰를 거절해 배우들이 연기한 시각적 극화를 위해 회원들과의 인터뷰를 담은 녹음 테입을 많이 썼다. 영화에 직접 나온 3인은 가명을 쓰고 있다.
카이요테는 버지니아의 시골에 살던 침례교인으로 인터넷 친구들의 독려로 워싱턴에 왔다. 해피 호스맨은 세계적 동물과의 섹스 옹호단체에 관한 말하고, H는 말과의 섹스를 즐기는 사람들이 자주 모이는 농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부끄러움 없이 솔직하게 그들의 동물에 대한 애정을 자연적인 욕망이라고 말한다.
감독은 이들을 이해한다는 식으로 영화를 만들었으나 결코 옳고 그름의 판단을 삼가하고 있다.
성인용. 10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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