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상가 진단 시리즈/ (1) 입주자가 봉인가

2007-01-25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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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인 상권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업비용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불황도 불황이지만 매년 꺾일 줄 모르고 뛰기만 하는 렌트와 점포 권리금, 키머니, 커먼 차지 등이 비즈니스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란 게 한인 업주들의 하소연이다. 한인 상가의 렌트 및 권리금의 실태를 진단하고 전문가를 통해 해결 방안을 알아보는 ‘한인상가 진단 시리즈’를 3회에 걸쳐 엮어 본다.

<1>입주자가 봉인가
<2>렌트, 커먼차지, 리스 무엇이 문제인가
<3>테넌트가 살아야 건물주가 산다.

퀸즈 플러싱에서 요식업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새해 들어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가뜩이나 매출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 데 사업경비는 갈수록 불어나면서 이 씨는 ‘어떻게 현상 유지라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이씨의 업소 렌트는 올해 또다시 4%가 인상, 스퀘어피트 당 연 60달러로 월 렌트가 올해부터 8,000달러를 넘어섰다. 여기에 지난해 건물주가 바뀌면서 건물 재산세가 크게 뛰면서 테넌트들이 나눠 부담해야 하는 각종 커먼차지도 급등, 추가로 스퀘어피트 당 1달러가까이 내야 한다.


이 씨는 “몇 개월 전부터는 현상유지도 힘든 상태로 3년 전 점포를 구입할 때 대출 받았던 융자까지 갚다 보면 직원봉급이나 점포 렌트는 종종 다른 곳에서 돈을 융통해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허탈해 했다.
이처럼 매년 큰 폭으로 오르는 렌트나 권리금, 커먼 차지(건물 재산세, 보험료, 청소비 등 상가 공동시설 사용 및 관리비) 등으로 한인 업주들의 등골이 휘고 있다. 더군다나 최저 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과 비즈니스 보험, 종업원 상해보험 등 각종 사업 관련 비용까지 합치면 돈을 벌기는커녕 오히려 예전에 저축해 놨던 돈까지 동원해가며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가는 한인 업주들이 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상인들이 봉인가’ 라는 입주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테넌트와 건물주와의 감정도 상할 대로 상했다.

실제로 노던블러바드 한인상가의 기존 점포 렌트 시세는 스퀘어피트 당 연 60~65달러 선. 추가로 테넌트들이 부담해야하는 커먼 차지도 스퀘어피트 당 50센트~5달러이다.그나마 이 정도는 낮은 편으로 지난 수년간 새로 지어진 상가의 렌트와 커먼차지는 스퀘어피트 당 연 70달러를 넘어선다. 1,000 스퀘어피트짜리 식당을 운영할 때 렌트, 커먼차지로만 매달6,000달러 가까이 지불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순익에서 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15~20% 정도가 적정 수준인데 한인상권의 대다수 업주들은 30~40%를 지불하고 있어 경영압박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 사이에는 한인상권을 특별한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타 지역과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높은 권리금과 렌트, 커먼차지 등이 겹치면서 업주들의 사업비용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지목되고 있다.
콜드웰 뱅커의 이영복 사장은 “한인상가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것이 이 같은 문제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권리금은 똑 같은 매출을 가진 타 지역 사업체에 비해 1.5배 이상 되고 여기에 유난히 높은 렌트와 커먼차지를 감안하면 타 인종에게 한인 사업체를 매매할 생각은 엄두도 못낸다”고 말했다.

<김노열 기자> 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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