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별난가게 ‘행복한 상상’

2007-03-0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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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 속옷, 입어 보실래요?

■도심속 이색 체험지로

로스앤젤레스의 멋을 들자면 화려한 태평양과 해안가 도시들에서부터 매혹적이고 흥미롭게 느껴지는 할리웃까지 도시 곳곳에 숨어 있는 독특한 매력을 끝없이 나열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로스앤젤레스다운 면모라면 다양성을 생각하게 되는데, 너무도 많은 인종들이 각자의 문화와 특성을 지니고 어우러져 사는 속에서 앤젤리노들은 웬만큼 두드러지고 색다른 일에는 감흥 받지 않을 만큼 익숙해져 있는 편이다.
허나, 그렇게 톡톡 튀는 스타일 가운데서도 유독 더 눈에 띄게 진기하고 희한한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물건들만 모아서 파는 독특한 가게들. 조용한 소도시에 문을 열었다면 수개월을 넘기지 못했을 것만 같은 이상하고 묘한 개성으로, 단순한 구매 목적보다는 구경삼아 들르는 명소가 된 전문 상점들이다.
온라인 도시 소개 전문 사이트 시티서치(Citysearch)의 소비자 대상 인기 상점 설문조사 결과와 LA.com의 남가주 주요 상점 소개 리스트를 토대로 남가주에서 널리 알려진 독특한 상점들을 찾아보았다.
샤핑몰에 모여 있는 전통적인 상점들에서 진부함을 느낀다면, 혹은 주말의 한가함이 무료해서 아주 작은 자극이라도 환영하고 싶다면 다음에 소개하는 별난 상점들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 설문조사 결과는 2006년 말 기준이며, 상점 소개 리스트는 2007년 현재 자료이다.


모형기차서 시체관련 상품도…
점원들 분위기 있는 복장에 문신, 장신구까지 주렁주렁

■ 왜코 (Wacko)
괴짜라는 뜻의 이름처럼 희한한 물건이 많아서 수년간 앤젤리노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물가게, 혹은 장난감 가게로 선정된 곳이다. 언더그라운드 아트, 컬트 문화, 희귀서적, 독특한 실내장식품, 컬렉터블 장난감, 카드와 문구, 파티용품 등 청소년부터 40~50대까지 누구나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할 만한 상품이 가득하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선물과 파티용품을 구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고, 평소에는 관광객과 단골들이 끊이지 않는다. 신기하거나 재밌는 물건을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들러 보아야할 곳.
상점 자체만큼 흥미로운 볼거리는 점원들의 패션과 장신구. 할리웃 분위기가 흠뻑 느껴지도록 히피, 펑크 분위기의 복장에 문신과 피어싱 장식을 온몸에 달고 다닌다. 4633 Hollywood Bl., Los Angeles, CA 90027

■ 네크러맨스 (Necromance)
점술가, 무당, 마술사 등의 의미로 쓰이는 네크러맨서(Necromancer)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름부터 특이한 곳. 아이들을 데리고 가면 틀림없이 그날 밤 악몽을 꿀 것만 같이 어둡고 무시무시한 물건이 가득하다. 몇 년째 남가주에서 가장 이상한 물건을 파는 가게로 각종 설문조사 1위를 차지한 명성이 있는데다 복잡한 멜로즈 거리 부틱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어서 주말이면 늘 붐빈다.
콘크리트 벽 가득 시체를 넣는 관 광고지에서부터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해골, 박쥐 등이 일단 섬뜩한데, 천천히 둘러보면 빅토리아식 장식품, 할리웃 이야기가 담긴 고서, 히틀러 우표 등 진귀한 물건 수집가들의 관심을 끄는 품목이 종종 걸린다. 벼룩시장에서 우연히 집어 들면 10권에 5달러도 안 될 듯한 고서가 6~7달러 선에서 시작되고, 해골 모양의 작은 장식품이 60~70달러 이상할 정도로 가격이 높은 편이다. 7220 Melrose Ave., Los Angeles, CA 90046

■ 오리지널 위슬 스톱(The Original Whistle St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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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 기차와 기차관련 상품 전문점 오리지널 위슬 스톱 매장에는 실제 열차와 역을 방불케 하는 모형이 사방에 진열되어 있다>

1951년부터 모형 기차와 기차 관련 상품을 다루어 온 전문점으로, 기차에 관한 모든 것을 보고 구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할만하다. 생산이 중단된 모형이라도 기차 박사에 가까운 직원들이 상품의 역사, 특징, 그리고 부품의 구입 여부 등을 상세히 알려준다. 전형적인 기관차와 다양한 객차, 화차, 철도를 둘러싼 정경 부품 등은 물론이고, 기차 관련 서적, 비디오, 기차 모양으로 만들어진 장식품 등, 매장 내 모든 것이 기차와 연관되어 있어 흥미롭다.
오버랜드 모델스, HO, 코우치 야드, 키 임포츠, 레일웨이 클래식스, PSC, 챌린저 임포츠, 다비전 포인트, 라이어닐, MTH, LGB, MDC, 스튜어트, 애틀라스, 마크린 등 구신형 인기 상품부터 희귀한 종류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2490 E. Colorado Bl., Pasadena, CA 91107

■ 스켈리튼스 인 더 클로짓 (Skeletons In The Clos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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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 시 검시관 사무실(LA Coroner’s Office)에서 운영하는 시체관련 상품 매장. 검시관 마크가 달린 검은 티셔츠와 머그잔 몇 개를 진열해 놓고 시작된 가게가 이제는 죽음, 해골, 시체 등에 관련된 장난스런 상품 전문점으로 성장했다. 시체 발에 거는 태그 키체인, 살인사건 현장에서 시체 자리를 표시하는 분필 자국이 그려진 운동복, 시체를 담는 바디백(body bag) 글씨가 새겨진 옷 주머니 등등 기념품, 또는 선물용 물건이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1104 N. Mission Rd., Los Angeles, CA 90033

■ 할리웃 토이즈 앤드 커스튬스 (Hollywood Toys & Costu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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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FX의 한 장면에 들어선 것처럼 무시무시하고 간혹 웃음을 자아내는 독특한 가면 및 커스튬을 1년 내내 구입할 수 있는 할리웃 토이즈 앤드 커스튬스>

1년 내내 핼로윈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커스튬 가게. 영화 FX의 한 장면에 들어선 것처럼 무시무시하고 간혹 웃음을 자아내는 독특한 동물과 괴물을 매장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엄청난 물량의 가발, 가면, 커스튬, 소품, 그리고 게임과 장난감이 있어서 모두 돌아보는 데만도 꽤 시간이 소요된다. 할리웃 거리를 지나는 관광객들에게는 반드시 들러야 하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6600 Hollywood Bl., Hollywood, CA 9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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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웃의 명소가 되어버린 할리웃 토이즈 앤드 커스튬스 스토어의 네온사인>

■ 아아스 (Aa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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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문화 상품을 모두 모아놓은 듯한 선물가게 아아스(Aahs)의 독특한 트럭>

브루스 리, 엘비스 프레슬리, 베티 붑, 마릴린 먼로, 스트로베리 쇼트 케익, 스폰지 밥 스퀘어팬츠, 그리고 대부 갓파더의 사당에 들어선 듯 모든 팝문화를 모아놓은 선물가게. 트렌디한 샌타모니카, 웨스트 할리웃 매장을 선두로 셔먼옥스, 웨스트우드, 토랜스 델아모 패션 센터 등에 분점을 두고 있다. 언뜻 보기엔 값싸고 촌스러운 물건들 같지만 의외로 귀엽고 재미난 선물이나 장난감을 적당한 가격에 건질 수 있다. 홀마크 매장보다 더 다양한 카드 진열대가 일품이다.
핼로윈 때가 되면 온 매장이 할로윈 장식과 커스튬 및 소품으로 덮이고, 직원 모두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분장한 상태로 손님을 맞는다.
3223 Wilshire Bl., Santa Monica, CA 90403

■ 버튼 스토어 (Button 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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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 스토어에서는 최신 유행 수입 단추에서부터 빈티지 스타일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단추를 구입할 수 있다>

반짝이는 최신 유행 메탈릭 단추에서부터 빈티지 스타일과 빅토리아식 장식 단추까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단추가 모여 있다. 디자이너, 영화 및 연극의상 담당, 패션스쿨 학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상점이기도 하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독특한 단추 하나로 의상의 컨셉을 바꾸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이 단추 사냥을 위해 찾기도 한다. 호주산 유리단추, 인도산 상아단추, 독일산 뿔단추, 중남미산 야자식물 상아단추 등 수입품이 주를 이룬다. 8344 W. 3rd St., Los Angeles, CA 90048

■ 트래시 란제리 (Trashy Lingerie)
마도나, 새라 제시카 파커, 캐머론 디아즈, 드루 배리모어가 가진 공통점이라면 모두 이곳의 고객이란 것. 25년 전 베벌리힐스 라시에네가 거리에 매장을 연 이래 할리웃 스타들과 남가주 부유층의 사랑을 받아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게 된 멤버십제 여성 속옷 가게다. 5달러만 내면 1년 회원권을 받아 멤버가 될 수 있으며, 옷걸이 사이로 언제 섀런 스톤, 줄리아 로버츠, 드미 무어를 마주칠지 모른다.
속옷 컬렉션이 화려하고 다양하지만, 트래시라는 이름을 널리 알린 요소는 무엇보다도 여성 전용 커스튬으로, 남부 아가씨, 해적, 바이커, 메이드, 간호사, 경찰, 인디언 등등 특유의 선명한 색상과 독특한 디자인의 의상을 다량 갖추고 있다. 402 N. La Cienega Bl., Los Angeles, CA 90048

■ 이-케이 트레이딩 포스트(Y-que Trading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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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적이고 장난스런 물건이 넘쳐나는 선물가게 이-케이 트레이딩 포스트의 자랑은 재미난 메시지를 담은 티셔츠. 스캔들을 일으킨 유명인들을 풀어달라는 내용의 티셔츠로 유명해진 곳이다>

‘그래서?’(So What)라는 뜻을 가진 스페인어에서 따온 이름처럼 풍자적이고 장난스런 물건이 넘쳐나는 로스펠리츠 선물가게. 받은 사람의 얼굴에 2분 정도 웃음을 줄 수 있는 엘비스 반창고, 배트맨 사진, 플래스틱 70년대 팝아트 소품들, 색색가지 향초 등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물건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곳의 자랑은 독특한 디자인과 내용을 담은 저렴한 티셔츠의 행렬. ‘위노나(라이더)를 풀어주세요’‘마사(스튜어트)를 풀어주세요’‘코비(브라이언트)를 풀어주세요’등 스캔들을 일으킨 유명인들을 풍자한 티셔츠로 유명해진 경력에 어울리게 코믹한 내용과 유명 상품 로고를 담은 재미난 티셔츠가 많다.
50센트짜리 스티커부터 130달러짜리 수공예 장식품까지 있는데, 일반적으로 플래스틱 제품이 많고 5~15달러 이내 수준이다.
1770 N. Vermont Ave., Los Angeles, CA 90027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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