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밸런타인스 데이 특집

2007-02-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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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안하던 짓?
그래, 한번 해보자

“마음깊이 사모합니다. 달빛에 비쳐지는 그대의 그림자만 보아도 가슴이 두근댑니다. 바람을 타고 살포시 밀려드는 그대의 환영에 화들짝 놀라 잠을 깰 때도 있었습니다. 사모합니다.”
아내를, 남편을, 부모를, 연인을 사랑하지 않는 이들이 있을까. 그 사랑은 생각만 하면 되는 걸까. 문제는 어떻게 표현하겠느냐는 것이 아닐까.
걱정할 것 없다. 2월14일 밸런타인스 데이가 있지 않는가. 사랑은 간직만 한다고 그 사랑이 전달될 수는 없다. 밸런타인스 데이는 그런 숨은 사랑을 표현할 멍석을 깔아주는 날이다.
밸런타인스 데이를 기대하는 아내에게 혹은 연인에게 ‘밸런타인스 데이로 말할 것 같으면, 일본 장사치들의 고도의 상술로~’ 어쩌고저쩌고 하는 유치한 발언은 삼가자. 하나마나한 이야기는 입만 아플 뿐이니까. 어차피 마음은 꺼내서 보여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은 가볍기 그지없다. 작은 선물이지만 그 선물을 사는 동안, 포장하는 동안 나를 생각했을 거라는 그 정성에, 투자에 선물을 받는 이들은 감격한다. 게다가 선물이 평소 고대해 마지 않았던 것이라면 그 기쁨은 두 배가 될 것이 틀림없다.
꽃으로, 초컬릿으로, 또 와인으로, 아니면 근사한 식당을 찾아, 드라이브 코스로, 또는 극장에서 영화를 감상하며 나누지 못했던 숨죽인 사랑을 마음껏 보여주면 어떨가. 사랑을 고백하고픈, 그리고 사랑에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은 이들에게 그들만의 밸런타인스 데이를 꾸밀 수 있는 즐거운
‘식단표’를 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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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꽃처럼 매혹적인 나의 연인이여!

여친에겐 ‘아주 특별하게’
아내에겐 ‘무한한 신뢰로’
엄마에겐 ‘마음 듬뿍 담아’
꽃꽂이따라 모양도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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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표현해야 알 수 있지 않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사랑의 표현은 꽃이 아닐까. 화사하게 피어 있는 장미꽃들이 사랑의 마음을 전해줄 연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이승관 기자>>

“밸런타인스 데이에 장미꽃이 빠질 수 없잖아요.” 한인타운 내 꽃집들이 분주하다. 밸런타인스 데이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예약 주문이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보다 예쁘고, 눈에 띄는 꽃꽂이도 필수다.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꽃꽂이 디자인을 생각하느라 머리 속까지 바쁘다. 업소마다 차이가 있지만 작은 꽃다발은 50달러부터 준비돼 있다. 꽃바구니나 화병에 들어있다면 80∼120달러선. 화병의 종류가 목재인지, 유리인지, 세라믹인지에 따라 가격도 가지각색이다. ‘풍성하다’는 느낌이 나려면 100달러 이상, ‘특별하다’고 보이려면 150달러는 투자해야 한다. 꽃집 관계자들이 추천하는 밸런타인스 데이 꽃다발을 가격대별로 정리했다.

#사랑하는 아내에게: 80∼120달러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가장 주문이 많은 가격대는 80∼120달러선. 소위 ‘아저씨’들이 선호하는 꽃바구니 가격이다. ‘박인순 꽃집’의 박인순 사장은 “아빠들은 나이가 들수록 꽃 가격은 내려가는 것 같다”며 웃는다. 보통 장미 12송이가 들어가며 유리 화병이나 세라믹, 꽃바구니 등에 담아주는 디자인으로 ‘어디에 꽂히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100달러 이상의 꽃다발에는 6송이(하프 더즌) 정도가 더해져 조금 더 풍성한 느낌이 난다.

#잘 보이고 싶은 여자친구에게: 150∼200달러
조금 더 신경 쓰는 고객은 150달러 상당의 꽃다발을 주문한다. 여자친구의 마음을 사로잡고 싶은 남자친구들이 주로 주문하는 가격대다. 꽃을 선물 받은 사람이 주변으로부터 “너희 남자친구 최고다”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꽃집도 조금 더 특별한 꽃꽂이를 선보인다. 한 꽃집 주인은 “150달러 이상의 고급 손님인 만큼 그들을 위해선 따로 준비해 둔 화병도 있다”고 귀띔.

#늘 고마운 엄마에게: Priceless
아내나 여자친구 외에도 어머니에게 감사와 사랑을 담아 보내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꽃다발은 ‘얼마짜리냐’보다는 그 마음이 자체가 더 중요해 가격을 매길 수 없다는 것이 꽃집 관계자들의 말이다.
50달러짜리 작은 꽃다발을 준다해도 어머니의 마음은 1,000달러짜리 보석반지를 받은 것만큼 기쁠 것이라고. 한국에서는 부모님께는 카네이션으로 사랑을 표현하기 때문에 일부 꽃집들은 카네이션도 준비해 두지만 대부분은 밸런타인스 데이인 만큼 장미를 더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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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가와 놀만디에 있는 ‘박인순 꽃집’의 박인순 사장이 밸런타인스 데이를 앞두고 장미꽃들을 정리하고 있다. <이승관 기자>>

<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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