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겨울철 생각나는 추억의 그 맛~

2007-01-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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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호빵·붕어빵·군고구마·김말이 튀김… 인기는 계속된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는 11월이 되면 동네 구멍가게마다 둥그런 통의 투명한‘호빵 난로’를 내놓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호빵의‘등장’은“겨울이 왔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반가운 소식이기도 했다. 어머니를 졸라 호빵을 사들고는 너무 뜨거워 ‘호호’ 불어가며 먹던 기억. 야채 호빵, 고기 호빵 등 다양한 종류의 호빵을 하나씩 맛보며 즐거워했던 기억들은 한파를 견디게 만든 훈훈한 추억이다.
등하교길, 출퇴근길에 즐비했던 포장마차에서 판매하던 호떡과 붕어빵, 오방떡과 국화빵은 또 어떠한가. 바삭한 빵 안에 달콤한 팥 혹은 부드러운 크림이 어우러진 맛은 물론 1,000원 이내로 든든하게 민생고를 해결해 주던 반가운 길거리 친구가 아니었던가.
또한 시커먼 껍질을 벗기면 부드럽고 달콤한 노란색 속살(?)을 보여주던 군고구마는 지나가는 발걸음을 유혹했다. 쫄깃한 떡과 매콤한 소스가 인상적인 떡꼬치와 떡볶이 한 접시에 곁들여 먹던 김말이 튀김, 어묵 국물 등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던 추억의 먹거리다.
이 뿐만 아니다. 부드럽고 달콤한 커스터드 반죽 안에 고소한 계란 하나가 통째로 들어가 든든한 아침 식사용으로 인기를 끌었던 계란 빵, 구수한 맛에 영양 만점인 맥반석 계란, 짭짜름하면서 고소한 맛의 번데기, 바삭바삭 뻥튀기, 고소한 호두가 들어있던 호두과자 등 생각만 해도 가슴을 따뜻하게 만드는 맛있는 음식들이 겨울철 길거리를 가득 채우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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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마켓 입구에 위치한‘구가네 호떡’은 전통 호떡의 명맥을 잇는다 <진천규 기자>>

▲LA에서 맛보는 추억의 겨울요리
남가주에 유례없는 추위가 기승을 부린 올 겨울. 한국에서 즐기던 ‘추억의 겨울요리’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짙어졌다. 반가운 것은 그 옛날 추억의 겨울 요리들을 LA 한인타운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사실.
한국마켓 입구에는 추억의 군고구마와 영양 만점 맥반석 계란, 몸에 좋은 현미 뻥튀기를 판매하는 헬렌 김씨를 만날 수 있다. 또한 옆자리에는 추억의 호떡과 따끈한 어묵, 찰옥수수를 판매하는 ‘옛날 호떡’이 자리 잡고 있다. 마켓 안쪽에서는 오방떡과 붕어빵도 판매한다.
가주마켓 입구에도 군침 도는 호떡을 맛볼 수 있는 ‘구가네 호떡’이 자리잡고 있으며, 한남체인 옆 ‘피자랜드’에서는 호떡과 호두과자가,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호빵은 타운 내 각 마켓에서 포장 판매되고 있다.
이밖에 한남체인 내 분식점 ‘만두랑’과 즉석 떡볶이 전문점 ‘신당동 떡볶이’는 추억의 김말이 튀김을, 한인타운 최장 역사를 자랑하는 ‘강남회관’과 전통 일식 샤부샤부 전문점 ‘진상’은 뜨끈뜨끈한 어묵 요리를 선보이며 ‘그 시절 그 맛’의 명맥을 잇고 있다.
이들 추억의 먹거리는 추억의 옛 맛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LA 한인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주말에는 군고구마와 호떡을 사기 위한 손님이 끊이지를 않는다.
군고구마를 판매하는 헬렌 김씨는 “맥반석에서 구운 고구마와 계란은 맛이 구수하고 담백해 고객들이 너무 좋아한다”며 “맥반석 계란은 콜레스테롤이 전혀 없고 현미 뻥튀기도 영양만점의 웰빙 간식”이라고 자랑했다.
구가네 호떡의 남 사장도 “날씨가 추워지면서 주말에는 날개 돋친듯 팔린다”며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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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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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붕어빵 >

< 집에서 만드는‘추억의 겨울요리’>
등하교·출퇴근길의‘반가운 맛친구’

추억의 겨울철 먹거리는 식구들과 함께 오순도순 만들어 먹기도 좋다. 살을 에는 추위를 훈훈하게 녹여줬던 따끈따끈한 호떡과 호빵, 떡꼬치와 김말이 튀김 등 추억의 겨울철 먹거리 레서피를 소개한다.

■ 호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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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따끈따끈한 호빵>
재료 : 밀가루 250g, 우유 1/2갤런, 소금 1작은술, 이스트 2작은술, 삶은 팥 200g, 설탕 80g, 물 70g

만들기 : 이스트와 소금을 우유에 넣는다. 위 우유를 밀가루에 붓고 반죽을 친다. 반죽의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젖은 수건, 혹은 비닐봉지로 덮어 따뜻한 곳에 두고 1시간 정도 발효시킨다. 삶은 팥과 설탕, 물을 섞어 팥소를 만든다. 반죽을 적당량 떼어 표면을 둥글린 후 밀어 편다. 반죽에 팥 팥소를 넣고 각각의 반죽 아래 종이를 댄 뒤 15분 가량 다시 발효시킨다. 호빵 끼리 달라붙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두어 찜통에 넣고 약 15분 가량 찐다.

■ 떡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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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소스와 쫄깃한 떡이 어우러진 떡꼬치>
재료 : 떡볶이 떡 400g, 고추장 4큰술, 고춧가루 1큰술, 설탕 1큰술, 물 4컵, 소금 약간


만들기 : 고추장과 고춧가루, 설탕 1큰술을 섞고 물 4컵을 부어 고루 풀어지게 젓는다. 떡볶이 떡이 단단한 경우에는 살짝 삶아 말랑하게 만든 후 물기를 뺀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떡을 노릇해질 때까지 살짝 굽는다. 꼬치에 떡볶이 떡을 4개씩 꽂는다. 냄비에 떡볶이 소스를 넣고 물을 약간 넣어 걸쭉하게 만든 뒤 자작해 지도록 끓여준다. 꼬치에 끼운 떡에 끓인 떡볶이 소스를 고루 발라준다.


■ 호 떡
재료 : 밀가루 5컵, 달걀 1개, 베이킹파우더 1/2작은술, 소금 1큰술, 드라이이스트 1/2작은술, 버터 녹인 것 5큰술, 뜨거운 물 1/2컵, 설탕 1큰술, 계피가루 약간

만들기 :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 소금은 한데 섞어 체에 내리고, 드라이이스트는 화씨 80~100도 가량의 따뜻한 물에 섞어 발효시킨다. 밀가루와 드라이이스트, 버터 녹인 것, 달걀 푼 것을 섞어 반죽한다. 이 반죽을 80g씩 나누어 각각 랩으로 싼 뒤 30분간 따뜻한 곳에서 부풀린다. 반죽을 밀대로 얇게 편다. 설탕과 흑설탕, 계피가루를 섞은 뒤 위 반죽에 1작은술씩 올린 뒤 감싼다. 감싼 호떡을 다시 밀대로 밀어 얇게 편 뒤 400도로 예열한 오븐에서 25분간 굽는다.


■ 김말이 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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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튀김 속에 부드러운 당면이 들어있는 김말이 튀김>
재료 : 김밥용 김 2장, 당면 50g, 당근 1/5개, 양파 1/5개, 깻잎 2장,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참기름 약간, 튀김가루 1컵, 물 1과½컵

만들기 : 당면은 끓는 물에 삶아 건져낸다. 당근과 양파, 깻잎은 가늘게 채 썬 뒤 당면과 섞어 소금과 후추 참기름을 넣어 양념한다. 김은 가로로 반으로 자른다. 자른 김 위에 양념한 당면을 넣고 돌돌 말아준다. 튀김가루에 물을 붓고 튀김옷을 만든다. 당면을 만 김에 튀김옷을 입힌다. 340~360도 온도의 기름에 튀겨낸 뒤 페이퍼 타월 위에 올려 기름기를 살짝 제거한다. 떡볶이 국물이나 양념간장에 찍어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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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김씨가 뜨끈뜨끈한 군고구마와 영양만점의 맥반석 계란, 현미 뻥튀기를 선보이고 있다(사진 위). 맥반석 위에서 구워지는 군고구마와 계란<진천규 기자>>

<홍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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