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명절음식‘한 상’세뱃돈 없어도 고향이 따로없네

2007-02-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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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18일은 추석과 함께 한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다. 양력을 사용하는 오늘날, 설날이 새해 첫 날로서의 의미는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한복과 세배, 떡국, 윷놀이 등 한국의 전통의상과 음식, 예절, 전통이 한데 어우러진 아름다운 문화유산인 설날은 아직까지도 한인 최대의 축제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땅에서야 한국서처럼 한복 곱게 차려입고, 세뱃돈 챙기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고향에 내려가고, 정성스럽게 마련한 선물을 주고받기는 힘들다. 그렇더라도 설날을 그냥 지나치기 왠지 아쉽다면 가까운 친지, 가족과 함께 설을 맞이해 보자. 함께 모여 오랜만에 한국에 있는 친지들에게 전화도 걸고, 새해 덕담을 나누다 보면 훈훈한 명절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푸짐하게 차려진 설날 음식이 빠질 수 없다.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덕담을 나누다 보면 저 멀리 고향에서 가족들과 즐기던 정겨웠던 어릴 적 설날의 느낌이 새록새록 살아날 것이다.
라하브라에서 요리 클래스를 진행하는 요리전문가 이인애씨가 설날맞이 전통요리를 한 상 차렸다.
이날 준비한 요리는 약식 구절판과 갈비찜, 해파리냉채, 표고버섯전, 약식과 시원 달콤한 배·유자 셔벳. 오색찬란한 전통 요리들은 대장금에서 본 임금님 수랏상에 오른 음식만큼 화려하고 푸짐하다.
구절판과 갈비찜 등 이름만 들어도 군침 도는 전통 음식들은 왠지 손이 많이 가고 만들기 어려울 것 같아 초짜 주부들은 선뜻 만들어 보기 겁낼 수 있다. 그러나 이인애씨가 한국일보 독자들을 위해 제공한 레서피를 들여다보니 그다지 까다롭지만은 않다.
올 설날에는 온 가족이 모여 앉아 고유의 전통음식을 나누며 설 분위기를 만끽해 보자. 요리의 달인은 물론 초보자들도 한번 도전해 볼만한 다양한 전통 음식 레서피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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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전문가 이인애씨가 전통 요리로 설날 음식을 마련하고 있다>


<이인애씨의 설날 요리 6선>
화려한 구절판-푸짐한 갈비찜‘일품’

애피타이저로는 톡 쏘는 마늘소스가 곁들여진 해파리냉채를 준비했다. 커다란 새우와 아삭아삭한 오이가 곁들여져 더욱 신선했다. 노랗게 부친 표고버섯전은 고소한 맛이 입맛 돋우는 별미였다.
메인요리인 구절판은 고기와 오이, 표고버섯, 석이버섯, 당근, 숙주, 달걀노른자, 흰자에 밀전병 혹은 무 초절임을 곁들이는 요리. 이날 이인애씨는 석이버섯을 생략한 8가지로 화려하고 푸짐하게 준비했다. 톡 쏘는 맛의 겨자 소스가 잘 어울렸다.
푸짐하고 부드러운 갈비찜은 기름기 없이 야들야들 해 설날 상을 푸짐하게 채워주었다. 마지막 디저트 코스로 차려진 약식과 배·유자 셔벳은 전통 요리와 찰떡궁합을 이뤘다. 특히 배·유자 셔벳은 상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입맛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디저트로 나이 드신 어른들이 특히 선호하는 음식이라고.

■해파리냉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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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마늘소스가 뿌려진 해파리냉채>

재 료 : 새우 8마리, 오이 2~3개, 해파리 0.4파운드, 해파리 양념(물, 1/2컵, 식초 4큰술, 설탕 1과 1/2~2큰술, 소금 2작은술), 마늘 소스(마늘 1큰술, 설탕 1과 1/2큰술, 식초 3큰술, 소금 약간)

만들기 : 오이는 소금물에 20~30분간 절여 놓는다. 새우는 등을 구부려 내장을 제거한 뒤 껍질을 벗긴다. 레몬즙을 넣고 물에 살짝 데쳐낸다. 해파리는 찬물에 2~3시간 담가 둔다. 뜨거운 물에 해파리를 살짝 데쳐내고 해파리 양념에 30분~1시간 담가 둔다. 오이는 돌려 깎기 한 뒤 칼집을 내 모양을 낸다. 분량의 재료를 섞어 마늘 소스를 만들고, 곁들여 서브한다.


■약식 구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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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찬란한 구절판은 식탁의 품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 준다>

재 료 : 소고기 1/4파운드, 불고기 양념(간장 1큰술, 설탕 1큰술, 미림 약간, 다진 마늘 약간), 숙주 1컵, 달걀 3개, 오이 2~3개, 표고버섯 5~6개, 떡보쌈 20장 혹은 무 얇게 슬라이스 한 것 20장


만들기 : 소고기를 얇게 채 썰어 불고기 양념에 재 놓는다. 숙주는 소금을 살짝 넣은 물에 데쳐서 소금과 참기름으로 무친다. 달걀을 흰자와 노른자로 지단을 부쳐 채 썰어 놓는다. 오이는 돌려 깎기 한 뒤 소금에 살짝 절이고 채 썰어 팬에 살짝 볶는다. 표고버섯은 소금이나 후추 혹은 불고기 양념을 조금 넣고 살짝 볶는다. 떡보쌈을 케이크 커터를 사용해 동그랗게 잘라내고 무는 소금과 식초와 설탕물에 절여 놓는다. 준비된 재료들을 동그랗게 담아 서브한다.


■표고버섯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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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료 : 다진 소고기 1/2파운드, 소고기 양념(간장 1/2큰술, 소금 1/2작은술, 마늘 1/2작은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양파 4큰술, 다진 마늘 1큰술, 후추 약간, 참기름 약간) 풋고추, 두부 1/4모, 두부 양념(소금 1/2작은술, 후추 약간, 참기름 약간), 달걀 1개 푼 것, 밀가루 약간

만들기 : 소고기는 분량의 양념을 넣고 잘 섞는다. 두부는 으깬 뒤 물기를 짜서 두부 양념을 한다. 양념한 소고기와 두부를 섞어 끈기가 나도록 치댄다. 표고버섯은 찬물에 불린 뒤 반으로 잘라 물기를 닦고 밀가루를 뿌린다. 표고버섯에 양념한 고기를 넣어 속을 채운 뒤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 물을 입혀 달군 팬에 지져낸다.


■약식
재 료 : 찹쌀 3컵, 흑설탕 1과 1/2컵, 간장 3큰술, 밤 10개, 대추 10개, 잣 2큰술, 계피가루 약간, 참기름 2큰술

만들기 : 찹쌀은 3~4시간 이상 물에 충분히 불린다. 대추는 돌려 깎기하고 밤은 2등분한다. 찹쌀을 압력솥에 담고 간장과 흑설탕, 밤, 대추, 잣, 계피가루, 참기름을 넣고 고루 섞는다. 여기에 물을 자작하게 붓고 불에 올린다. 압력솥 눈금이 올라오면 불을 줄이고 7~8분 후 불을 끈다. 완성된 약식을 한 김 식힌 후 모양을 만든다.


■배 유자 셔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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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하면서 시원한 배 유자 셔벳은 입맛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재 료 : 배 2개, 유자청 8~10큰술, 물 2컵, 설탕 4큰술

만들기 : 물 2컵을 끓인 후 유자청과 설탕을 넣어 유자차를 만든다. 블렌더에 위 유자차와 배를 넣고 간다. 밀폐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서 얼린다. 어느 정도 얼었을 때 숟가락을 사용해 긁어준다. 아이스크림 스쿱을 사용해 예쁘게 담아낸다.


■갈비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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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기 없이 야들야들한 갈비찜은 언제 어디서나 환영받는 음식이다>

재 료 : 갈비 4파운드, 향신야채(양파 1/2개, 마늘 10쪽, 생강 1쪽, 파 2~3대, 통후추 1큰술), 양념(간장 12~14큰술, 설탕 6큰술, 다진파 5큰술, 다진 마늘 2큰술, 배 1/2개, 참기름 2큰술, 깨소금 약간, 후추 약간), 무, 표고버섯, 대추, 잣, 마른 고추 약간씩

만들기 : 갈비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후 기름을 걷어낸다. 향신야채들을 주머니에 넣는다. 커다란 냄비에 물을 넣고 끓이다 손질한 갈비와 위의 야채 주머니를 넣고 뚜껑을 열고 중간불에서 20분간 끓인다. 끓여낸 갈비에 칼집을 넣고 양념에 재어둔다. 육수는 식혀서 면보에 걸러낸다. 무를 한 입 크기로 자른 뒤 모서리를 다듬는다. 표고버섯은 2~4등분한다. 대추는 깨끗이 씻어 씨를 뺀다. 갈비를 냄비에 담고 육수를 갈비가 잠길 정도로 부은 뒤 뚜껑을 덮어 끓인다. 이때 양념장을 조금 남겨 놓는다. 국물이 반 정도로 줄어들면 무와 표고버섯, 밤, 대추, 마른 고추와 함께 나머지 양념장을 붓고 다시 끓인다. 중간 중간 남겨둔 양념장을 끼얹어가며 40~50분간 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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