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화장품에 대한 오해와 진실

2007-02-2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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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비싸다고 좋은 것 아니다”

여성들에게 육아만큼이나 빈번하게 ‘수다’의 토픽으로 오르는 것이 피부 이야기. 뭘 바르면 좋다는 것에서부터 최근 나온 어떤 화장품이 ‘기가 막히다’는 품평기, 연예인 아무개가 즐겨 쓴다는 화장품, 유행하는 레이저 시술까지 다양한 피부 이야기는 남성들의 군대 이야기만큼이나 무궁무진하고 흥미진진하다. 그러나 분명 건성피부인 아무개 엄마에게는 딱 좋은 화장품이 내게는 안 맞을 수도 있고, 남들이 말하는 걸 다 해보려면, 하루가 멀다 하고 수도 없이 쏟아져 나오는 기능성 화장품들을 다 바르려면 1년 365일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가 하면 일본에서는 바르는 화장품 수를 줄이자는 피부 다이어트가 유행이라고 한다. 도대체 우리가 매일매일 바르고 사용하는 화장품의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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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화장품 브랜드는 물론, 한 브랜드에서 나오는 화장품 수만도 수십여가지가 넘는다. 기초 화장품만도 10여가지가 넘는 요즘, 자기 피부타입을 꼼꼼히 체크하고 너무 과도하지 않게 발라주는 것이 건강한 피부를 지키는 최선책이다>


입소문만 믿고 맞지않은 것 사용 금물
자극 심하지 않은 순한 제품 발라야

■기능성 화장품 오히려 앨러지 일으킬 수도

눈 밑 전용, 주름 전용, 탄력 강화, 안티에이징, 비타민C, 산소 공급, 레티놀, 주름관리, 미백, 각종 에센스 등 넘쳐나는 화장품. 정말 다 바른다고 피부가 좋아할까. 실제 인터넷에 오른 각종 상품평에 홀려 사용했다가 앨러지 등을 일으켜 병원을 찾은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피부반응 상태를 알지도 못하면서 무조건 세트로 사는 건 좋지 않다”며 “여드름, 기미 등 기능성 화장품 한 두개에, 자극이 심하지 않은 수분 베이스 위주의 제품으로 피부에 큰 부담을 주지 않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문가들은 최근 입소문만 믿다 피부 트러블로 치료받는 여성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자극이 덜한 순한 화장품을 사용하는 게 피부보호를 위해 낫다고 말한다.

“잘먹어야 피부도 이뻐진다”

■화장품보다는 먹거리가 우선

비싼 화장품보다도 건강식을 하는 것이 훨씬 더 피부에 도움을 준다. 웰빙 식단은 비단 건강만 지켜주는 것이 아니라 덤으로 고운 피부도 선물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타민은 피부 건강과 직결되는데 음식 섭취만으로 부족하다고 느낄 때는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비타민 A는 피부 건조나 각질, 주름살 생성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비타민 A가 부족하면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지면서 각질이 생기기 쉽다. 각종 야채, 치즈, 버터 등에 비타민 A가 풍부하므로 이를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색조화장이 되레 피부건조 불러

겨울철 피부의 최대 고민은 건조함이다. 특히 LA같은 사막에서 보습은 1년 365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수분을 공급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생활 속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충분히 토너를 발라 주는 것이다. 토너를 듬뿍 묻힌 화장 솜으로 꼼꼼히 발라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것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면 저녁에 영양 크림이나 수분 크림을 꾸준히 발라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부분의 많은 여성들이 기초화장보다는 메이컵에 더 신경을 쓰는데 겨울철엔 오히려 이것이 피부 건조를 가져오는 가장 큰 원인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무조건 비싸다고 좋은 게 아니다

기능성 화장품 구입 시 무엇보다 가장 망설여지는 건 다름 아닌 가격. 그러나 컨수머 리포트 최근호에 따르면 ‘비싼 게 좋을 것’이란 기대를 깨뜨린다. 12주 동안 9개의 각종 브랜드의 링클(주름완화) 크림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제품이 주름 깊이를 10% 정도 완화시키는 정도에 그쳤을 뿐 확연한 효과를 보이지 않았고, 가격대가 낮은 제품 상당수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피부 다이어트 펼치는 피부과 의사

뉴욕 맨해턴의 유명 피부과 의사 프랜 E. 쿡볼든은 최근 ‘화장품 적게 바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미국의 피부과 전문의로 구성된 ‘스킨전문가 그룹’의 이사장인 그녀는 최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 여성들은 딱 2가지 종류, 즉 순한 클렌징 제품과 좋은 자외선 차단제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요즘 여성들 중 하루에 20개도 넘는 제품을 바르는 이들도 있다”며 “아이크림에, 비타민 C크림, 링클 세럼, 색소 침착 방지 크림, 필링제품, 스크럽, 게다가 산소 해독 크림까지 전문가인 우리들도 알기 힘든 제품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닥터 쿡볼든에 따르면 그저 피부는 필요하다면, 링클케어 크림이나, 보습 크림 등 반드시 필요한 것 하나정도만 더 바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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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얼 미인 중 하나로 손꼽히는 탤런트 정려원. 피부가 좋은 배우들이 꼽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철저한 클렌징과 햇볕 차단에 있다>

글 이주현 기자·사진 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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