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기는 기본, 특기도 필수

2007-02-19 (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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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장기 자랑하는 배우들

’연기만 잘해서는 결코 튈 수 없다.’
연기자가 노래를 부르고, 가수가 연기하는 세상이 된 지는 오래. 이젠 배우들이 분명한 특기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하며, 이를 연기에까지 녹여내야 한다.

영화 ‘가문의 영광’ 김정은의 ‘나 항상 그대를’, ‘광복절 특사’ 송윤아의 ‘분홍립스틱’이 휴대전화 통화연결음과 배경음 등 모바일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이제 주연배우가 영화 주제가를 부르는 건 당연한 일이 됐다.


흥행 성공작 ‘미녀는 괴로워’에서 김아중이 부른 ‘마리아’가 가요 관계자들의 예상을 깨고 4주 연속 온라인 음악차트 1위를 기록하며 연초 가요계의 최대 이변으로 꼽힌 바 있다. 영화 속 가수를 표현하기 위해 김아중이 수 개월간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던 사실이 알려지며 김아중은 흥행 성공과 함께 팬들에게 ‘노력파’라는 이미지를 덤으로 얻었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바람피기 좋은 날’에서 김혜수는 ‘바람아 멈추어 다오’를 흥겹게 부른다. 외도 남편에 대한 반감이 연하남과의 바람으로 이어진 김혜수가 문화센터에서 만난 다른 아줌마들과 함께 가벼운 율동을 곁들여 ‘바람아 멈추어 다오’를 부르는 장면은 뮤직비디오로 만들어져 인터넷에서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타짜’ 이후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혜수는 최근의 인기를 반영하듯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개봉 첫 주 흥행 1위의 성적을 거뒀다.

설 시즌을 앞두고 개봉한 ‘복면달호’의 차태현은 아예 트로트 가수로 나설 태세다. 이미 두 장의 앨범을 발표한 바 있는 차태현이지만 이번에는 트로트 가수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내용에 딱 맞는 트로트 ‘이차선 다리’의 홍보를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차태현이 영화 속에서 부른 ‘이차선 다리’가 대중에게 친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복면달호’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이 때문에 그는 노래를 틀어주는 라디오 방송 위주로 홍보 활동을 진행했다.

김석훈도 뻣뻣한 몸을 열심히 흔드는 열성을 보였다. 22일 개봉할 영화 ‘마강호텔’에서 인기그룹 동방신기를 패러디한 일명 ‘마강신기’라는 그룹을 만들어 조상기, 우현 등과 함께 가발을 쓰고 반짝이 무대의상을 입은 채 열심히 춤을 췄다. 세련된 도시남을 주로 연기해왔던 김석훈에게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

춤과 노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선수 못지않은 운동 솜씨를 자랑하는 배우들도 있다.


‘1번가의 기적’의 하지원은 6개월간의 연습 끝에 복싱 선수로 태어났다. 하지원이 작품을 위해 힘든 연습과정을 거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에어로빅, 검술, 승마, 한국무용, 탱고, 가야금 등을 배웠던 그는 이번에 전 밴텀급 세계 챔피언인 변정일 씨에게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이 결과 프로선수 같은 맷집과 펀치력을 자랑했다.

‘1번가의 기적’은 14일 개봉 첫날 전국 관객 9만 명을 동원하며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에서 권오중의 활약도 눈에 띈다. 무늬만 ‘관장’인 신현준, 최성국과는 달리 쿵후 관장인 권오중은 대역 없이 영화를 촬영했다. 중학 시절 청룽(成龍)을 동경했다는 그는 3년 동안 쿵후도장을 다녀 3단 자격증을 땄다. 그때 배웠던 쿵후 실력을 이번 영화를 통해 발휘한 것.

관객은 배우들의 연기뿐 아니라 평소 보기 힘든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된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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