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황’ (The Situation) ★★★(5개 만점)

2007-02-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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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영화로 본격 조명한 이라크전

종군 여기자 실제 경험과
정치·사랑까지 두루 엮어
멜로 드라마 전쟁영화로

이라크전을 본격적으로 다룬 극영화로 전쟁과 정치와 사랑을 두루 엮은 멜로드라마 전쟁영화다. 실제로 이라크전에 종군했던 여기자 웬델 스티븐슨의 경험을 영화화 했는데 스티븐슨이 각본을 직접 썼다.
시의에 적합한 정치 영화이기도 한데 철저하게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비판하고 있다.
여기자와 두 남자의 삼각관계라는 로맨스와 이라크의 다양한 분파가 갈등과 협상을 다루면서 얘기가 미국과 이라크측을 계속해 왕복한다.
영화는 밤에 다리를 지키는 미군들이 2명의 이라크 소년을 다리 위에서 강으로 내던지면서 한 소년이 사망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 사건을 취재하는 여기자가 금발에 부르카를 둘러 쓴 안나(카니 닐슨).
안나는 이 사건 외에도 이라크의 여러 분파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충돌하는 내용을 취재한다.
안나에게는 두 남자가 있는데 하나는 이라크에 장기투자를 권고하는 CIA 요원 댄이요 다른 하나는 동료 카메라 기자인 이라크인 자이드. 안나는 댄과 이라크 온건파간의 심부름꾼 노릇도 한다.
러브 스토리와 보다 큰 얘기인 이라크의 전투와 현실 얘기가 썩 잘 조화되지는 못했다. 특히 러브 스토리는 관계 인물들의 감정 부족으로 가슴에 와 닿질 못한다. 또 안나가 취재하는 익사한 소년에 관한 플롯도 철저하지를 못하고 맥 빠지게 처리된다.
영화는 이것들보다는 이라크의 갈기갈기 찢어진 각 분파들의 이해관계를 둘러싼 복잡한 상황을 급박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미국은 사담 정권 하에서 일하던 부정부패한 권력자들과 야합하고 지역 지도자는 미국에 아첨하느라 여념이 없고 무뢰한과 깡패들은 경찰이 되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 가운데서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온건파. 이들은 다른 모든 분파들의 적으로 간주돼 핍박을 받는다.
모로코에서 찍은 촬영이 현장감이 있는데 좀 더 정열적이요 또 깊이가 있었으면 보다 나은 영화가 됐을 것이다.
그러나 관람을 권할 만하다. 성인용. 아크라이트(323-464-4226, 원콜로라도(626-744-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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