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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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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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토포’(El Topo) ★★½ >
칠레 태생의 컬트 감독 알레한드로 조도로브스키의 유사 웨스턴.
미국의 고전 웨스턴과 아방-가르드 유럽 영화를 뒤섞은 언더그라운드 영화로 보는 사람의 눈과 마음에 따라 명화도 될 수 있고 악화도 될 수 있는 기이한 영화다.
검은 가죽 옷을 입은 덤불 수염을 한 방랑자(조도로브스키)가 4인의 건맨을 처치하면서 자기를 스스로 고양시키고 또 초현실적 부활을 경험한다.
갖가지 상징을 지닌 소품들과 함께 과장된 유혈과 기형인들이 나오는 설명을 초월하는 영화. 1970년 멕시코 산.


< ‘신성한 산’(The Holy Mountain) >
1973년작으로 역시 조도로브스키 감독 영화.
연금술사(조도로브스키)가 각종 직업을 가진 일단의 사람들을 모은 뒤 우주를 몰래 지배하는 신들과 이들을 교체시키기 위해 신성한 산으로 영적 여행을 한다. 19일까지 뉴아트(310-281-8223)


< ‘토티야 천국’(Tortilla Heaven)★★★ >
인간의 탐욕과 무지를 풍자한 소품 코미디로 학예회 작품 같다.
뉴멕시코의 인구 73명이 사는 작은 마을에서 토티야 천국 식당을 경영하는 이시도르가 만든 토티야에 예수 얼굴이 나타나면서 이 기적으로 동네가 발칵 뒤집힌다. 이시도르는 1인당 3달러를 받고 예수 얼굴 토티야를 구경시켜 주면서 돈을 번다.
이 소식이 퍼지면서 도처에서 구경꾼들이 몰려드는데 그 중에는 사기꾼 길도 포함돼 있다. 길은 이시도르에게 자기를 에이전트라 소개한 뒤 토티야 천국사업의 확장을 제의한다. 이 사업은 한 동안 잘 나가는 것 같은데 욕심에 눈이 먼 주민들이 서로 더 많은 이득을 챙기려 들면서 토티야 천국은 토티야 지옥으로 변한다. PG. 차이니스(323-777-FILM #059), 베벌리센터(310-652-7760) 등.



< ‘노스페라투: 뱀파이어’(Nosferatu: The Vampyre) >
독일 감독으로 미국서 활동하고 있는 베르너 헤르조크의 1978년산 독어로 된 귀기 서린 아름답고 시적인 흡혈귀 영화. 헤르조크는 흡혈귀 영화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독일의 F.W. 무르나우 감독이 1922년에 만든 ‘노스페라투’에 치하를 하면서 그 작품을 그대로 본 따 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컬러 흡혈귀 영화를 만들었다.
작고한 독일 배우로 나스타샤 킨스키의 아버지인 클라우드 킨스키가 갈비씨 흡혈귀로 나와 천상의 미를 지닌 루시(이자벨 아자니)를 사랑하느라 마음을 앓는 모습이 으스스하도록 감각적이다.
킨스키의 뛰어난 연기와 아자니의 천사 같은 모습 그리고 안개가 자욱이 낀 계곡과 신선도에나 나올 듯한 폭포 등 촬영 또한 황홀하다. 꼭 보시도록. 22일 하오 7시30분. 에어로 극장(1328 Montana Ave. 샌타모니카).


< ‘해고!’(Fired!) ★★½ >
우디 알렌 연극의 오디션에 참가했다가 퇴짜를 맞은 배우 아나벨 거위치가 쇼크를 벗어나기 위해 유대교 랍비와 자신의 산부인과 의사 및 친구들의 자문을 받다가 다른 해고당한 사람들은 그같은 불행을 어떻게 처리했는가를 인터뷰를 통해 모은 기록영화.
거위치는 미전국을 돌면서 연예계 종사자들인 팀 알렌, 새라 실버맨 등을 인터뷰하고 그밖에도 GM에서 해고당한 사람을 비롯해 각 부문서 해고를 당한 사람들은 물론이요 해고를 시킨 사람들까지도 인터뷰를 했다.
거위치는 또 직장 시장과 직업 알선소 등 직장과 관계된 여러 곳을 방문 그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해고를 둘러싼 여러 가지 이해관계를 설명해 보여주고 있다. 렘리 4플렉스(213-617-0268).


< ‘문 너머’ (Beyond the Gates) >
2004년 나온 ‘호텔 르완다’처럼 1994년에 일어난 르완다의 후투족들의 투치족 대규모 살육사건을 다룬 영국 영화. 떼를 지어 다니며 닥치는 대로 살육을 하는 후투족들을 피해 2,500명의 투치족들이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있는 유엔 평화군 본부인 한 중학교로 피신한다.
그런데 유엔군에게 철수명령이 떨어지면서 이들은 자기들이 떠나면 피난민들이 모두 살해될 것을 알면서도 학교서 철수한다.
영화는 왜 서방세계는 이 광란의 인간 살육행위를 방관했는가 하는 점과 함께 대량 살육에 직면한 일반인과 종교인의 종교적 믿음과 영적 믿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첫째 질문은 명령대로만 행동, 죽음을 묵과하다시피 하는 유엔군 본부장 들롱 대위를 통해서 그리고 둘째 문제는 아프리카에서 30년을 일한 신부(존 허트)와 이상주의자인 젊은 교사를 통해 제기된다. R. 뮤직홀(310-274-6860), 모니카(310-394-9741)등.


< ‘전조’(Premonition) ★★½ >
현실과 미래가 계속 교차하면서 사람 혼동하게 만드는 초자연적 심리 스릴러로 이런 내용의 영화는 과거 여러 번 나왔다.
린다(샌드라 불록)는 아름다운 저택과 자기를 사랑하는 성공한 남편 그리고 귀여운 두 딸이 있는 남부러울 것 없는 여자. 그런데 어느 날 경찰이 린다를 방문, 남편 짐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통보한다.
슬픔에 싸인 채 남편 장례식까지 치른 린다가 잠에서 깨어나니 짐이 옆에 누워 있지 않은가. 꿈이라기엔 비극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린다는 정신을 못 차리는데 어느 날은 남편이 살아 있고 다른 날은 자기가 미망인이 되는 악몽이 계속 교차하면서 린다는 진실을 찾기 위해 몸부림친다. PG-13. 전지역.

박흥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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